"이런 건 여자가 해야 하는 거야."

"남자가 왜 이렇게 쪼잔해?"

 

 

여성과 남성을 구분해 쓰는 '() 구별적 발언', 우리는 얼마나 무심하게 쓰고 있을까. 지난 11일부터 25일까지 '구글 독스'를 이용해 '일상의 성 구별적 발언에 관한 인식 조사'를 했다. 응답자는 총 51명으로, 그 중 41명이 20대였다. 30대는 7, 10대와 50대가 각각 1명씩 설문에 참여했다. 응답자의 66.7%가 여성이었으며, 남성 응답자의 비율은 33.3%였다.

 

남성 한 명을 제외한 응답자 50명이 '여성적' 또는 '남성적'인 것과 관련한 발언을 들어봤다고 대답했다. '관련 질문을 해 본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 중 여성은 85.3%, 남성은 52.9%'그렇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성을 구별한 발언을 듣거나 한다는 뜻이다.

 

성 구별적 발언은 누군가를 불쾌하게 만들 수 있다. 발언이 야기하는 불쾌감은 무엇인지, 또 성 구별적 발언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미래정치센터 청년 기자단(이서연)

 

 

 


 

미래정치센터 청년 기자단(이서연)

 


성 구별적 발언, 무엇이 문제인가?

 

 

여성들이 입는 코르셋은 일종의 보정속옷으로, 16세기 르네상스 무렵부터 애용됐다. 코르셋은 허리를 최대한 가늘게 조여, 가슴과 엉덩이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강한 압박으로 호흡곤란과 소화불량 등의 부작용을 가져왔다.

 

오늘날 많은 이들이 사용하는 '성 구별적 발언'도 일종의 코르셋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 성별(gender)'이라는 편견(, 무의식적으로 형성된 강박)으로 상대를 바라보기 때문이다. 성 구별이 만든 고정관념이 일종의 코르셋처럼 작용하는 것이다.

 

여성이 여성스럽게 행동하지 못하거나 남성이 남성답지 못하면, '잘못된' 것으로 간주한다. 자신이 속한 조직 또는 사회로부터 '잘못됐다'는 시선을 받지 않기 위해 성 구별적 편견에 맞춰 행동한다. 결국 능동적 삶이 아닌, 편견에 맞춘 수동적 삶을 사는 셈이다.

 

 

 

코르셋을 착용한 여성들. 중세시대 여성들은 허리를 13인치로 줄이기 위해 코르셋을 착용했다. 21세기인 지금도 '가는 허리'는 여성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 google.com

 

 


성 구별적 발언, 일상에선 어떻게 쓰이고 있는가?


설문조사에서 여성 응답자들은 '여자가 왜 이렇게 조신하지 못해?'. '옷 좀 여성스럽게 입어라'. '여자가 웃는 소리가 왜 그래?'. '여자답네 (또는 여성적이네)', '여자답게 행동해라 (또는 여성적으로 행동해라)' 등의 발언을 직접 들었다고 한다. 기타 의견으로는 '이런 건 여자가 해야지', '예쁘게 꾸미고 다녀라'가 있었다.

 

여성 응답자의 60% 이상은 '여성적'인 것과 관련한 발언을 들었을 때 불쾌감을 나타냈다. 조사 결과 '매우 불쾌했다'23.5%, '불쾌했다'38.2%, '그저 그렇다'32.4%, '즐거웠다'5.9%, '매우 즐거웠다'0%였다.

 

그렇다면, 왜 여성들은 '여성적'인 것과 관련한 발언을 들었을 때 불쾌감을 느끼는 것일까. 이는 여성이 생각하는 '여성적' 이미지와 관련이 있다. 여성들에게 '여성' 이미지에 대한 생각을 물은 결과, 성 구별적 편견에 따른 이미지와 이에 반하는 이미지로 나눌 수 있다.

 

기존 통념대로 '여성적'인 이미지를 받아들인 응답자는 도표의 파란색 즉, 왼쪽에 위치한 단어(소극적, 순종적, 차분한, 연약한, 세심한)를 선택했다. 통념과 반대로 생각하는 응답자의 경우에는 오른쪽에 위치한 단어(적극적, 주도적, 활발한, 강한, 엉성한)를 주로 선택했다.

 

응답자의 불쾌감은 "내가 생각하는 여성의 이미지는 당신의 발언 속 그것과 다르다"는 의사 표현이다. 또한 소극적이고 순종적이며 차분한, 때로는 연약하면서도 세심한 배려를 잊지 않는 고정된 시각에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이다.

 

 

 

 

미래정치센터 청년 기자단(이서연)

 


반면, 남성 응답자들은 '남성적'인 것과 관련한 발언을 들었을 때 여성보다 불쾌감을 덜 느꼈다. 특히 '즐거웠다'(25%)는 의견이 '불쾌하다'(18.8%)는 의견보다 6%포인트 이상 높았다. 조사 결과 '매우 불쾌했다'12.5%, '불쾌했다'6.3%, '그저 그렇다'56.3%, '즐거웠다'12.5%, '매우 즐거웠다' 역시 12.5%였다.

 

남성 응답자들은 '남자가 왜 이렇게 쪼잔해?''남자답네 (또는 남성적이네)'라는 발언을 주로 들었다고 했다. 그 외에도 '남자가 왜 이렇게 적극적이지 못해?', '남자가 왜 이렇게 잘 울어?', '옷 좀 남자답게 입어라', '남자답게 행동해라 (또는 남성적으로 행동해라)' '남자가 운동도 못하고' 등의 성 구별적 발언을 자주 접했다고 답했다.

 

이들이 생각하는 '남성적'인 이미지는 '적극적·주도적·활발한·강한·엉성한'과 같은 단어에 집중되어 있다. '여성적'인 이미지로 많이 떠올리는 '순종적', '연약한'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남성 응답자는 단 한 명뿐이었다.

 

 


 

미래정치센터 청년 기자단(이서연)

 


 

당신은 오늘 '편견의 코르셋'을 입었는가


설문 조사 후 응답자들은 성 구별적 발언에 대한 문제를 재인식했다.

 

A(22, 여성)"평소 친구들에게 말할 때 '남자답다', '여성스럽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설문조사를 통해 돌아보게 됐다"고 전했다. B(22, 여성)"전에는 성 구별적 발언이 문제가 되는지 몰랐다""이 같은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성 평등 교육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D(25, 남성)"예전에 비해 남성과 여성의 구분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성 구별적 발언과 인식이 여전한 것 같아 안타깝다. 고정관념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E(24, 남성)"'남성다움/여성다움'은 정말 거짓말이다. 우리에겐 '사람다움'만 존재한다""사람들이 이 점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성별을 구분한 단어는 사회적 역할을 고정한다. 이는 성 차별적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앞 세대에 비해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고, 가부장제에 대한 의존도가 줄었다. 하지만, 여성과 남성 각자에게 기대하는 고정관념은 코르셋처럼 여전히 존재한다.

 

'2015 세계 경제포럼'이 발표한 성평등 지수를 보면, 한국은 145개국 중 115위로 하위권이다. 이는 대한민국은 아직 성차별적인 국가이며, 성평등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보자. 당신은 오늘, '편견의 코르셋'을 입었는가?




위 기사는 인터넷 언론 프레시안에 공동게재 되었습니다. 

프레시안 기사보기 :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39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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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이래 최고 스펙, 토익 900점?

[미래정치센터 블로그기자단] "토익은 사라져야 한다"

 

2016년 1월 강철 한파 속에 끝없이 이어진 줄. 입영을 기다리는 훈련병일까? 높은 건물을 보니, 훈련소는 아닌 듯하다. 하지만 자의보다 타의에 의해 왔다는 것과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공통분모가 있다. 이들은 바로, 토익학원 교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선 학생들이다.

 

"수식어 거품으로는 to부정사구, 전치사구, 관계대명사절…"

 

강남의 H어학원은 이번 겨울방학에도 400여 개가 넘는 강의를 개설했다. 지난해 여름, 학원은 7·8월에 걸쳐 424개의 강의를 개설, 전 강의가 마감됐다. 한 강의 당 학생 수는 적게는 100명, 많게는 200명에 달했다. 커리큘럼은 대부분 주 5일, 하루 3시간 수업 및 1시간 스터디로 구성되어 있다. 학원을 오가는 시간과 과제 시간을 포함하면 학생들은 대략 하루 6시간 넘는 시간을 토익에 투자하는 셈이다. 

 

▲ 학생들이 영하의 날씨에도 토익 교재를 사기 위해 학원 밖까지 줄 서 있다.

미래정치센터 블로그기자단(서진석)

 

토익 900점이 합격 열쇠? 

 

'토익 점수'는 취업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승진과 이직, 또는 전문대학원 입학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조 모 씨(29)는 "다른 회사로 옮기기 위해 2개월째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고 했으며, 박 모 씨(26)는 공군 부사관 시험을 보기 위해 학원을 다니고 있다. 로스쿨 입학을 준비 중인 김 모 씨(27)는 "토익 900점 이상을 받아야 안정권"이라며 "한 달 안에 점수를 끌어올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약학전문대학원 시험(PEET) 준비생들도 학원에서 운영하는 스터디에 가입해 공부하고 있다. 

 

전직 토익강사 "토익은 사라져야 한다"

 

최근 발표된 국제 평가 대부분이 한국은 영어 실제 활용에 관해서는 하위권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문법 및 독해는 상위권에 해당한다. 한국은 정규 교육과정 12년을 거친 후 입학한 대학에서도 영어 공부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런데 왜 이런 결과가 나올까.

 

현재 S전자에서 임원대상 강의 및 회화 수업을 진행하는 16년 차 강사 S씨는 '토익 점수 따기'의 무용성을 강조하면서도 아직까지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토익은 사라져야 한다. 토익을 취업과 이직 등 공인 영어시험으로 유지하려면 'Fail/Pass' 방식으로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 토익은 시험을 위한 시험이며, 실용성과 효율성이 미미한 시험이다. 그럼에도 대기업에서 서류 전형 시 토익 성적으로 합격자를 걸러내고 있다. 공무원 시험 또한 일정 수준의 토익 점수를 요구한다. 이 때문에 효율성과는 별개로, 학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의 심정으로 공부한다." 

 

 

▲ 토익 강의를 듣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자리한 학생들.

미래정치센터 블로그기자단(서진석)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이라지만…  

토익 전문 강사마저 회의적인 시험, 그럼에도 우리가 토익에 목매는 이유는 뭘까. 대답은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이라는 자화상에서 찾을 수 있다. '학벌, 학점, 공인영어시험, 봉사활동, 인턴십, 어학연수, 외모'까지 보는 것이 오늘날 취업 시장의 현실이다. 20대가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잣대(스펙)에 맞추기 위해 불같은 청춘을 소진하고 있다. 바늘구멍은 얼마나 더 작아져야 할까.  

매달 전공 관련 공모전에 참가하고 방학 때는 토익을 듣기 위해 사생활을 포기한 L씨(23, 대학생)는 비록 소극적인 참여지만,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 이슈에 관심도 있고, 여러 매체를 통해 넓은 시야로 관찰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관심을 갖는 것과는 조금 달랐다. 나는 하고 싶은 것이 있고 되고 싶은 확고한 직업이 있다. 그리고 그런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나를 위해 시간을 투자해야한다. 정치 참여가 어떤 의미인지, 무슨 효과가 있는지 아직 잘 모른다. 주위를 보며 자극을 받고 있긴 하지만, 직접적인 참여에 대해선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여행과 밴드활동에 관심이 많은 Y씨(24, 휴학생)는 현재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있지만, 변화를 두려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면서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생활에 무리가 가지 않을 만큼만 벌면서 계속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다. 사회가 나에게 그 정도의 환경은 보장해주지 않을까 싶다."  

변화의 선택, 청년들에게 달렸다 

청년들은 대기업이나 공무원 등 남들이 좋다고 하는 길만을 가려하는 경향이 있다. 다른 사람들의 스펙을 보며, 끊임없이 준비하고 경쟁한다. 하지만 취업, 그 자체가 인생의 승리인지에 대해서는 고민해야 한다.  

취업을 위해 자신의 청춘을 할애하는 청년과 취업시장의 구조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청춘들이 공존하고 있다. 이들 모두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살아가는 젊은이들이다. 청년들의 선택을 좌지우지하는 정치 및 사회의 풍조가 바뀐다면, 이들의 선택 또한 바뀔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변화의 시작은 청년들 스스로에게서 나올 것이다.

 

 

 

 

위 기사는 프레시안과 공동게재 됩니다. (☞ 프레시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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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자단2015.07.09 09:35

진보정의연구소 블로그기자단과 프레시안이 공동기획으로 2개월(7월~8월) 간,

청년문제를 주제로 하여 정기적으로 연구소와 프레시안에 기사를 동시 게재합니다.

 

 

▲ 공동기획 취지

진보정의연구소 블로그기자단과 프레시안의 공동기획 취지는 청년·학생들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어 지나쳐버린 혹은 드러나지 않은 그들의 문제와 이야기를 나누고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는 것이 기본적 목표입니다. 구체적인 취지로,

첫째, 청년문제를 비롯한 정치 및 생활의제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며 양질의 기사와 컨텐츠를 생산하고자 합니다.

둘째, 정의당과 청년들 간 직접적·지속적 소통의 장을 만듭니다.

셋째, 진보정치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높이고자 합니다.

 

▲ 향후 일정 

진보정의연구소 블로그기자단과 프레시안은 2개월 간, 청년문제를 주제로 5회에 걸쳐 정기적으로 기사를 동시 게재합니다.

단, 블로그기자단들이 쓴 기사 중 프레시안이 편집과정을 통해 선정한 기사에 한해서 동시 게재됩니다.

 

1회차 주제 : 청년 취업/비정규직/실업 (7월 8일 게재됨)

 

1. 권윤영 기자 : "박근혜 정부 인턴제? '열정페이' 하라는 것", 청년 고용 정책, 누구를 위한 건가

(프레시안 링크)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27947 

 

2. 김한주 기자 : "공모전 대상 상품이 인턴 채용", 한국의 'Running of the interns'는 꿈인가

(프레시안 링크)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27945

 

3. 하동원 기자 : "취직 힘들면, '취집'이라도 해야죠"

(프레시안 링크)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27943

 

2회차 주제 : 등록금/학자금대출/장학금 (7월 4주차 게재예정)

3회차 주제 : 자기결정권, 세대갈등/소통 (8월 1주차 게재예정)

4회차 주제 : 주거, 전월세, 기숙사 (8월 3주차 게재예정)

5회차 주제 : 자율주제 (9월 1주차 게재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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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인턴제? '열정페이' 하라는 것"
[진보정의연구소 블로그 기자단] 청년 고용 정책, 누구를 위한 건가

 

 

 

지난달 25일 박근혜 정부는 하반기 경제 정책을 내놓았다. 이 중 가장 중점을 둔 분야는 청년 고용과 노동에 관한 정책이었다. 공공기관 청년채용 확대, 청년 인턴제 도입, 임금 피크제 등 여러 대안이 쏟아졌다. 과연 청년들의 실질적인 반응은 어떨까. 세 명의 청년들에게 직접 물어봤다.


- 현재 청년 일자리 현실은 어떻고,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씨(24세) : 한 마디로 굉장히 어렵다.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자연히 노동 환경이 인간적이면서도 일에서 보람을 얻을 수 있고, 급여도 넉넉히 보장된 자리를 다들 찾기 마련인데, 문제는 이런 자리 자체가 너무 제한되어 있다 보니 경쟁이 치열하다. 기업에서도 굉장히 세세하게 소위 스펙(Spec)이라고 해서 직무와 상관없는 경력이나 자격증까지 원하는 것이 많다. 이런 현실 속에서 마냥 미래에 대한 꿈을 그리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고 할 수 있겠다.


B씨(20세) : 소위 '좋은' 일자리가 많지 않은 것이 현상으로 나타나는 문제이다. 기성세대는 눈을 낮추라고 하는데, 눈을 낮추면 노동 환경이 좋지 않은, 소위 말하는 야근·회식이 잦고 급여는 낮은, 보람을 느끼기 어려운 자리만이 남게 된다. 전반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노동 환경이 많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너도나도 대기업을 가고 싶어 하고, 그러다 보니까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노동 환경 격차가 왜 나타나는지, 거시적인 한국 경제의 구조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지난 대선 때 '경제민주화'라는 키워드 등장했는데,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의 생태계 구축에 관련한 논의가 대통령 당선 이후 사라진 것 같다. 이런 부분이 해소되어야 좀 더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생기지 않을까.
 

C씨(20세) : 단순히 일자리 많이 생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전반적으로 한국사회에서 노동 시간이 긴 것 같다. 이러다 보니까 한 사람이 많은 일을 짊어지게 되고, 일한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없는 체계인 것 같다. 최근 '열정페이' 이야기를 하는데, 인턴도 그렇고, 야근도 그렇고, 이거 다 열정페이에 포함되는 부분이 아닌가. 일한 만큼 충분히 보상받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지금은 노동시간은 너무 길고, 월급은 너무 적다. OECD 통계를 봐도 그렇고, 고용노동부에서도 알 것으로 생각한다. 정당하게 분배되는 경제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법적으로 할 수도 있고.

 

 

                         드라마 <미생>의 한 장면. tvN
                

- 이번에 내놓은 하반기 경제 정책이 청년 일자리 문제에 해결책을 잘 제시하고 있다 생각하나. 우선 하반기 경제 정책에 관해 설명하겠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청년 고용을 확대하고, 공공기관의 청년 채용과 청년 인턴제를 확대하며 취업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그 외에도 해외 진출을 돕거나 중소기업 취업 유도 등이 있다.

 

A씨 : 임금피크제 같은 것이 현재 논의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건 단순히 일자리 숫자를 늘리려는 시도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일자리만 늘리려는 정책은 재고되어야 한다. 노조의 활동을 보장하고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는 등 노동 환경이 전반적으로 개선되어야 하는데, 현재 정책은 일방적이고, 지나치게 유연성만을 강조한 것 같다.
 

B씨 : 해외에는 유연안정성이란 개념도 있지 않나. 이번 하반기 경제 정책에 유연안정성 개념이 들어간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중소기업에 취업을 유도한다고 했는데 청년들이 괜히 대기업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환경 차이가 크게 나는데 무조건 중소기업에 취업하라고 유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기본적인 하청 구조와 중소기업이 착취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부터 먼저 바꾸어야 한다. 그러면 자연히 중소기업에도 청년들이 눈길을 돌리지 않겠나.


C씨 : 박근혜 정부에서도 청년 일자리 문제가 중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는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실질적으로 청년들의 일자리가 늘어나기보다는 '일자리 경험'만을 주려고 하는 것 같다. 인턴을 늘린다고 해서 청년 고용이 늘어나나. 오히려 값싸게 청년 노동력을 착취할 수 있는 수단이 인턴제 아닌가. 그리고 채용 확대도 지나치게 공공기관 위주인 것 같다. 현재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그렇게 목을 매고 있는데 그 이유를 하나 더해주는 셈밖에 안 되는 것 같다. 청년 일자리 문제는 청년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노동 시장 구조 전반에 대한 문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그런데도 어쨌든 박근혜 정부도 위기를 의식하고는 있는 것 같다.
 

- 청년의 입장에서 제시하고 싶은 정책이나 박근혜 정부가 해주었으면 하는 일이 있나.

 

A씨 :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 제일 시급하다고 본다. 현재 한국 사회에 대단히 많은 비정규직이 있는데, 비정규직의 노동 강도가 센 편이고 사회적 안전망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불안정한 일자리를 갖고 있다. 비정규직의 많은 부분을 정규직화하면 노동 강도를 줄이고 고용 창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B씨 : 사회적 안전망 구축을 위한, 사회적 비용을 개별 기업이 아닌 국가 차원에서 부담하여 개별 기업의 부담을 감소시키면서도 유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구축할 수 있는, 이런 유연안정성 개념을 도입한 노동시장 정책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사회 안전망이 우선 구축되어야 그 후 적극적인 노동시장 개혁을 펼 수 있으리라 본다.


C씨 :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 그냥 우리 같은 청년들이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진정으로 꿈을 찾고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사회에서 살고 싶다. 졸업하면 무엇을 해야 하나, 걱정되고 학교에서도 무엇을 배울지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취직에 유리할지만을 생각하게 되는 숨 막히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으면 좋겠다. 미래에 대한 희망에 차고 싶다.
 
이들은 하나같이 청년 일자리 문제는 단순히 청년들에게 집중해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며, 노동 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함께 해야 풀릴 수 있는 문제임에 동의했다. 그러면서 급선무로 꼽은 것은 노동 환경의 열악성이었다. 높은 임금과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소수의 대기업뿐, 중소기업 대다수는 적은 임금과 불안정성으로 대기업과 차이가 크다. 결국 청년들은 대기업 취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셈. 이는 경쟁에서 낙오된 청년들의 삶의 질 저하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청년들은 따라서 이런 차별을 완화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해 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이들은 박근혜 정부가 청년 일자리 문제의 근본적인 구조 개혁보다는 '일자리 맛보기'를 시켜주려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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