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의연구소'에 해당되는 글 106건

  1. 2017.01.03 미래정치센터 청년기자단 4기를 모집합니다! (1)
  2. 2016.02.17 [미래정치센터 블로그기자단 프레시안 공동기획] "사회가 내게 공무원을 권한다오" 이하나 기자
  3. 2016.02.11 [미래정치센터 블로그기자단 2기] "온라인을 뒤덮는 혐오, 이대로 괜찮은가?" 지건호 기자
  4. 2015.12.10 [미래정치센터] 블로그기자단 2기 모집 (3)
  5. 2015.09.14 [미래정치센터 블로그기자단] "신용카드 결제 '민자라서 안돼요'" 하동원 기자
  6. 2015.09.11 [미래정치센터 블로그기자단] "책을 언제 구매했는지 모르는 대학생들" 강성수 기자
  7. 2015.09.08 [미래정치센터 블로그기자단] "빨갱이' 비판 난무하는 사회분위기, 이대로 괜찮나" 정지선 기자
  8. 2015.09.04 [미래정치센터 블로그기자단] 청년주거 고시촌 기획기사 "신림동 고시촌의 과거와 오늘, 각박해져가는 현실의 민낯" 김현우 기자
  9. 2015.09.03 [미래정치센터 이슈페이퍼] 2016 지방세법 개정안 : 일방적 지방세 감면 연장 및 신설 -지방재정부담심의위 위상 및 활동 강화 필요-
  10. 2015.09.02 [미래정치센터 블로그기자단] 청년주거 임대주택 기획기사 "임대주택으로도 차별받는 청년들" 하동원 기자
  11. 2015.09.01 [미래정치센터 블로그기지단] 타향살이 대학생의 주거문제 기획기사2 "지방대학생들의 생활은 안녕한가요?" 김성윤 기자
  12. 2015.08.31 [미래정치센터 블로그기자단] 타향살이 대학생의 주거문제 기획기사1 "지방 대학생 주거생활 VS 서울 대학생 주거생활" 강성수 기자
  13. 2015.08.28 [미래정치센터 블로그기자단] 대학기숙사 기획기사 "기숙사 롬메이트 강제배정은 공동생활을 통한 건전한 인격형성의 취지에 걸맞는 제도인가" 한원석 기자
  14. 2015.08.27 [미래정치센터 블로그기자단 프레시안 공동기획] 청년 주거 고시원 "월세 40만 원짜리 '인생 고시생'" 김한주 기자
  15. 2015.08.19 [미래정치센터 블로그기자단] '청년과 정치' 기획기사 "청년문제는 '민주주의 밖'의 문제" 김한주 기자
  16. 2015.08.18 [미래정치센터 이슈페이퍼] 정부 2015 세법개정안 발표 - 대기업 연구인력개발세액공제 축소 빠져, 법인세 실효세율 인상 미진 -
  17. 2015.08.17 [이창우의 한 컷 만화, 진보정당 STORY]86.‘일심회’ 사건의 불똥이 민주노동당에 옮겨 붙다.
  18. 2015.08.17 [미래정치센터 블로그기자단] '세대갈등' 기획기사 "아버지가 말한 '노력하는 모범생' 더 이상 안 통해" 권윤영 기자
  19. 2015.08.12 [이창우의 한 컷 만화, 진보정당 STORY] 85. 삼성 X파일 떡값 검사 실명을 공개한 노회찬
  20. 2015.08.10 [이창우의 한 컷 만화, 진보정당 STORY]84. 노무현 연정
  21. 2015.08.10 [진보정의연구소 칼럼]정치와 마케팅 I: 정치와 마케팅 개념
  22. 2015.08.05 [진보정의연구소 이슈페이퍼] 박근혜 정부, 의사출신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 관련
  23. 2015.08.05 [진보정의연구소 블로그기자단] '과학과 사회의 소통' 칼럼 "과학 커뮤니케이션 대상은 정치권이다" 한원석 기자
  24. 2015.08.03 [진보정의연구소 칼럼] 정의당 3기, ‘조성주’가 남긴 것: ‘불안정한 사람’들을 위한 ‘가능성’
  25. 2015.07.31 [진보정의연구소 블로그기자단] '이공계 장학금' 기획기사 "실험으로 하루의 반 이상을 보내는데, 대기업 연봉은 받아야 할 걸" 한원석 기자
  26. 2015.07.29 [진보정의연구소 블로그기자단] '청년의 빚' 기획기사2 "너와 나의 학자금 고리, 이건 우리 안의 Sorry" 이건호 기자 (1)
  27. 2015.07.29 [진보정의연구소 블로그기자단] '청년의 빚' 기획기사 "기숙사 비용 내야하는 데, 생활비대출 실행이 안 돼요" 강성수 기자 (3)
  28. 2015.07.28 [이창우의 한 컷 만화, 진보정당 STORY] 83. 한미FTA 협상 개시
  29. 2015.07.27 [진보정의연구소 블로그기자단] '등록금 결정 기구' 기획기사 "대학 등록금심의위원회 속, 사라진 학생들의 목소리를 찾아서" 권윤영 & 김현우 기자
  30. 2015.07.24 [진보정의연구소] 연구 목록
공지사항2017.01.03 13:00

 

미래정치센터 청년기자단 4기 모집

 

 

활동내용

- 정의·진보·청년·대선 정책 관련 기사·컨텐츠 제출

 

활동혜택

1. 현직 기자 교육 및 정의당 주요 인사(국회의원)와의 만남

2. 정의당 미래정치센터 청년기자 위촉장 수여 및 경력확인서 발급

3. 프레시안 게재, 원고료·명함·취재활동비 지급 및 우수기자 시상

 

활동기간 : 201621~2016430(3개월)

 

모집대상

- 청년이 직면한 현실, 대선, 정의와 진보적 정책의제에 관심이 많은 누구나

 

모집인원 : 15명 내외

 

모집기간 : 2017.01.05.()~2017.01.16.()

 

지원방법 및 합격자 발표

- 서류발표(1월16일), 면접(1월18일, 개별가능), 최종발표(1월19일) 예정

- 지원방법: 하단 청년기자단 4기 지원서 파일을 다운 받아, gsgky@daum.net 으로 송부

청년기자단 4기 지원서.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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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내게 공무원을 권한다오

[미래정치센터 블로그기자단] 공무원 열풍, 안정적인 일자리 갈구에 대한 반증

 

 

"내가 술이 먹고 싶어서 먹었단 말이요? (중략) 이 사회란 것이 내게 술을 권한다오. 이 조선 사회란 것이 내게 술을 권한다오. 알았소?"

 

1921년 발표된 현진건의 단편소설 <술 권하는 사회> 일부다. 새벽 2시가 넘어 만취상태로 집에 온 남편에게 아내가 "누가 술을 이처럼 권했노?"라고 묻자, 남편이 한 대답이다. 술을 마시고 싶어서 마신 게 아니라 사회가 주는 피로감을 해소하기 위해, 즉 '사회가 권해 마셨다'는 것. 

 

2016년 현재, 우리 사회는 청년들에게 여전히 술을 건넨다. 동네에서 친구들과 함께 잔을 부딪치며 하는 이야기의 주제는 오로지 취업 얘기뿐이다. 대학 생활의 낭만을 즐기기보다는 우리들은 먼 미래가 아닌, 가까운 미래의 취업을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취업준비생 100만 명의 시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1992년 이후 사상 최고치인 9.2%로 집계됐다. 정부는 올해 청년 취업난 해소를 목적으로, 27년 만에 가장 많은 국가직 공무원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역대 최대 인원인 22만 명의 취업준비생들이 국가공무원 9급 공채 시험에 몰렸고, 행정직(일반행정:전국)의 경우 89명 모집에 3만 명 이상이 지원하는 등 무려 406: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사회야말로 청년들이 공무원이 되길 강제하고 있다. 또한 청년들을 공무원시험 합격 여부도 불투명한, 불확실한 미래로 떠미는 주범이다 

 

공무원시험준비생인 ㅇ씨(25·여)는 "정부가 '취준생'의 증가와 실업률 증가에 대한 해결책을 애꿎은 공무원 시험 준비로 돌리려는 것 같다"며 취업난의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책은 공무원 인력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 안정적인 직업은 공무원뿐인 우리 사회. 미래정치센터 블로그기자단(이하나)

 

 

"대학 졸업보다는 공무원이 더 큰 이득"

 

 대학 입학 후 휴학하고, 공무원 준비에 들어가는 공시생도 점차 늘고 있다. 1학년이 끝나자마자 휴학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대학생 ㅊ씨(21·여)는 "남들 졸업할 때 공무원 시험 합격해서 취업하게 되면, 대학 등록금도 아낄 수 있으니 대학 졸업보다 더 메리트(이득)가 클 것 같아서 휴학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어린 학생이 대학 졸업보다 중요한 것은 취업이라며 발 빠른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처럼 대학보다 공무원 준비를 하는 고등학생, 이른바 '공딩'이 증가하고 있다. 대학에서의 4년 대신 공무원 시험 준비에 열정을 쏟아 안정적인 직장(공무원)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는 계산에서다. 공딩은 이미 노량진 학원 수강생의 27%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한 고등학교에는 '공무원반'이 신설됐다. 

 

 "돈보다는 안정적인 일자리"

 

공시생 ㄱ씨(26·남)는 "공시생 중에 국가를 위해 일하겠다는 신념 때문인 사람은 별로 없다. 대다수는 안정적인 직장 찾고 싶어서 시작한다"며 "그만큼 우리 사회가 안정적인 직장이 없다는 반증 아닐까"라고 말했다. 

 

물론 공무원이 돼 나라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청년들도 분명히 있겠지만, 대다수는 불안정적인 노동 구조 때문에, 그리고 학벌과 스펙의 장벽에 부딪혀 어쩔 수 없이 공무원을 선택한다.

 

3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ㄱ씨(26·남)는 올해도 "한 번 더"를 외치며 공부에 여념이 없다. 그는 "그동안 공무원 시험을 위해 준비한 시간이 있어, 이제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다시 대학에 돌아가도 20대 후반에나 졸업을 할 수 있다. 다른 길을 찾기엔 너무 늦어버렸다"고 말했다. ㄱ씨처럼 안정적인 일자리를 위해 현재의 불안정함을 애써 버티고 있는 청년들은 많다. 

 

 

▲ 집에서 독학으로 공무원 시험 준비 중인 ㄱ씨의 책상. 미래정치센터 블로그기자단(이하나)

 

 

"기업 문화에 대한 염증 때문에 공무원 선택"

 

설령, 어렵사리 취업에 성공했다고 해도 끝이 아니다. 5명 중 1명은 1년 이하의 계약직으로 직장 생활을 시작한다. 게다가 야근과 회식에 치여, 여성일 경우 결혼과 육아를 포기하는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23살에 명예퇴직 당하는 시대다. 지난 연말 두산인프라코어는 20대 사원들에게 희망퇴직을 권고해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다.

 

대학 재학 중인 ㅇ씨(25·여)는 "아버지는 서울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했지만, 40대에 명예퇴직을 당했다. 그런데 본인의 대학 동기 중 공무원이 된 친구는 잘릴 걱정 없이 지금도 직장에 잘 다니고 있다고 부러워한다. 그래서 자식만큼은 공무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달 '일반해고에 대한 최종안'을 발표했다. 일반해고가 시행되면, 저성과자나 업무 부적응자를 해고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해고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징계해고'와 '정리해고' 두 가지뿐이었지만, 이제는 '일반해고'도 가능해진 것이다. 결국 가중된 불안정성에 공무원 쪽으로 눈길을 돌리는 취준생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평균 퇴직 연령이 매우 낮은 우리 사회. 미래정치센터 블로그기자단(이하나)

 

 

 

위 기사는 프레시안과 공동게재 됩니다. (☞ 프레시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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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을 뒤덮는 혐오, 이대로 괜찮은가?

 

지난해 인터넷에서 가장 말이 많았던 것 중 하나는 바로 혐오문제일 것이다. 다음소프트의 2015 빅 데이터 키워드 조사 순위에서 ‘혐오’라는 단어가 173만 건으로 6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 유행했던 단어인 ‘수저론’이 29만회라는 것을 생각해볼 때 얼마나 큰 이슈였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많은 혐오문제가 있으나 본 기사에서는 여성혐오와 외국인혐오에 대해서 다뤄보고자 한다.

 

외국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제노포비아

 

현재 청년들 사이에서 외국인 혐오는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현재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A씨는 국내 거주 외국인과 범죄와의 연관성에 대한 질문에 ‘우리나라 내에 현재 체류 외국인은 상당히 많은 상태이며 이들은 각종 범죄들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이슬람과 중국인들이 문제’ 라고 덧붙이며 이들을 대상으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답했다. 외국인을 지칭하는 단어를 쓰는 것이 있냐는 질문에는 ‘짱깨, 쪽바리, 알라깔라’ 등의 단어를 자주 쓴다고 답했다.
인터뷰 사례에서 보듯이 외국인을 비하하는 단어로 그들을 지칭하고, 또 그들을 범죄와 관련이 있는 집단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이는 비단 한 개인의 생각이 아니라 하나의 현상이 되었다. 이런 상황을 극명하게 볼 수 있는 예는 지난 12월 이자스민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 내에서 위법행위인 취식을 하며 모바일 게임을 했다는 사실이 보도되었을 때이다. 당시 댓글에는 행위에 대한 질타보다는 내용에 인신비방이 쏟아졌고, 인종차별적인 욕설들이 난무했다.

 

 

▲ JTBC 썰전 방송 중 이자스민 의원에 대한 인종차별적

댓글 모음. 더욱 심한 욕설들이 댓글창을 메우고 있다.

 

특히 이러한 외국인 혐오는 최근 IS가 자행한 파리 테러를 기점으로 확산되기 시작하였다. IS 관련 기사 댓글에서는 테러리스트인 무슬림들을 모두 추방하라는 내용이 지배적이었고, 최근 익산의 할랄 단지와 관련해서는 IS가 한국으로 들어와서 테러리스트의 거점이 되고, 100만 무슬림이 들어와서 나라가 위험해진다는 등의 괴소문이 SNS를 통해서 떠돌고 있다.

 

김치녀 등으로 대표되는 여성혐오

 

여성 혐오 역시 심각한 수준에 있다. 남성 혐오가 2015년 6월을 기점으로 시작한 것에 반해 여성 혐오는 상당히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음이 확인되었다. 2000년대 중반에 명품백과 스타벅스로 대표되는 된장녀라는 단어가 2010년대에 들어오면서 한국 여자 전체를 비하하는 김치녀라는 단어로 바뀌게 되었다.

 

여성혐오/여성비하는 다양한 형태로 등장한다. 대표적인 형태가 운전 못하는 여성을 지칭하는 ‘김여사’ 란 단어나, 몇몇 육아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맘충’과 같은 단어들이 그러하다. 이 단어들은 이미 널리 쓰이는 단어가 되었고, 그만큼 여성혐오까지는 아니더라도 은연중에 여성을 비하하는 인식이 퍼져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넘어서 삼일한(여자는 삼일에 한 대 씩 맞아야 한다)나 보슬아치(여성의 성기 비하 + 벼슬아치 – 여성인 것이 벼슬인 냥 행동한다는 뜻)등의 폭력적이고 원색적인 표현으로 혐오문제를 표출하기 시작하였고,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희화화하거나 성매매가 세계 1위라는 표현을 서슴없이 쓰며 혐오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현재의 실태이다.

 

▲ 여성혐오글이 매일 베스트 추천에 올라가고 있다.

 

혐오의 원인과 극복

 

여성혐오나 외국인 혐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그 대상인 여성과 외국인이 사회적 약자라는 것이다. 사회가 혼란하거나 경제적으로 큰 위기가 왔을 때, 사람들은 분노를 느끼게 되고, 이에 대한 표출 대상으로 사회적 약자를 고른다는 것이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주간조선과 한 인터뷰에서 “불안하고 불확실한 사회에서는 사회적 약자들이 다른 약자를 공격하며 위안을 찾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공황이 있었던 1930년대에 외국인 혐오가 나타났던 것과, 2008년에 이어 2015년에 실업률이 25%에 달하며 일어났던 제노포비아가 나타났던 남아공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청년들은 사회로부터 끊임없이 압박을 받고 있다. 대학에 가고 스펙을 쌓을 것을 종용당하고, 삼포세대로 불릴 만큼 많은 것들을 포기하게 만든다. 이러한 사회적 압박 속에서 그들은 헬조선, 노오력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내며 자신들을 비하하였고, 나아가서 분노를 다른 사람들에게 돌리게 된 것이다.

 

위에서도 언급되었듯이 혐오문제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인 문제로 심화되었고, 이미 심각한 상태에 이르러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 문제에 대해서 많은 논의를 하고, 사회적인 차원에서의 해결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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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자단2015.12.1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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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결제 “민자라서 안돼요”

 

1968년 12월 서울 ~ 인천 간 경인 고속도로로 시작으로 현재 한국 도로공사에서 관리하는 고속도로는 31개, 노선은 468개 구간으로 이뤄져 있다. 한국 도로공사 관리 이외 민간 자본으로 운영되는 민자 고속도로는 10개가 운영 중이며, 착공에 들어간 고속도로는 8개, 실시 계획 단계는 3개, 협상 단계 중인 고속도로는 3개이다.

 

민자 고속도로는 국가나 공기업이 운영하는 고속도로와 달리, 수익형 민자사업 (BTO) 방식으로 운영하는 고속도로이다. 일반적으로 도로는 철도와 같이 공공재로 수익성이 낮아 국가나 공기업이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국고가 부족한 경우 민간자본을 일부 또는 전체를 끌어들여서 시공·운영할 수 있다. 그러나 민자 고속도로는 많은 부분에 있어 국민의 불편을 가져오고 있다.

 

공공 고속도로인 경부 고속도로 서울 ~ 대전 (137.5Km) 구간의 1종 차량 통행료는 7,700원이지만, 민자 고속도로인 강일 나들목 ~ 남춘천 나들목 (53.5km) 구간의 1종 차량 통행료는 6,000원이다. 약 거리는 2배 이상의 차이가 나지만 요금은 1,700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출처 : 한국도로공사 홈페이지


또한, 할인제도에 대해서도 민자고속도로는 적용할 수 없다. 출퇴근 시간 때 하이패스 및 하이패스 기능이 포함된 전자적인 지불수단을 사용할 경우 적게는 20%부터 많게는 50%까지 할인 할 수 있다. 하지만 민자고속도로는 이 부분에서 제외되었다.

 

민자고속도로를 사용 하려면 많은 부분을 감수하고 사용해야 한다. 사용에서 가장 큰 불편을 겪는 부분이 결제이다. 민자고속도로에는 현재 신용카드로 통행료 납부가 불가능하다.

 

 

사진 : 하동원 기자


기자가 서울~춘천 고속도로 이용 중 신용카드로 통행료를 내기 위해 요금소 근무자에게 통행권과 신용카드를 제시하였더니 민자고속도로는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다며 현금을 달라고 하여 승강이를 벌였다. 결국, 현금으로 납부를 하였고, 현금 영수증 발급을 해 달라고 하였으나, 이 역시 불가능하다고 하였다. 민자 고속도로에는 신용카드 사용이 2016년부터 허가될 예정이다.


정부는 국민을 위해 고속도로 이용시 신용카드 사용을 허가하였으면, 민자 고속도로 역시 신용카드를 사용을 허가해야 한다. 정책은 일관성과 공정성이 있어야 한다. 이로 인해 국민이 고속도로 사용에 불편을 느끼고 있다.

 

통행료 무료인 아우토반

 

독일의 경우는 어떠할까? 먼저 널리 알려진 아우토반을 이용하는 어떤 국적의 자동차에도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지 않다. 다만, 2005년부터 12톤 이상의 주변국 화물차들에 대해서만 통행료를 부과한다.

 

독일 역시 민간 자본이 도로 건설이나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법 체제는 있다. 하지만 독일 정부에서는 국민들이 통행료를 내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될 수 있으면 최소화 하는 편이며, 구동독 지역에 두 개의 터널만이 민간 자본으로 건설되었다. 하지만 이용률 역시 저조한 편이다. 현재 이 두 곳의 터널 이외에는 어떠한 도로에서도 국민이 통행료를 지급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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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언제 구매했는지 모르는 대학생들


통계자료를 통한 대한민국 성인 독서 실태

 

책에는 인류의 지성이 함축되어 있다. 책에는 전문 지식이 있고 삶의 지혜를 깨닫게 하는 진리가 있다. 이런 삶의 지혜는 각자가 맺고 있는 관계, 즉 공동체를 향한다. 타인에 대한 관용과 배려,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는 능력은 책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된다. 몇 년 전만 해도 대중교통에서 책이나 신문을 읽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그들이 향하는 것은 스마트폰의 액정화면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SNS에서 퍼지는 소문과 거짓 선동, 인터넷 언론의 자극적인 기사만을 보고 그것이 사실인 양 착각하고 남들의 생각을 자기 생각인 양 착각하고 있다. 이 모두 책을 읽지 않아서 발생하는 부작용이다.

 

언론에 노출된 각종 통계자료인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도서실태조사, 지역별 대학생 독서실태조사, 가구당 월평균 서적 구입비는 책을 읽지 않는 현 상황을 보여주는 객관적 지표이다. 2014년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서적 구입비는 1만8154원으로 이고 2011년 이후 지속적해서 감소 추세에 있다.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도서실태조사에 따르면, 2013년 성인 연평균 독서량은 9.2권이며 하루의 독서시간은 23.5분이다.

 

꽂아만 두기에 아까운 방대한 지식창고

 

인터뷰를 통한 대학생 독서 실태

 

그러면 진리의 상아탑인 대학교 안의 독서 풍경은 어떨까? 충남대학교 인문대학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학생 남녀에게 “한 달에 책 몇 권 정도 읽으시나요?” 라고 물어보았다. 영문과 2학년 재학 중인 정모 양(21세)은 전공서적 외에는 거의 읽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6개월에 한 권 정도 자기계발서를 읽는다고 했다. 같은 학교 고고학과에 재학 중인 조모 군(27세)은 일 년에 한 권 정도 도서관에서 현대소설을 빌려서 읽는다고 대답했다. 전공서적 외에 교양서적을 언제 구매하였는지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고 했다.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방모 양(24세)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다. 그녀는 한 달에 두 권 정도 책을 읽는다고 대답했다. 최근 금융권에서 인문학 열풍이 불면서 자기소개서 중 인상 깊게 읽는 책과 이유를 적어야 하는 항목이 생겨서 반강제적으로 책을 읽고 있다고 했다. 대학생일 때는 전공공부, 학교생활, 취업준비 등의 이유로 책을 거의 읽지 않았다고 했다.

 왜 그들은 책과 멀어지게 된 것일까?

 

이들 모두는 책을 읽어야 하는 당위성에는 공감했다. 하지만 다양한 이유로 책을 읽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그들의 독서 부족의 원인은 개인적인 부분과 사회적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일단 사회적 원인으로는 그들이 지금까지 겪어온 교육제도와 환경 자체가 책 읽기를 방해하고 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교육에서 배려와 공감은 없다. 옆에 있는 친구를 이겨야지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경쟁만이 있다. 이 경쟁의 끝은 좋은 대학, 인기 있는 학과에 가는 것이다. 부모와 교사들은 대학만 가면 모든 것이 끝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가면 취업이라는 더 치열한 경쟁을 한다. 대학에 다니는 유일한 이유가 취업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어릴 때부터 독서 할 여유는 없다. 독서 하는 이유도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독서이다. 독서를 통해서 개인이 행복감을 느끼고 건강한 사회 윤리를 만들어 내는 것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가지기 위한 속물적인 독서이다.

 

최근 인성교육진흥법이 발효됐다. 인성은 정규 교과과정으로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직접 경험한 것, 간접 경험한 것을 통해서 잠재적으로 길러지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아이들에게 강제로 예의, 정의, 책임 등과 같은 것을 가르칠 것이 아니라 독서교육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인성이 스며들도록 해야 한다. 독서 교육은 인성뿐만 아니라 책에 대한 즐거움으로 연결되고 성인이 되어서도 꾸준히 책을 읽는 습관을 길러 줄 수 있다. 교육과정과 입시제도, 독서 문화를 총괄적으로 손보지 않는 한 대학생들의 독서 실태는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 원인으로 대학생의 나태함에 있다. 그들이 책을 읽지 않는 공통적인 요소는 시간이다. 전공 공부하느라, 자격증 때문에, 취업 스펙 등과 같은 압박 때문에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사실이지만 나는 반만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 혁명』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시간이 없다’는 말은 위선이다. 시간은 늘 충분하다. 단지 우리가 무언가를 포기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것에 도전할 시간이 없는 것이다. 무언가 새로운 도전을 꿈꾼다면 잠을 희생하든 놀이를 포기하든 달콤하지만 의미 없는 일들을 포기하고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서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인간은 미래에 대한 효용을 과소평가하고 현재에 대한 효용은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독서를 한다고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거나, 삶의 진리를 깨닫거나, 엄청난 지식을 얻는 것은 아니다. 독서는 저축과 같다. 당장 쓸 수 없지만, 차곡차곡 쌓여서 나중에 몇 배로 나에게 돌아온다. 하지만 대학생들은 당장 욕구에만 관심이 있다. 온종일 휴대 전화를 부여잡고 있다. 화장실 갈 때나 밥을 먹으면서도 친구들과 커피숍을 가서 여행을 떠나도 심지어 도서관에서 공부하면서 휴대 전화로 페이스북의 뉴스피드를 내리며 카톡으로 쉴새 없이 채팅하고 유투브로 동영상을 본다. 미래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독서나 사색은 과소평가하고 지금 현재의 즐거움에 시간을 허비한다. 어쩌면 대학생들은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는 것이 싫어서 또는 책보다는 다른 쾌락을 즐기기 위해서 시간이라는 핑계를 대는 것은 아닌지 성찰해 보아야 한다.

 

누구나 여행을 좋아한다. 여행하는 이유는 쳇바퀴 도는 우리의 일상에서 벗어나 나를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은 누구나 떠나고 싶지만, 그 자체로 피곤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 많기에 다들 쉽게 떠나지 못한다. 여행할 수 없지만, 책은 읽을 수는 있다. 여행과 책은 멀리서 나를 볼 수 있는 직접적이고 간접적인 경험이다. 몸과 마음이 힘들고 스트레스가 차오를 때 평소에 다가가지 않았던 책을 펴서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는 여유를 가져보자. 마침 더위가 가라앉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다가오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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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갱이’비판 난무하는 사회분위기, 이대로 괜찮나


“현실에 관심을 갖자고, 깨어 있자고 했더니, ‘빨갱이’래요. 물론 장난으로 하는 말인 것을 알기 때문에 별로 신경은 쓰지 않았어요. 정치 얘기가 나오면 자주 그래요.”

 

A 씨(28세, 남)는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빨갱이’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그가 정부를 비판하는 ‘운동’을 옹호하고, 현실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인권운동에 가끔 참여하고 있는 B 씨(24세, 여)는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자신이 ‘빨갱이’라는 말을 농담 삼아 자주한다. 자신을 향한 우파들의 비판을 자조적으로 쓰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는 관심 가져 본적이 없을뿐더러 국유화나 절대적 평등에는 반대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나는 단지 사회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바른 방향으로 가길 바란 것뿐이다.’며 ‘해명’할 시도도 하지 않았다. 분위기를 너무 진지하게 바꿔버릴 것 같기 때문이다. A 씨는 언제부터 이런 분위기가 형성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회가 점점 우편향 되는 기분이라며 걱정을 드러냈다.

 

최근 북한의 지뢰와 포격 도발로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남북고위급 접촉이 이루어졌다. 이로 인해 인터넷에는 여러 글들이 올라오지만, 전쟁을 반대하는 게시글에는 ‘빨갱이’라며 비난 댓글이 가득하다. 사람들이 많이 쓰는 SNS인 ‘페이스북’에서도 ‘진보’ 이념을 옹호하는 글에 실명으로 ‘빨갱이’라는 댓글이 달려있는 경우가 많다. 노동자 파업을 옹호하거나 정부를 비판하거나 박근혜 대통령을 비하하는 글들에도 어김없이 ‘빨갱이’라는 딱지가 붙는데, 이 단어의 쓰임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은 없어 보인다.

 

 

△ 문재인 대표 관련 기사에서의 페이스북 댓글들 중 일부를 캡쳐한 것.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다, 빨갱이다’는 둥의 내용이 보인다.

‘빨갱이’라는 단어는 원래 ‘공산주의자’를 비하하여 부르는 말이다. 한국 전쟁 이후 반공교육에서 붉은색을 공산주의의 혁명성을 나타내는 색깔로 삼았기 때문에 이를 추종하는 세력을 ‘빨갱이’라고 칭했다. 보편적으로 쓰인 것은 1948년 10월에 발생한 ‘여순사건’부터인데, 이는 남조선로동당(남로당)과 제주 4·3사건에 반대하는 일부 군 세력이 결탁하여 전라남도 여수에서 봉기하였던 사건이다. 이들은 친일 전력 경찰과 우익을 자처하는 친일 경력 인사들을 살해하고 곡성까지 점령하였으나, 이승만 정부에서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진압군의 공격으로 약 일주일 만에 진압되었다. 이 과정에서 진압군과 경찰은 민간인을 대상으로 협조자 색출 작업을 하였고 최소 439명의 민간인이 살해당하였다. 이후 강력한 반공 이데올로기를 통해 ‘북한=사회주의=친소=악마=매국=빨갱이’로, ‘남한=민주주의=친미=애국=천사’로 각인되는 사회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북한과 연관이 되어 보이는 사람, 좌익을 대변하는 사람이면 어김없이 ‘빨갱이’라는 손짓을 받았다. 과거 선거철이 되면, 경쟁자를 ‘빨갱이’로 몰아 지지도를 하락시키려는 전략을 쓰는 후보자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점차 이 의미가 확장되어 현재는 ‘진보주의자’로 보이기만 하면 ‘빨갱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특히 우익을 대변하는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서 ‘종북’, ‘빨치산’, ‘홍어’등의 용어와 함께 좌익을 비하하는 단어로 많이 쓰이고 있다. 물론 단어의 의미는 변화하기 마련이지만, 이와 같은 쓰임새는 바람직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비판’이 반드시 필요하다.

 

운동선수들이 실력을 키울 때, 기업이 경쟁력을 올릴 때와 같이 ‘발전’하는 데에는 항상 ‘피드백’이 필요하다. 현재 잘못된 점이 무엇인지 알고, 해결책을 찾아 고쳐야만 한 단계 발전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 되어 있는 ‘민주주의국가’ 이념은 ‘국민의 지배’라는 것을 함축하고 있다. 민주주의 사회가 국민의 목소리를 잘 듣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잘 듣지 못한 부분이 어딘지를 알아내 해결하는 ‘피드백’ 과정이 정부를 향한 비판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을 ‘빨갱이’로 몰아 피드백을 막는 것은 더 나은 민주 사회를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좌익’이 반드시 ‘공산주의’ 혹은 ‘사회주의’ 옹호자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흔히 ‘좌익’이라 함은 백과사전에 따르면, 급진주의적, 사회주의적, 무정부주의적, 공산주의적 경향의 인물 또는 단체를 가리키는 말로 우익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즉, 좌익이란 급격한 사회변화를 추구하면서 그 변화의 실현을 위해 폭력사용을 불사하고 기존의 권위나 전통을 부정하는 사상경향을 포기하거나 행동방식을 보이는 정치인, 지식인 및 그들의 집단이나 사상, 운동세력을 총칭하는 용어이다.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거나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모이는 집회는 때로는 폭력적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평화적이다. 그들은 ‘국가’자체를 무너뜨리고자 함이 아니며, 자신들의 권리를 좀 더 인정해달라는 취지 혹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비판하는 취지로 시위를 한다.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합법적인 형태의 시위를 전개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빨갱이’라며 손가락질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적당한 선을 지킨 집회를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국민의 인권 향상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집회에 참가하거나 집회를 옹호하는 진보주의적 성향을 띈 사람을 바로 ‘빨갱이’로 몰아가는 것은 오해를 부르고 선입견을 갖게 할 수 있다.

 

민주사회에서 ‘우익’과 ‘좌익’이 대립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이데올로기는 칼로 무 자르듯 나뉘는 것이 아니고, 극단적인 사람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넓은 이념 스펙트럼 사이 어딘가에 속할 것이다. 상대적으로 ‘좌익’에 속한다고 하여 ‘빨갱이’라고 칭하는 것은 앞 사례에서 봤듯이 그 사람의 사상을 왜곡하여 일반화한 오류이다. 또, ‘우익’ 측의 정당 출신 대통령을 비판하였다고 하여 ‘빨갱이’라고 단정 짓는 온라인, 오프라인 상에서의 행태는 건강한 사회 분위기를 해친다. 어떤 이들은 그런 사람들을 향해‘혐오’를 들어내는 것도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는 근거를 내세운다. 그러나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낼 권리를 보호하는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특정인을 맹목적으로 비하하거나 특정인의 말을 왜곡하는 행위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 앞으로 우리는 ‘편가르기’,‘지역감정’,‘색깔론’ 같은 개발도상국형 민주주의에서 한층 발전한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회 분위기를 적절히 조성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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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주거 고시촌 기획기사>

신림동 고시촌의 과거와 오늘, 각박해져가는 현실의 민낯

 

신림동 고시촌으로 가는 길은, ‘신림동 고시촌’이라는 공간의 역사와 이 공간이 대변하는 시대의 현실, 그리고 이 공간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삶만큼이나 고달프다. 앉을 자리를 찾기 힘든 2호선을 타고서 서울대입구역을 나와, 발 디딜 틈 하나 없는 5515번 버스를 20여분 정도 타고 내리면, 높고 험한 고시촌의 언덕이 기다리고 있다. 버스의 사람들 사이에 끼어 이미 땀을 뻘뻘 흘려 지친 몸은, 고시촌의 언덕을 오르며 더위의 극한을 맛본다. 언덕은 마치 한여름의 거대한 사구와도 같다. 어쩌면 여름의 고시촌 언덕은 양호한 것일지도 모른다. 한여름의 사구는 겨울만 되면 미끄럽고 오르기 힘든 빙산으로 변하기 일쑤다.

 

 

높고 험한 신림동 고시촌의 언덕                               김현우 기자

 

언덕 위에서 우리를 맞이하는 것은 온갖 ‘서원’, ‘고시원’, ‘고시텔’, ‘리빙텔’, ‘미니원룸’과 ‘리빙하우스’이다. 제각기 달고 있는 간판은 다르지만, 이 온갖 ‘원’과 ‘텔’과 ‘룸’, 그리고 심지어 ‘하우스’가 갖는 의미는 모두 같다. 바로 ‘작고 열악한 주거 공간’이다. 언덕은 모두 똑같이 생긴 이 진갈색 벽돌 고시원 건물들로 가득하다. 건물들 벽 위에는, 숨이라도 제대로 쉬어질까 싶을 만큼 조그마한 창문들이 따닥따닥 붙어있다.


수많은 주거 공간 사이사이에는 각종 분식집과 밥집이 위치해 있다. 모두 오천원 가량의 싼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들이다. 식당 옆으로는 세탁소와 PC방, 카페 등이 간간히 눈에 띈다. 고시촌의 언덕은 수많은 건물들로 인해 각종 복잡한 골목길들로 분할되어있다. 골목길을 따라 크고 흉측한 회색 전봇대가 박혀있고, 전봇대 위의 전신줄은 건물 사이를 가로지르며 복잡하게 엉켜있다. 언덕 위의 주거공간과 식당들, 최소한의 편의시설과 그 사이 사이에 난잡하게 펼쳐져 있는 골목길, 그리고 엉켜있는 있는 전신줄들. 이것이 오늘 우리가 보는 ‘신림동 고시촌’의 모습이다.

 

 

언덕 위의 주거공간과 식당들. 최소한의 편의시설과 그 사이사이에 난잡하게

펼쳐져 있는 골목길, 그리고 엉켜있는 전신줄들. 이것이 오늘 우리가 보는

'신림동 고시촌'의 모습이다.                                            김현우 기자

 

 

신림동 고시촌의 과거

 

서울특별시 관악구 신림동은 1960년대 중반 도시의 재개발사업에 희생당한 철거민들이 거주하던 일종의 ‘달동네’였다. 그러나 신림동은 1975년 서울대학교가 이전해 오면서 큰 변화를 맞게 된다. 대학생들과 교직원들이 거주하고 생활하는 ‘대학동네’로서 변모하기 시작한 것이다. 서울대학교 이전과 맞물려, 신림동에서는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졌고, 신림동은 중산층이 거주하는 신흥 주택지로 변모하였다.

1980년대 초에 이르러서는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서울대생이 관악산 기슭의 여러 하숙집에 진을 치기 시작했다. 이들 중에서 사법고시 합격생이 많아지자 이 지역에 대한 명성이 각지로 퍼져 나갔고 점차 타 지역의 고시생들이 모여들게 되었다. 이른바 ‘1기 고시촌 시대’의 개막이다.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은 ‘2기 고시촌 시대’라고 명명된다. 90년대에 들어서면서 고시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고시학원과 고시전문 서점들이 신림동의 중심가인 상업은행 주변에 생겨나기 시작했고, 고시생들은 이에 맞춰 신축된 신림동의 고시원에 입주하기 시작하였다. 이때 사법고시만이 아니라 행정고시와 외무고시 그리고 공인회계사를 준비하는 수험생들도 신림동으로 이주해 오기 시작해오면서 신림동은 본격적인 ‘고시촌’으로 성장하였다. 기존의 주택들이 헐리고 고시생을 위한 고시원들이 신축되었고, 상권 또한 고시생들을 상대로 하는 업종으로 전환되었다. 통계에 따르면 1999년, 신림9동 전체주민 2만 6,043명 중 서울대 하숙생 및 고시생이 1만 5000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신림동 고시촌’은 서울 시내의 전무후무한 고시촌으로 성장하였다.

 

신림동 고시촌의 현재

 

오늘날 신림동 고시촌은 예전과 같은 명성을 지니고 있지 않다. 여전히 많은 고시생들이 신림동에서 고시공부를 하고 있지만, ‘사법고시 폐지’와 같은 사회적 변화에 맞물려 신림동 고시촌도 변화하고 있다. 사법고시 폐지와 로스쿨 설립에 따라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많은 고시생들은 신림동을 떠났다. 이에 따라 사법고시생들을 대상으로 운영되었던 고시원이나 서점, 독서실들은 과거에 비해 영업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신림동 고시촌은 여전히 많은 고시생과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들로 붐비고 있다. 사법고시 준비생들이 고시촌을 떠남에 따라, 다른 시험을 준비하는 고시생과 공시생들이 그 빈자리를 메꾼 것이다.


과거 고시촌을 채웠던 고시생들의 대부분이 사법고시 준비생이었다면, 오늘날 고시촌의 고시생들은 행정고시, 국립외교원 시험, 공인회계사 시험, 노무사 시험 등 다양한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로 다양화 되었다. 또한 최근에는 경찰 공무원 시험과 7·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들이 노량진에서 신림동으로 대거 이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공시생들은 노량진보다 저렴한 신림동의 물가와 노량진보다 더 좋은 신림동의 면학 분위기를 따라 신림동으로 이주하는 추세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노량진의 공무원 시험학원들마저 신림동에 분점을 내면서, 신림동의 ‘공시촌화’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신림동 고시촌’의 또 다른 변화의 모습은 노동자, 취업 준비생,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의 유입이다. ‘고시원’이라는 저렴한 주거공간과 신림동의 저렴한 물가를 찾아 사회적 약자들이라 할 수 있는 노동자들과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이 이주해오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신림동 고시촌을 구성하고 있는 대학동의 주민등록상 인구는 고시생 감소에도 불구하고 2008년 2만 3078명에서 2012년에는 2만 3283명으로 오히려 소폭 증가하였다. 같은 기간 25~29세 인구가 4257명에서 3595명으로 감소한 반면, 40~44세 인구는 1654명에서 2076명으로 증가했다. 일용직 노동자들이 증가한 결과이다.

 

슬럼화 되어가는 고시촌

 

‘신림동 고시촌’의 이러한 변화는 신림동이 ‘고시촌’이라는 정체성을 점차 상실하고 하나의 슬럼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주택의 노후화와 과밀 주거형태, 비위생적이고 나쁜 주택 조건, 생활환경의 악조건이라는 슬럼의 물리적 조건과 주거가 일정하지 않은 자가 많으며, 일용직 노동자 등 저임금자 및 수입이 불안정한 사람들이 거주한다는 슬럼의 사회적 조건들을 고려하였을 때, 신림동의 슬럼화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취업과 주거문제에 부딪쳐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리는 청년 세대와 싼 주거공간을 찾아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리는 저소득층 노동자들이 공존하는 공간이 바로 오늘날의 신림동 고시촌인 것이다.

슬럼화 되어가는 공간에서 청년 세대와 약자들은 더욱 더 극한으로 내몰린다. 대표적인 예가 고시촌의 매우 높은 화재 위험성이다. 좁은 언덕 골목길에 소방차가 진입하기 어렵다는 물리적 한계와 더불어, 제대로 된 소방장치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은 비좁고 열악한 고시원 환경은 고시촌을 화재에 매우 취약한 위험공간으로 만든다. 실제로 신림동 고시촌에서는 적지 않은 수의 화재사건이 발생하여 큰 피해를 주어왔다. 언덕이라는 공간과 고시원이라는 주거공간의 특성이 단순히 생활의 편리와 관련된 사회적 서비스로부터의 배제를 넘어, 생명을 담보하는 사회적 서비스로부터의 배제까지 낳고 있는 것이다. 고시촌은 ‘생명에 대한 위협’을 담보하고 살아야 하는 사회적 배제의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열악한 환경의 신림동 고시촌은 취업문제로 인하여, 고시와 공무원 시험으로 내몰리는 청년 세대와 저임금으로 고통 받는 저소득층 노동자들의 아픈 현실의 민낯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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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정치센터] 이슈페이퍼 0903 지방세 감면 신설 및 연장.pdf

 

 

2016 지방세법 개정안 : 일방적 지방세 감면 연장 및 신설

- 지방재정부담심의위 위상 및 활동 강화 필요 -

 

1. 현황 및 문제점

 - 일방적 지방세 감면확대... 지자체 의견 안중에 없어

 - 지방세 감면 확대에 따른 지방재정 압박 심화, 지방분권 악화

 - 감면혜택 편익, 취약계층과 서민보다 소수 개발건설업자와 기업에 집중

 

2. 향후 대응 방향

 - 지방재정부담심의위 위상기능 강화

 - 지방세 감면제도의 대대적 정비 및 통폐합

 - 예비타당성조사 민간 참여 확대, 성역없고 독립성 강화, 비용편익 구조 면밀한 분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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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주거 임대주택 기획기사>

임대주택으로도 차별받는 청년들


박근혜 정부 공약 사업으로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청년들을 위한 행복임대주택 사업이 청년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행복주택은 대학생·신혼부부·사회초년생을 위해 직장과 학교가 인접한 곳에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공임대가 가장 필요한 계층은 청년세대로써, 서울시의 공공임대주택 입주비율은 20대는 1%, 30대는 8%에 불과하다. 


그러나 서울 목동 행복주택사업을 포기하는 데 이어 송파구 탄천 변 잠실지구와 가락시영아파트 인근 송파지구, 공릉지구 행복주택 사업이 또다시 난항을 겪고 있다. 잠실·송파지구는 입지여건이 좋아 목동지구와 함께 가장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님비현상으로 인해 잠실지구도 좌초될 위기에 처해있다.


잠실에 거주하는 대학생 ㅂ 씨는(남, 24) “님비 현상으로 인해 행복임대주택이 난항을 겪는 거에 주민들이 야속하기도 하지만 애초에 주민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추진한 것부터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잠실 행복임대주택 공사예정 지구                                                          하동원 기자

취업해야만 주어지는 입주자격

 

그렇다고 청년들 모두가 행복임대주택에 거주할 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학생, 사회초년생은 주거 자격이 주어지지만 대학을 졸업한 취업 준비생은 포함되지 않는다.
취업을 기준으로 주거 자격을 주는 것은 모든 청년에게 주어지는 동등한 입주 자격이 아닌 불평등한 입주 자격이다. 한마디로 차별이라고 볼 수 있다.


취업 준비생 ㄱ양은(여, 25) “인간의 제일 기본으로 하는 의식주 가운데 ‘住’이 차별대우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청년들은 취업 등으로 힘든데, 국가가 시행하는 주택 사업에 취업 여부로 인한 입주자격을 나뉘는 거는 엄연한 차별이라고 생각이 든다.”


행복임대주택 사업은 주거불안을 안고 사는 청년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사업이다. 하지만 입주자격 차별은 애당초 행복임대주택의 의의와 목적에 해당하지 않는다. 청년들을 위한 사업이라면 제한을 두지 않고 공급해야 한다.

 

주민의 85%가 월세 임대주택

 

독일 임대주택                                                  출처 : KBS 시사기획 창

 

독일 베를린의 경우 주민 85%가 월세 임대주택에서 거주하고 있다. 한 해 임대주택 공급은 55만호 이며, 한국의 임대주택 공급보다는 약 7배 정도 많은 수치이다. 하지만 인구는 한국에 비해 1.5배 많은 정도이다.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는 교포 ㄱ 씨는(여, 52) “베를린에 거주하면서 한 번도 주거에 대해 걱정을 해본 적이 없다. 한국과 다르게 독일은 사람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기본 요소들은 잘 갖춰져 있다. 그리고 몇십 년간 독일에 거주하면서 청년들이 주거에 대해 한국처럼 고민한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예를 들면 독일의 경우 32평 방 4개의 임대주택의 경우 월세는 약 900유로 정도 한화로 130 만원 정도이다. 독일의 임금이 한국보다 2배 정도 비싸다고 고려하면 매우 저렴하다.

특히 독일의 경우 건설업체가 분양하지 않고 임대를 할 경우 국가에서 강력한 세제 지원이 있어 민간 건설사의 임대료를 낮출 수 있다. 그로 인해 임대료도 매우 낮게 책정이 되었고, 법적으로 임차권에 대한 보호 기간도 있어 평균 거주 기간도 길다. 독일 GEWOS 연구소 결과에 따르면 한국 임대주택의 경우 평균 거주 기간이 3.5년인데 반해 독일의 경우 12.8년으로 장기간 임대주택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누리고 있다.

또한, 독일 0~25세까지 아동수당을 지급 받는다. 아동수당은 약 185유로이며, 평균적 임대주택 임대료는 165유로이다. 하지만 한국 청년들의 경우 매달 월세, 기숙사 비용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현실이다.


인간이 살면서 꼭 갖춰야 할 기본적인 요건은 의식주이다. 특히 ‘주’는 한국 사회에서 충족하고 싶지만, 충족하기 힘든 것으로 분류되고 있다. 하루하루 변동하는 집값, 몇십 주 연속으로 상승하는 전세금 등등이 청년들을 더 힘들게 하는 현실이다. 특히 청년실업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어 청년들에게 ‘주’는 감히 생각하기도 벅찬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하루빨리 청년들, 국민을 위한 편안히 발 뻗고 누울 수 있는 주거공간을 만드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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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살이 대학생의 주거문제 기획기사2>

지방대학생들의 생활은 안녕한가요?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2014년에 조사한 ‘수도권거주 대학생 주거 실태 분석’ 자료에 따르면 편의시설, 대중교통, 보증금/월세, 외부 환경 등 9가지 주거환경조건의 만족도가 평균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것은 수도권에 있는 대학에 있는 것이며 지방으로 갈수록 대학생들의 주거환경은 열악하다.

 

절반이 넘게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학생이 지방대로 진학하는 비율은 높지만 그들이 사는 곳에 건물 환경, 주변 환경은 전혀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수도권에서 오는 학생들은 늘어나고 그들은 좀 더 좋은 환경 깨끗한 건물에서 주거하길 원한다. 그러나 이런 건물들은 한정적인 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가격이 비싸다. 지방대에서는 통학거리 때문에 자취를 해야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의 학생들은 노후 된 건물, 주거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생활 할 수밖에 없다. 시설이 좋은 건물이 부족해서 힘들게 생활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방대의 큰 문제점은 주변 환경이다. 우후죽순으로 지방대들이 건립되면서 편의 시설, 문화생활의 공간, 생활하면서 기본적인 것이 대학에서 멀거나 아예 없는 경우는 흔하다. 한 지방대는 주변 근처 병원이나 약국을 찾기 힘들다. 또 문화생활, 제대로 된 쇼핑을 하기 위해서는 버스를 타고 한 시간 이상 이동해야하지만 버스 대중교통 시설도 좋지 않아 시내로 나가기 쉽지 않다. 지방대에 자취를 하는 학생 학교 내에서 들이 즐길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주변 PC방, 술집뿐이다. 지방대 학생들의 거주시설은 단순히 잠과 음식을 해결하는 공간일 뿐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지방대학을 다니며 자취를 했던 학생들의 생활은 어땠을까?


한 지방대를 졸업한 학생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인터뷰

 

질문 : 대학교를 다니면서 주거에 얼마의 비용을 사용했는가?

K씨 : 대학교에서는 일년에 320만원으로 집을 계약했다. 친구 한명과 함께 생활을 해 비용은 서로 반반씩 부담을 하였다.

 

질문 : 주거환경은 어땠는지?

K씨 : 겨울 같은 경우 보일러를 이용한 난방시설은 구비가 되어있었지만 가격에서 매우 부담이 되었다. 그래서 전기장판을 주로 사용하였다. 방음에 경우 내가 자취하던 곳은 집의 위치 때문 인지 괜찮았지만 비슷한 가격대 임에도 옆방에서 생활하는 모든 소리가 들리는 자취방이 정말 많았다. 낮은 가격의 자취방은 말할 것도 없다. 대부분 놀러갔던 친구들 근처 자취방에서는 방음이 거의 되지 않았다. 신축건물이라 나는 주거환경에 그나마 만족했지만 그렇지 않았던 친구들은 힘들었을 것이다.

 

질문 :  주거를 하면서 주변 시설에 만족도는 얼마나 됐고 불편한 점은 무엇이었나?

K씨 : 가까운 곳에 병원이나 약국이 없어서 불편했다. 병원은 그렇다 치더라도 약국이 대학교 4학년 2학기쯤에나 만들어졌다. 몸이 아프거나 할 때는 집에서 가져온 비상약이나 편의점 약을 사용했다. 여기서 해결할 수 없으면 다시 통학버스를 타고 집으로 올라가야 했다. 아픈 몸을 이끌고 1시간 이상 되는 거리를 다시 움직이고, 또 추가로 교통비까지 지불해야했다. 문화생활의 경우는 사실상 포기해야 한다. 학교 주변에는 당구장, 피씨방, 술집 밖에 없었다. 게임, 당구에 취미가 없는 경우 수업 끝나고 집에 앉아 있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게 없다. 그나마 시외로 가면 서점이나 영화관이 있긴 했지만 버스 간격도 만만치 않고 그 곳까지 왔다갔다 하는 시간이 1시간 이상이다. 교통환경, 문화시설, 생활 시설은 지방대에 자취하면서 가장 불편했던 것들이다.


질문 : 지방대 주거 환경에 개선 방안이 있다면?

K씨 : 기본적인 병원, 약국은 당연한 것이고, 특히 문화시설이 확충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아까도 말을 했지만 흔한 서점하나 없다는 사실은 정말 안타깝다. 지방대를 자취하면서 할 수 있는게 겨우 게임과 당구, 술이라니... 물론 참고 주말에 올라가 집에서 해도 되지만 생활하다보면 이런 점은 너무 아쉽다. 자취를 함께 하는 친구들과 함께 영화 한편, 쇼핑이라도 편하게 하고 올 수 있으면 좀 더 대학생활에 힘이 되지 않을까?

 

대학전문가들은 지방대의 위기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지방대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지방대의 대학진학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으며 인원을 못 채우는 지방대학들도 늘어나고 있다.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은 취업문제이다. 지방대에 진학하면 취업이 안되니 오지 않는 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취업이 모든 것은 아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4년이라는 시간을 보낼 그들의 환경이다. 때문에 제일 먼저 지방대에 진학한 학생이 생활하는 환경에도 주목을 해봐야 한다. 그들이 어떻게 지방대에서 생활하는지도 관심을 두어야 한다. 최소한 학생들이 대학교에서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추억할 수 있는 생활이 보장되어야 지방대도 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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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살이 대학생의 주거문제 기획기사1>

 

지방 대학생 주거생활 VS 서울 대학생 주거생활

 

대학생 주거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방에서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의 주거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언급된 적은 없었다. 대학생 주거문제의 대부분은 서울에서 존재한다. 그렇다면 지방에서 대학생활을 하는 학생들과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하는 학생들의 주거생활 차이점은 무엇일까? 두 집단 사이 차이점을 살펴보면, 서울에서 생활하는 대학생들이 지방에서 대학생활을 하는 학생들보다 심각한 불편함과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지방에서 생활하는 대학생들과 서울에서 생활하는 대학생들의 인터뷰 내용이다.

 

고향은 지방이지만,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학생들 인터뷰.

 

인터뷰 대상은 2명이다. 한 명은 남학생으로 고향은 강릉이고 현재는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다른 한 명은 여학생으로 고향은 강릉이고 현재는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두 명의 학생 모두 신원 보호를 위해서 익명으로 처리했다. 남자는 C군 여자는 K양으로 대체하였다.

 

1. 현재 어떤 형태의 주거생활을 하고 있습니까?

 

 C군 : 현재 학교 옆에 있는 자취방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K양 : 현재 학교와 걸어서 30분 정도 떨어진 고시원에 살고 있습니다.

 

2. 학교 기숙사는 신청했습니까?

 

C군 : 제가 입학할 때는 학교에 기숙사가 없었어요. 2014년 2학기, 제가 3학년 2학기일 때 일반학생을 위한 기숙사가 마련되었어요. 그래서 기숙사를 신청했었는데, 탈락했어요. 기숙사가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적지만 기숙사에 살고 싶어 하는 인원은 많아서 경쟁이 치열한 것 같아요. 

 

기숙사 수용인원을 정확하게는 모르겠는데, 기숙사 건물이 여자, 남자 한 개씩, 총 2개 있어요. 여자건물 같은 경우 5층까지 있고 한 층에 방이 10개 있어요. 6인실 방이 2개, 4인실 방이 4개, 2인실 방이 4개 있어요. 한 층에 대략 36명이 살고 있고 5층까지 모두 합하면 대략 180명이 살고 있어요. 남자 기숙사도 마찬가지고요. 결과적으로 대략 남녀 합해서 360명의 학생만 기숙사에 살 수 있어요.

 

지금은 4학년인데, 4학년은 기숙사에 살지 못한다고 해서 신청을 못 했고요. 결과적으로 1학년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계속 자취방에서 살아야 해요.

 

 K양 : 저희 학교는 기숙사 시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3. 자취를 하면서 불편 한 점은 무엇입니까?

 

C군 : 가장 부담이 되는 건 비용이에요.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50만 원인 방에서 살고 있고 공과금은 따로 내고 있어요. 현재 부모님이 방값을 부담해주시고 계시는데, 부모님 소득에서 1/4 정도를 차지하는 금액이라서 생활비는 아르바이트하면서 충당하고 있어요. 학교수업과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면 개인적인 시간이 거의 없어요. 보고 싶은 책이나 영화도 볼 시간이 부족하고 전공 공부할 시간도 넉넉하지 않아요.


지방보다 상대적으로 자취방 비용이 비싼데도 시설은 그렇게 좋지 않아요. 위치 자체가 높은 곳에 있어서 수압이 낮고 방 여기저기 곰팡이도 피어 있고요. 위치도 학교랑은 가까운데, 역세권이랑은 멀어요. 버스를 타고 20분 정도를 가야지 지하철역이 나와요.

 

K양 : 현재 저는 보증금이랑 공과금 없이 월세 29만 원 고시원에서 거주하고 있는데, 비용이 일반적인 자취방보다 저렴하다 보니 불편한 점이 많이 있어요. 첫 번째로 방음이 너무 안 돼요. 어느 정도 방음이 안 되느냐면, 옆집에서 봉지에서 물건을 꺼내는 소리까지 모두 들려요. 


두 번째로 안전문제가 있어요. 고시원 계약할 때, 학생만 거주하니까 안전문제는 걱정 없다고 들었어요.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인데, 고시원에 로비가 있어요. 그곳에 고시원을 관리하시는 분이 빵이랑 잼을 놔둬요. 방이 답답해서 그쪽에서 과제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고시원에서 처음 보는 어떤 중년 남성분이 로비에서 서성거리고 있었어요. 고시원에 몇 개월 살면 같은 층에 있는 사람들과 교류는 없지만 누가 몇 호에 살는지 정도는 알아요. 그런데 처음 본 아저씨가 로비에 서성거리는 게 무서워서 방으로 들어왔어요. 나중에 관리하시는 분에게 말해서 CCTV를 확인해 보니까, 빵이랑 잼을 훔쳐갔어요. 


이런 불편한 점 외에도, 학교랑 거리도 멀어요. 학교까지 걸어서 30분 거리예요. 학교랑 거리가 가까운 고시원은 가격이 지금보다 10만 원 이상 비싸요. 저렴하게 살려고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이런 불편한 점들은 감수하면서 살고 있어요.

 

 

고향은 서울이지만, 지방에서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학생들 인터뷰.

 

인터뷰 대상은 2명이다. 한명은 남학생으로 고향은 서울 왕십리이고 현재는 공주에서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다른 한명은 여학생으로 고향은 서울 목동이고 현재는 대전에서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학생들의 신원 보호를 위하여 익명으로 처리했다. 공주에서 생활하는 남학생은 P군, 대전에서 생활하고 있는 여학생은 J양으로 대체했다.

 

1. 현재 어떤 형태의 주거생활을 하고 있습니까?

 

 P군 : 현재 학교와 걸어서 15분 정도 소요되는 곳에서 자취를 하고 있어요.

 J양 : 현재 학교와 걸어서 5분정도 소요되는 곳에서 자취하고 있어요.

 

2. 학교 기숙사는 신청했습니까?

 

P군 : 2015년 2학기 기숙사 신청을 해서 합격했어요. 신입생이던 2009년에 기숙사에 살아본 경험이 있어요. 그 이후 군대를 제대하고 2학년 1학기부터 현재(4학년 1학기)까지 지금 사는 방에서 자취했어요. 마지막 학기에 도서관이랑 가까운 기숙사로 거취를 옮겨서 취업에 집중하고 싶어서 기숙사를 신청했어요.

 

J양 : 신청하지 않았어요. 3학년 때까지는 기숙사에서 생활했었는데요. 4학년이 되고 나서는 혼자 살고 싶어서 자취하게 되었어요. 학교 주변 자취방이랑 기숙사 비용이 비슷해요. 식사를 포함한 기숙사 비용이 대략 120만 원 이고 자취방은 보증금 100만 원에 공과금 포함해서 32만 원이에요. 인문대 학생이라서 보통 수업을 거의 인문대학교 건물에서 듣는데, 기숙사에 인문대학교 건물까지 이동 시간보다 자취방에서 인문대까지 이동 시간이 가까워요.

 

3. 자취를 하면서 불편 한 점은 무엇입니까?

 

 P군 : 자취하면서 가장 불편한 점은 음식을 대부분 사 먹어야 돼서, 비용도 많이 들고 인스턴트 위주로 사 먹다 보니 설사도 자주 하고 건강도 해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매일 규칙적으로 밥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기숙사를 신청하게 되었어요.

 

 J양 : 학교 주변 번화가에 살다 보니까, 안전하고 편의시설이 많은 것은 좋은데, 가끔 밖에서 들려오는 소음 때문에 잠을 설친 적이 몇 번 있어요. 그리고 모든 자취생의 공통적인 문제는 아마 밥을 어떻게 해결할까? 하는 문제일 것 같아요. 저도 P군과 마찬가지로 인스턴트 제품 위주로 사 먹다 보니까 비용이 만만치 않아요.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대학생들과 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대학생들의 인터뷰를 한 결과, 가장 큰 차이는 비용 부분이다. 서울에서 보증금 500만 원, 월세 50만 원의 방은 교통편도 불편하고 시설도 낙후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방에서 이 정도 가격이면, 방 2개가 있는 넓은 집에서 생활할 수 있다.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하는 학생들은 값비싼 월세를 내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으며 여가생활은 물론 공부를 할 시간도 빼앗기고 있다. 또한 비싼 방값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선택한 고시원 생활은 안전문제, 낙후된 시설에서 살고 있다. 이에 반해 지방에서 대학생활을 하는 학생들은 월세에 대한 부담은 언급이 없었으며, 식비에 대한 문제를 불편함으로 호소했다.


두 번째 차이는 학교 기숙사 문제이다. 서울에 있는 대학교는 기숙사가 없는 경우도 있었으며 기숙사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기숙사 충원율이 대학 평가지표에 반영되기 때문에 급하게 소수의 인원을 채우고 있는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이에 반해 지방에 있는 대학들은 기숙사 시설이 좋으며 수용할 수 있는 인원도 많다. 자취방에서 기숙사로, 기숙사에서 자취방으로 주거를 옮기는 것도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하는 취재원들에게 지방 국립대학의 기숙사 규모와 시설에 관해서 설명하자 놀라움과 감탄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 

최근 정부는 서울의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대학생들을 위한 행복주택 1만 가구를 추가로 지정했다. 하지만 행복주택의 많은 부분은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에게 돌아가고 대학생 소수만이 행복주택의 혜택을 볼 것이다. 서울 대학생 주거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은 기숙사를 신축하는 방법이다. 고려대, 이화여대 등에서 신축계획을 발표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인하여 무산되었다. 대학교 기숙사 신축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자기의 기득권만을 챙기지 말고 대학생들도 같은 주민이라는 관점에서 서울 대학생 주거문제를 공동체의 문제로 받아들이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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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기숙사 기획기사>

기숙사 룸메이트 강제배정은 공동생활을 통한

건전한 인격형성의 취지에 걸맞는 제도인가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김애란의 소설 <침이 고인다>는 주인공이 후배를 자신의 자취방에서 지내게 하며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주인공은 후배와 알게 모르게 갈등을 겪고 지낸다. 그러나 자취방 룸메이트는 별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룸메이트로 데려올 수 있기 때문이다.

 

룸메이트라는 단어가 존재하는 공간으로 자취방 말고 기숙사가 있다. 기숙사 신청을 할 때 본인과 같은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본인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한 대학들도 있지만 아닌 경우들도 여전히 있다. 고려대, 연세대 송도캠퍼스, 청주교대, 단국대, 동의대, 대구가톨릭대, 울산과기원 등이다. 명분은 “공동생활을 통한 건전한 인격 형성”이다.

 

여기서 과연 이 명분이 달성되고 있는지, 합리적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주거라는 것은 인간의 3대 생활 요소인 의식주 중의 하나이다. 그만큼 개개인의 주거는 존중되어야 한다. 극소수의 미성년자들을 제외하면 모두 성인인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제적인 제도를 통해 건전한 인격을 형성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일까. 합리적인지 여부를 제쳐두고서라도 과연 그 제도로 건전한 인격이 형성되고 있을까.


실제로 강제적으로 룸메이트를 임의 배정받고 있는 기숙사생들과 인터뷰를 해보았다.

 

1. 기숙사를 구조적으로 보았을 때 룸메이트와 어느 정도로 공간과 생활을 공유하십니까? 타 대학과 비교했을 때 재학 중인 대학의 기숙사만 가진 특이한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A씨 : 아파트 형식으로 되어있으며 1개 건물을 제외한 나머지 2개 건물은 공동으로 사용하는 부엌(조리기구 X)과 거실, 그리고 3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다. 룸메이트와는 책상, 옷장, 침대를 제외한 모든 공간을 공유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B씨 : 룸메이트와 샤워실을 공유하며 보통 화장실도 공유한다. 방의 경우 딱 절반 나눠서 쓰는 편. 타 대학과 비교해서 우리 학교는 홈메이트라는 게 있다. 공동 구역을 두고 각자 생활 공간이 따로 있는 구조인데, 거실 1개에 방이 4개 있는 아파트를 생각하면 편하다.


2. 강제적인 룸메이트 임의 배정으로 겪으셨던 일화 등 불편한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A씨 : 일단 서로의 성격에 차이가 나면 끝도 없다. 말이 많은 사람과 말이 적은 사람의 만남이라든가, 기상시간이나 취침시간이 다르다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취침시간 차이로 인해 학기 중 룸메이트를 바꾸거나 기숙사를 퇴사하는 경우도 있다.

 

B씨 : 룸메이트는 서로 고를 수 있으므로, '홈메이트'에 초점을 맞춰 설명하겠다. '공유지의 비극' 이라는 한 단어로 쉽게 설명이 가능할 것 같은데, 공동 구역을 무책임하게 쓰는 사람이 너무 많다. 주기적인 청소 등 바람직한 생활 태도를 모든 홈메이트들에게 바라기가 많이 힘들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또, 거실의 넓이에 비해 사용하는 사람 수가 너무 많아서 개인 비품을 보관하기가 여의치 않다. 마지막으로, 에어컨이 거실에만 비치되어 있는데 이로 인해 서로 사용을 조율하기가 힘들고, 이용료(전기료) 납부의 형평성에 문제가 크다.

 

3. 강제적인 룸메이트 임의 배정으로 “공동생활을 통한 건전한 인격 형성”이라는 취지가 달성된다고 보십니까?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A씨 : 인격형성을 위한 강제 룸메이트 배정이라는게 애초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모르는 사람들과 처음 만나서 서로 맞춰 둥글게 둥글게 살라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 같은데, 기본적인 선택권을 침해하는 규칙이라고 본다. 이미 대학생활을 하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규칙에 적응하고 있는데 말이다. 한 학기 100만원이 넘는 비싼 기숙사비를 내고 - 심지어 학비에 육박하는 학교도 있는데 - 내가 편한 생활을 못한다면 누가 기숙사에 살려고 하겠는가?

 

B씨 : 전혀. 운용할 취지 자체가 모호한 제도이고, 따라서 이로부터 건전한 인격 형성 등의 긍정적 효과를 얻긴 매우 힘들다.
또한, 공동 공간을 올바르게 사용하지 않는 홈메이트들에 대한 제재가 전혀 되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신고할 경우 홈메이트끼리 잘 타이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아주 관대하게 해석해서 남들과의 충돌을 조율하는 법을 배우라는 의도가 있다고 쳐도 이게 한두 번이어야지 계속 반복되면 짜증만 나게 된다.


성인이고 시설에 대한 대가를 정당히 지불하고 이용하는 나는 누군가로부터 교훈이나 제도를 강요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심지어, 이게 무료로 이용하는 시설이라 하더라도 이건 마찬가지이다.


공동생활을 통한 건전한 인격 형성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기숙사 내에서 강제로 모르는 사람과 생활하게 함으로써 이루어질 일은 아니다. 또한 대학생들은 이미 여러 강의와 대외활동 등을 통해 공동생활을 접하고 있고 건전한 인격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기숙사에 돈을 지불하고 그 안에서 생활하는 이유는 안락한 생활을 하고자 함이지 인격을 형성하려고 학생들이 그 안에서 생활하는 것은 아니다. 가뜩이나 대학생들의 주거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 안식처인 기숙사까지 엉뚱한 이유로 학생들의 접근을 어렵게 하면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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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주거 고시원 기획기사>

 

월세 40만 원짜리 '인생 고시생'

[진보정의연구소 블로그기자단] 서울 청년가구 30% '주거 빈곤'

 

"결국 나는 소리가 나지 않는 인간이 되었다. (중략) 발뒤꿈치를 들고 걷는 게 생활화되었고, 코를 푸는 게 아니라 눌러서 조용히 짜는 습관이 생겼으며, 가스를 배출할 땐 옆으로 돌아누운 다음-손으로 둔부의 한쪽을 힘껏 잡아당겨, 거의 소리를 내지 않는 기술을 터득하게 되었다. 피… 쉬…."

 

1991년 고시원을 배경으로 한 박민규 씨의 단편소설 <갑을고시원체류기> 중 일부다. 하지만 소설 속 고시원은 2015년 현재와 크게 다를 바 없다.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한 고시원, 입구에는 분리수거함이 있다. 복도의 적막감, 천장의 CCTV가 오가는 이들에게 눈치를 준다. 방으로 들어가니, 눅눅함이 피부에 먼저 스민다. 침대 폭은 성인 남자의 어깨너비였으며, 화장실 유리벽과 맞닿아 있다. 책상은 노트북 한 대만으로도 꽉 찼다. 화장실은 서 있는 것만으로도 공간이 비좁았다. 그나마 창은 화장실 변기 바로 옆이 유일하다. 창 크기는 더도 덜도 아닌 딱 한 뼘이다. '딸각!' 옆방에서 전등 스위치 켜는 소리가 선명히 들린다.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한 고시원.                                                                                                   김한주 기자

 

거주 공간에 따라, 1인 청년 가구도 계급이 나뉜다. 최상위층은 전세 오피스텔, 다음은 보증금 있는 월세와 하숙 순이다. 그리고 고시원은 최하위층이다. 그나마 고시생을 찾아보기 어려워, '고시원'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하다.

 

고시원은 사법고시나 임용고시 등 주로 국가에서 시행하는 고시(高試)를 준비하기 위한 곳으로 출발했지만, 1997년 경제위기 후에는 직장인들이, 다음은 일용직노동자로 대표되는 도시빈곤층이, 2010년 이후에는 보증금과 높은 월세를 감당하지 못한 대학생들이 거주하고 있다. 최근 고시원은 '리빙텔' '룸텔'과 같은 저소득층 생활공간으로 상호를 바꾸고 있다.

 

'주거 빈곤'은 최저주거기준미달 가구뿐만 아니라 지하 및 옥상, 비닐하우스, 고시원 등 주택 이외에서 생활하는 가구를 포함한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전체청년가구 중 30.6%가 주거 빈곤에 처해있다. 3가구 중 1가구가 일반적인 주택 외의 곳에 거주하고 있는 셈이다. 1인 가구를 기준으로 볼 때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10년 1인 청년가구 중 36.6%가 주거 빈곤에 처해있으며, 2000년 31.2%, 2005년 34.1%, 2010년 36.6%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창문이 있으면 45만 원, 없으면 35만 원이다. 햇빛이 드는 것이 중요해서 창문이 있는 방으로 들어왔지만, (창문 크기가) 제대로 들어오는 정도가 아니다. 햇빛보다 심각한 문제는 좁은 공간에서 혼자 살아가는 외로움이다. 우울증에 걸릴 것 같아 고시원을 나왔다."
- 서울 구로구 A고시원에서 3개월 동안 거주한 ㄱ씨(여·24)
 

"자유가 없다. 음악도 전화도, 심지어 알람을 틀어 놓는 것도 눈치가 보인다. 충분히 조용히 생활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옆방에서 노크를 한다. 친구를 데려오면 CCTV에 걸려서 퇴실 조치된다. 좀 더 자유로운 자취방을 찾아봤지만, 1000만 원 단위 보증금에 포기했다."

- 서울 신촌 B고시원에서 9개월째 거주 중인 ㄴ씨(남·25)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조교 생활부터 과외까지 온갖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그래도 월세를 감당하기가 부담스러웠다. 2004~7년 하숙은 월에 40만 원이었다. 당시에도 보증금은 턱도 없이 높았다. 없는 형편에 돈을 아끼는 방법은 고시원밖에 없었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도 가진 것이라고는 집 한 채밖에 없었다. 공공기관에 취직한 후에도 한동안 고시원에서 생활했다."

 - 3년간 서울의 여러 고시원을 전전하며 산 ㄷ씨(남·32)

 

무분별한 임대료 증가 규제 위해 "임대차보호법 강화해야…"


민달팽이유니온 정남진 사무국장은 "전체 가구의 주거 빈곤은 하락하고 있지만, 청년 주거 빈곤은 증가하고 있다"며 "대학가 주변 고시원(리빙텔·룸텔 포함)이 늘고 있다는 것은 오히려 청년 주거 빈곤이 늘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또 "신촌의 경우 풀옵션의 월세 원룸, 고급리빙텔이 증가하는 반면, 저렴한 임대주택은 감소하고 있다"며 "대학생들의 주거비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 사무국장은 대책으로 "주택임대차 보호법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시장임대료의 적정 기준을 제시해 임대료가 급등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 이와 함께 정 사무국장은 "헌법에 주거권이 명시돼 있듯 정부는 모든 국민들에게 균등한 주거권을 제공해야할 의무가 있다"며 박근혜 정부의 핵심공약인 '행복주택(공공임대주택)' 정책을 비판했다.

 

'행복주택'은 대학생·사회초년생·신혼부부 등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자격 요건을 기준으로 차등 적용되고 있다.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일 경우 취업 또는 결혼 5년 이내 무주택자로, 부모 또는 본인 소득이 평균 소득의 100% 이하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최근 정부가 주민과 갈등을 빚은 '행복주택' 목동지구 지정을 해제하면서 송파와 잠실 등에서도 시범지구 해제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해당 주민들은 행복주택으로 거주민들의 집값이 하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 사무국장은 "우리나라 중년층 대부분이 자가소유자다. 자산의 약 70%가 부동산이기 때문에 집값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행복주택 지구 지방자치단체들이 중년층 자가소유자와 청년 예비입주자 간 갈등을 풀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지역의 의원이 나서야 한다"며 "공공영역이 나서지 않으면 사적영역 다툼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학등록금 1000만 원 시대, 전세와 월세 보증금마저 1000만 원대를 가뿐히 뛰어넘어 청년 주거 빈곤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하루종일 아르바이트를 해도 생활비를 마련하기란, 턱없이 부족하다. 청년 주거 문제 역시 부모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년들은 오늘도 한 평 남짓한 공간에서 웅크린 채 잠들고, 눅눅한 공기를 마시며 일어난다. 고시원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청년들, 언제쯤 월세 40만 원의 '인생 고시'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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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과 정치 기획기사>

 

청년문제는 ‘민주주의 밖’의 문제

 

알바노조, “새로운 노동시장환경에 맞춘 새로운 노조 필요”
청년당원, “기성정치 대안으로써 청년의 정치참여 활발해야”

 

 

 

3포, 5포…11포까지 나왔다. 청년들은 취업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지만 실업률은 10%를 웃돌고 있다. 사회가 청년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년의 삶은 나아지고 있지 않다. 정계에서도 여론에 의해 청년문제를 언급하고 있지만 ‘마케팅 수단’으로 전락되고 마는 경우가 다반사다.


조성주 정치발전소 공동대표(현 정의당 부설 미래정치센터 소장)는 ‘청년유니온’을 조직, ‘2세대 진보정치’이미지로 당대표 경선에서 17%의 득표율을 얻었다. 득표율에는 ‘차세대 리더십에 대한 기대감’‘ 청년문제의 대두’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지만 청년들의 삶이 전혀 나아지지 않자, 청년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단체를 조직하기 시작했다. 많은 청년조직은 과거 학생운동만을 위한 청년집단의 틀을 넘어, 실질적으로 성과를 내는 집단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들을 만나보고 청년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조성주 대표에게 들어봤다.

 

■ 알바노조, “새로운 노동시장환경에 맞춘 새로운 노조 필요”

 

알바노조 조합원 ㅈ씨(남·23)는 “한국사회에서 ‘알바’라는 딱지가 붙으면 왠지 법을 안 지켜도 될 것 같다. 알바가 노동자로서 권리를 주장하고, 노조활동을 하는 것은 어색하다. 하지만 노동환경 처우개선이 가장 시급한 노동계층은 알바다. 그래서 알바도 ‘노동자’라는 정체성이 필요하다”며 아르바이트도 ‘노동자’임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사회에서 알바노조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기성노조라 하면 대공장 정규직 노조를 떠올리기 쉽다. 80년대 민주노조 건설은 한국사회에 큰 전환점이 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흔히 말하는 ‘대공장 정규직 노조 아저씨’들은 최저임금 1만원에 관심이 많지 않다. 현재 최저임금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알바는 200만명에 달하며 대부분 청년이다. 이제 ‘노동자’의 의미가 바뀐 것이다. 새로운 노동시장 환경에 맞춘 새로운 노조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그는 청년노동문제 해결을 위해 “알바노조의 의제를 사회적으로 알리고, 기성정치세력을 자극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저임금 1만원 사례가 그러했다. 의제 선언을 넘어 현장에서 뜻 있는 사람과 같이 꾸준히 투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 청년당원, “스펀지 같은 청년의 강한 흡수력”

 

정의당 당원인 ㅂ씨(남·27)는 정의당 청년위원회에서 기획과 홍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노동자, 서민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청년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으로서 당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청년의 정치참여에 대해 “기성정치의 대안으로써 중요하다. 청년문제는 청년이 제일 잘 안다”며 “직접 겪어본 자가 가장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경험이 부족한 게 흠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스펀지 같은 강한 흡수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의당 당대표로 출마했던 조성주가 청년들에게 길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조성주는 말만 그런 것이 아닌 실질적으로 청년들의 주머니를 챙겨줬다. 최근 청년정치인들은 학생운동으로 유명해지고 정계에 입문했지만 성과가 없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조성주는 직접 세대별 노조를 조직하여 콘텐츠를 생산해냈다. 이제 청년세력은 ‘운동’, ‘젊은 얼굴마담’에서 벗어나 직접 성과를 내야하는 국면에 부딪혔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보는 청년조직(단체)에 대한 시각도 꽤 달라졌다. 이제는 ‘실질적으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시선이 새로 자리 잡았다. 조 대표가 조직한 청년유니온은 30분 배달제 폐지, 커피전문점 주휴수당 지급 등의 성과를 냈다.

 

■ 조성주, “청년문제는 ‘민주주의 밖’의 문제”

 

지난 27일 조성주 정치발전소 공동대표를 서울시청년허브센터에서 만났다. 그는 청년문제를 비롯한 많은

사회문제는 '민주주의 밖'에서 나타난다고 말했다.                                                            김한주 기자

 

조성주 정치발전소 공동대표는 정의당 대표 경선에서 17%의 득표를 얻었다. ‘청년의 아이콘’이 ‘진보의 미래’로 떠올랐다. 이른바 ‘조성주 열풍’이었다. 그가 내세운 ‘세대교체론’이 주목받았다. 청년문제에 앞장서온 그는 청년과 노년, 세대를 구분 짓지 않았다. 단지 ‘생물학적 나이’의 접근이 아닌 ‘정치가 대변하는 범위’를 강조했다.


조 대표는 “청년이 겪고 있는 문제는 단순히 특정 연령대에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밖’에서 나타나는 문제다. 우리가 대변하고 있는 범주를 생각해야 한다. 그랬을 때 범주 밖에서 나타나는 청년문제를 포함한 각종 사회문제를 모두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며 “세대별 문제가 세대갈등을 형성한다는 것은 오해다. 그 사회문제가 왜 특정세대에만 집중되는지 사회전체가 같이 고민해야한다”고 말했다. “내가 말한 ‘2세대 진보정치’는 단순히 ‘세대교체’가 아닌 한 단계 진화한 진보정치, 진보정치의 변화를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한국사회에서 세대별 노조(단체)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한국사회의 노동시장이 달라졌다. 과거, 노동은 공장에 국한됐다. 사회가 발전하여 현재는 다양한 산업, 다양한 노동형태가 나타났다. IMF이후 200만명의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생겼다. 청년실업도 크게 늘었다. 기존의 노조에서는 이들을 포괄하지 못했다. 이들을 위해 새로운 형태의 세대별 노조가 필요한 것이다. 청년뿐만이 아니다. ‘노년유니온’도 생겼듯 노년도 마찬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정책이 세대갈등을 조장하는 것에 대해 조 대표는 “노동시장문제가 세대갈등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세대갈등인 것처럼 부추긴다거나, 정부가 추진하고 싶었던 노동개악을 개혁으로 포장하여 발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청년들은 이에 무조건 반대만을 외쳐선 안 된다. 청년집단은 영리하게 대응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대안은 이것’이라고 제기해야 한다. 이제는 실력으로 밀어붙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또한 “청년유니온 등 청년단체가 주장하는 것은 보편적 복지다. 청년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애초에 특정 세대만을 위해 정치가 설계될 수도 없다. 전체사회에 이익이 돼야한다. 정부정책도 마찬가지다. 청년과 중·장년 모두가 이익이 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으로 비교했을 때 한국의 청년문제는 심각하다. 그래서 더 많은 청년들이 정치에 진출하고 스스로 실력을 키워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 세대별 단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

 

청년들은 더 이상 사회에 “해 달라” 말하지 않는다. 청년들은 자신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관심이 많이 부족하다. 2010년 청년유니온은 만들 당시, 정부에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여러 이유로 5번이나 거절당했다. 소수의 청년들이 문제의식을 느끼고 세대별 노조(단체)를 조직하고 있지만 이처럼 단체들이 한국에서 살아남기는 힘들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세대별 노조(단체)는 사회에서 많은 역할(30분 배달제 폐지, 커피전문점 주휴수당 지급 등)을 해냈다.

 

작은 변화부터 일궈나가는 단체들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에서 성장한다. 그 이후에는 ‘실력’이다. 조 대표는 ‘실력으로 이기는 청년’이 되기 위해 첫째로“정치와 사회를 제대로 공부할 것”, 둘째로 “자신이 무엇을 대변할지, 관련된 현장의 경험”을 강조했다. 청년문제를 위해 직접 몸으로 부딪히고 있는 한국사회의 ‘미래’들은 자신들만을 위해 뛰는 것이 아닌 전체 사회를 위해 뛰어야 한다. 이 청년들과 함께 ‘민주주의 밖’으로 나아가 청년문제를 포함한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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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정치센터] 이슈페이퍼(20150818).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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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일심회’ 사건의 불똥이 민주노동당에 옮겨 붙다.

 

 

민주노동당은 국가보안법체제 하의 공안세력에게 종종 먹잇감을 제공했다. 원내 정당이 된 민주노동당은 국민들이 주시하는 ‘공당’으로서 남북관계와 관련된 정치활동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해야 했다. 진보-개혁진영으로부터 악법으로 비판받고 있는 국가보안법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엄연한 실정법인 이상 당직자가 연루된 국가보안법 위반사건은 민주노동당이 애써 쌓아온 긍정적 이미지를 한순간 물거품으로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민주노동당이 원내에 입성하기 전에 발생한 2003년 8월의 세칭 ‘강태운 고문 간첩사건’은 민주노동당의 국가보안법 취약성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당시 공안부에서는 강태운고문이 일본에 거주하는 공작원 박춘근에게 포섭되어 민주노동당 관련 자료와 국내정세 분석 자료를 전달하고, 중국의 북한 대외연락부 부과장 김문수 등 북한 공작원들과 접선을 계속해왔다며 강고문을 국가보안법 상 간첩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민주노동당으로서는 날벼락이 아닐 수 없었다. 민주노동당은 강태운씨를 ‘통일운동가’로 예우해 고문에 위촉했을 뿐 당내 일에 관여하지 않은 인사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구언론들은 민주노동당의 해명을 무시하고 강고문이 민주노동당의 정강 정책에도 깊숙이 개입한 듯 소설을 써댔다. 당시 민주노동당은 “강고문의 활동내용에 문제가 있다면 민주노동당은 고문직 해촉과 당적 박탈 등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선을 그을 수밖에 없었다.

 

국가보안법은 위반사건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불의의 율법이다. 따라서 합법 대중정당인 민주노동당으로서는 국가보안법체제를 상수로 놓고 당을 규율하지 않으면 당이 연루된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의 리스크를 감당할 수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원내 입성 이후 2006년 10월에 발생한 소위 ‘일심회’ 간첩단 사건은 민주노동당의 뒤통수를 친 끔찍한 재앙이었다. 검찰은 북한 공작원과 접촉한 혐의로 민주노동당 전 중앙위원 이정훈, 개인사업가 장민호(마이클 장), 모 학원장 손정목, 민주노동당 사무부총장 최기영 등을 체포했다. 보수 언론은 6.15선언 이후 최대 간첩단 사건이라며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민주노동당의 연루 사실을 부풀렸다.

 

그러나 재판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이 사건은 연루된 이가 마이클 장 등 4인에 불과했고, 강령과 규율을 별도로 정하지도 않았고, 조직을 결성한 것도 아니었으며, 구성원 서로가 조직의 구성원이라는 사실 자체도 몰랐다는 점에서 ‘이적단체를 구성’한 것도 아니었다. 한마디로 ‘일심회’는 조직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심지어 이들이 북한 공작원에 제공했다는 국가 기밀이라는 것조차 민주노동당 사업계획이나 ‘자민통 서울모임’ 내부 회의자료 정도여서 대부분 무죄 판결을 받았고, 유죄 증거물조차 “국가 안보를 위협할 만큼 중대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등 사실상 ‘태산명동에 서일필’식으로 전형적인 부풀리기 수사의 산물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사건에 연루된 민주노동당의 당직자가 344명의 당직자 성향분석 자료를 작성해 소위 ‘본사(북측)’에 넘긴 사실이나 “김정일 장군께 충성의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는 따위의 맹세문을 보내는 등 친북 일탈행위는 국민들을 납득시킬 수 없는 것이었다.

 

이에 당 내부에서는 “국가보안법 위반 이전에 당직자 신상정보 유출은 심각한 인권침해이며 진보운동의 일탈행위”라는 비판이 일었다. 그러나 자주파 인사들은 “당을 음해하려는 검찰의 공작”이라고 일축하고 국민이 납득할만한 공식 브리핑이나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2003년 강고문 사건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던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공식적 대응이 이렇게 모호해지면서 세칭 ‘일심회’사건의 불똥은 민주노동당 전체로 옮겨 붙었다. 보수세력은 연일 민주노동당을 ‘친북당’, ‘간첩당’이라고 몰아붙였다.

 

당시 심상정의원은 “당이 진상조사를 통해 깨끗이 해명하고 일탈행위엔 국민적 눈높이에 맞는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도부에 촉구했으나 ‘책임 있는 조치’는 굼뜨게 유보되었다.

당 내부에서 제기된 비판의 핵심은 ‘일심회’사건은 공안세력이 부풀린 작품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으나 문제는 그들이 만들고 싶어 하는 ‘작품’의 재료를 끊임없이 공급해주는 당 내부의 취약성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당시 ‘일심회’ 사건에 수세적인 대응으로 일관하는 진보세력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박노자교수 조차 “민족해방파(NL)에 대한 제 솔직한 의견을 묻는다면 한국 진보운동이 앓고 있는 ‘소아병적 질환’이라고 답하겠다. 민주노동당에 표를 주고 싶어도 거기에 주사파가 너무 많아 주저한다는 사람들을 수도 없이 봤다”며 “운동담론이나 당 차원에서도 북한의 국가주의 지배이데올로기를 무슨 ‘민족해방 이념’ 쯤으로 착각하는 분들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할 정도로 민주노동당은 국가보안법 리스크를 짊어지고 다니는 정당이었다. 결국 자주파가 “동지를 버릴 수는 없다”는 입장을 견지함에 따라 민주노동당의 국민적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북한 추종 노선에 대한 온정적 태도를 비판하는 측의 분당 압력도 점차 커져갔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 맞서 비합법 운동을 해왔던 이들이 제도권 대중정당에서 일하기로 했다면 각종 제도적 제약을 감안하고 이른바 ‘체제 안에서 일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체제 안에서 일하며 민주주의의 힘으로 체제를 넘어서는 운동이 진보적인 대중정당 노선이라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 민주노동당의 키를 쥐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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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갈등 기획기사>

아버지가 말한 ‘노력하는 모범생’더 이상 안 통해

 

세 명의 친구 A와 B, C를 만났다. 갓 대학에 들어온 스무 살이라는 것 외에 학교도, 관심사도, 하는 활동도 모두 다른 친구들이었다. 아, 공통점이 또 하나 있다. 이들이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청년들이라는 것이다. 요새 대한민국 청년들은 힘겹다. 그들은 다른 길에는 눈도 주지 않고 ‘명문대-로스쿨/대기업/고시’의 탄탄대로를 걸을 것만을 기대받는다. 그 길의 문은 좁아서 높은 스펙을 맞추는 건 ‘기본’이고, 거기에 자신도 모르는 자기만의 색깔에 맞는 양념이 될 활동들을 넣어야 한다. 갑갑하지만 그 외의 다른 길을 찾기엔 너무 위험하다. 그리고 자조적으로 일명 ‘금수저’ 들은 이런 게 필요 없다며 한탄한다. 지금의 청년들은 맘 편히 부모들의 시대착오적 바람을 따를 수도 없기에 내적인 ‘세대갈등’을 겪지만, 그 외의 다른 길을 찾을 ‘자기결정권’ 또한 없는 세대다.


우선 명문대 진학부터 이야기해보자. 스스로가 신경 쓰지 않더라도 부모님이나 친척, 사회적 분위기로부터의 명문대에 대한 압박을 받아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여전히 ‘명문대 진학’은 성공을 위한 첫 단계로 여겨진다. 그리하여 청년들의 삶은 우선 자신의 대학이 어디냐에 따라 등급이 매겨진다. A는 “부모님이 명문대에 진학하지 않으면 금전적 지원을 아예 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소위 ‘지잡대’를 나온 애들보다 명문대 출신이 인성도 더 좋을 거란 근거 없는 학벌주의적 편견을 가진 이들도 주변에 많았다”고 말했다. B 역시 “명문대를 가야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더 수월하게 살 수 있다고 말씀하시며 부모님이 부담을 주셨다”라며 C와 함께 공감했다.


그들에게 부모들의 생각 즉 ‘이러한 학벌주의, 엘리트주의가 우리 사회에서 큰 권력을 갖고 주도권을 형성하고 있다는 생각’에는 동의하느냐는 질문에는 모두 침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뿐만 아니라 앞으로 이런 상황이 더 확대되었으면 확대되었지 개선되지는 않을 거라며 부정적인 반응들을 내놓았다. C는 “해체, 확대보다는 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욱더 교묘하고 인지하지 못하게 학벌이 작용하는 사회가 되는 것이다. 확대라고 봐도 무방하긴 할 것 같다. 이전에 유럽에 가서 노동자 한 분을 만났는데 자기는 평생 대학교수를 만난 적이 없고 평생 그런 사람과 밥을 같이 먹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라 말했는데 그 씁쓸한 현실이 한국에서도 재현되고 있는 것 같다”며 의견을 피력했다.


 A 역시 “해체되려면 궁극적인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인식해야 하는데, 지금의 청년들은 입시도 취업도 힘들고 사회 자체가 암울하니 현 교육제도가 어떤지, 이에 대한 기성세대의 책임은 어떠한지를 인식하기도 어렵고 인식하고 있다 해도 이를 행동으로 옮길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한다. 인식한다 해도 지금 당장은 먹고살기 힘드니 내가 명문대 가고 대기업 가서 살아남는 게 중요하니까. 청년으로서 외쳐야 하는 사회적 목소리를 현실적 문제 때문에 잠시 미뤄두다 보면 어느새 그 청년들이 기성세대가 되고, 이게 반복되니 해체될 수가 없는 거다”며 각박한 현실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학벌이 중요한 권력으로 작용하는 현실을 인정한다는 것이 이들이 부모님의 ‘노력해서 명문대를 가면 성공 한다’는 공식마저 인정한다는 뜻은 물론 아니다. 아니, 오히려 부모님 세대와 지금 세대가 다르다는 것을, A의 말대로 “진학 방식이 이전 세대와 달라졌다는 걸, 현세대의 청년들이 단순히 앉아서 공부하는 것 외에 많은 것을 요구받는다는 걸 부모님들은 이해하지 못 하는” 것에 분노한다.


아버지, 어머니 시대에는 공부해서 소위 말하는 SKY 대학에 들어가면 사회적, 물질적 성공은 손에 들어오는 거라 믿었다. 공부 열심히 해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직장에 가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스펙 자체도 다르다. 과연 부모님 세대에 대기업에 갔던 명문대 출신 학생의 스펙이 현재 그 대기업에 원서를 넣었다 떨어진 학생의 스펙보다 좋을까. 요새와 같은 스펙 상향 평준화 시대에, 스펙만 보면 후자가 더 월등할 거라 감히 예측한다. 예전과 경쟁의 강도가 달라졌다. 학점 인플레의 난관을 뚫고 항상 4점대의 성적을 유지해야 하며, 경력이 될 대외활동도 부지런히 쌓고, 어학 성적이며 각종 자격증도 따야 하는 지금의 세대지만, 부모님들은 이를 모른다. 안다 하더라도 개천에서 용 나는 게 가능했던 이전의 환상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이전 세대보다 심해진 스펙 경쟁이, 청년들에게 절망감을 주는 이유는 결국 스펙을 쌓는 능력 역시 돈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나 과외 등으로 스스로 등록금을 벌어야 하는 대학생들은 스펙을 쌓을 시간조차 없다. 그보다 조금 여유가 있더라도 돈이 더 많을수록 더 좋은 스펙을 쌓을 수 있는 건 당연하다. A는 고등학교 동아리 활동 중에 독일에 다녀와야 했다. 비행기와 체류 값으로 오백만 원 가까이 들었다. 좋은 경험이긴 했지만, ‘돈으로 스펙을 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럴 뿐만 아니라 대학 입시 때는 주변에서 몇 백만 원, 천 만 원 하는 입시 카운슬링을 받는 급우들을 보며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다. A는 그런 카운슬링을 받은 애들이 확실히 대학을 더 잘 간다고 했다. 우리 사회에 학벌은 중요한 권력이고 계층이지만, 단순히 예전처럼 열심히 공부해서 그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기란 어려워진 것이다.


‘노력하는 모범생’, 즉 교육을 통한 계층의 사다리 타기가 이제는 환상이라는 것은, 각종 통계에서 잘 드러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행한 <사회 이동성 복원을 위한 교육정책의 방향> 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출신 서울대 입학생의 특목고 출신 비율은 2002년 22.8%에서 2011년 40.5%로 크게 늘었고, 강남 3개 구(강남·서초·송파) 출신은 25.2%로 전체 입학생 중 약 3분의 2가량이 특목고 및 강남 3구 출신이었다. 서울지역 고1 학생의 가구소득 역시 학교 유형별로 큰 차이가 났는데, 특성화고의 경우 500만원 초과인 집은 4.8%, 200만원 이하인 집은 57.0%인 반면 특목고는 반대로 500만원 초과인 집이 50.4%, 200만원 이하인 집이 15.0%에 불과해 명문대, 특목고 진학률에 계층 간 격차가 심화됨을 보여준다.


이러한 통계 자료를 들이댈 것도 없이, 청년들은 이미 이 문제를 민감하게 느끼고 있다. 요새 많이 쓰이는, 부잣집에서 태어난 이들을 가리키는 ‘금수저’라는 말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나 SNS에 가면 금수저에 대한 글이나 댓글이 참 많다. 그들의 결론은 하나다. “이 나라에선 밑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금수저로 태어나기만 하면 끝이다!” 이 시대 청년들의 좌절감과 그 원인을 이보다 잘 보여주는 말이 있을까.


이처럼 청년들의 좌절감과 오프라인에서는 표현하지 못한 청년들의 내적 세대갈등을 나타내는 또 다른 온라인 단어는 ‘헬조선’이다. 한국이란 나라가 지옥 같다는 거다. 신동아에 실린 헬조선에 대한 기사에 달린 기성세대들의 반응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이렇게 멍청한 세대가 또 있을까? 놀고 즐기고 얻어 처먹는 데 익숙한 거지들…. 복에 겨운 놈들”“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식들도 서로 다르다. 잘난 놈 있고 못난 놈 있고 부지런한 애, 게으른 애…. 머리 좋은 애를 끌어내려 못난 애와 맞출 수는 없다.”“다 배때기가 불러서 그래. 어렸을 때 밥 한 번 굶어본 적 없고 고생해본 적이 없으니 정신력이 나약해질 수밖에” 이는 ‘노력하는 모범생’ 논리의 연장선이다. 노력하면 되는데 너희 세대는 배가 불러 정신력이 나약하니 되겠느냐는 것이다. 청년들은 이에 ‘하라는 대로 노력해도 이 사회는 불가능하다’고 맞서는 것이다. 세대갈등은 이렇게 심화된다.

 

 

 

▲ 신동아에 실린 헬조선에 대한 기사 헤드,

청년들의 좌절감을 보여준다.

 

물론 청년들이 다른 길을 찾아볼 의지, 사회를 바꿀 의지도 없이 무작정 비난만 한다고 나무랄 수도 있다. 그러나 도대체 다른 길을 어떻게 찾는단 말인가. ‘명문대-로스쿨/대기업/고시’에서 벗어난 다른 길은, 곧 ‘비정규직’으로 인식되고 이는 불안정하고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받아들여진다. 사회적 안전망이 뒷받침되지 않은 사회에서 이는 곧 추락을 뜻한다. 포털 사이트에 당장 ‘비정규직’이라 치고 기사 제목만 쭉 훑어보라. 고공농성, 과로로 인한 사망, 실업, 고용안정…. 다른 길을 찾아보라는 건 자살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느껴진다. 그리하여 좁고, ‘금수저’들에게 밀리는, 무한경쟁의 숨 막히는 궤도임을 알면서도 청년들은 그 길에 오를 수밖에 없다. 그 궤도 안에서 사회 변혁을 위한 목소리를 내는 건 꿈도 꿀 수 없음은 물론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미 우리 세 청년의 말 속에 답이 있다. 기성세대가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그들의 세대와 청년의 세대가 다름을 알고, 기존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하여 ‘노력의 부족’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했던 우리 사회 계급의 하층에 존재했던 사람들에게 눈길을 돌리고, 이들이 사회적 약자가 된 것이 절대로 노력하지 않아 명문대에 못 가고, 좋은 직장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구조에 있다는 점을 인정함으로써 이들을 위한 안전망을 마련해줘야 한다. 청년들에게 도전했다가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확신을 사회적 안전망을 통해 보여주어야 청년들도 명문대에 목숨 걸지 않고 스스로 길을 결정할 수 있다. 청년들 역시 이 상황에서 할 방법이 있다. 아무리 현실이 각박하더라도 계속 사회에 대한 관심과 희망을 놓지 않고, 주변 사람들과 연대하는 것이다. 고통 받는 자의 힘은 언제나 연대에 있다. 청년들이 힘든 것은 그 개인이 노력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이 시대 이 땅에 청년으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힘든 자들끼리 연대하라. 연대한 청년들은 강하다. 아무도 그들을 무시할 수 없다. 기성세대와 소통하며 함께 바꿔나갈 수 있다. 연대에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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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삼성 X파일 떡값 검사 실명을 공개한 노회찬
     : “또 다시 이런 상황에 처해도 내 행동은 똑 같을 것”

 

 

 

2005년 8월 18일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국회 법사위원회에서 삼성으로부터 떡값(뇌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전·현직 검찰 고위간부 7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노 의원은 1998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측이 국세청을 동원해 대선자금을 모금한 이른바 ‘세풍 사건’ 때도 현대와 대우, SK는 모두 돈을 낸 것으로 드러났는데 유독 삼성만 빠진 것은 검찰이 삼성 봐주기 수사를 한 것이었으며, 그것은 삼성X파일에서 보듯 삼성의 상습적인 뇌물 공여에 길들여진 검찰에 의한 공모라고 주장했다. 노 의원이 공개한 명단은 김상희 법무부차관에서부터 홍석조 광주 고검장까지 검찰 수뇌부가 망라된 명단이었고 X파일에는 이들 뿐만 아니라 검찰 ‘쥬니어’들에게까지 광범위하게 돈을 살포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노 의원에 의해 명단이 공개된 전·현직 고위 검찰 간부들은 골리앗에게 돌을 던진 다윗을 가만두지 않겠다며 안강민 서울지검장을 앞세워 노 의원을 고소했다. 노 의원은 “나를 기소하려면 그렇게 하라. 나의 행동이 공익에 반한다면, 국민이 알 필요도 없는 내용을 공개하고 사리를 추구했다면 스스로 면책특권을 포기할 것이다. 나 스스로 나의 손목에 수갑을 채울 것이다. 옳다면 해야 한다. 다시 또 이런 상황에 처한다 하더라도 나의 행동은 똑 같을 수밖에 없다”며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황교안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 주도한 5개월간의 수사는 삼성과 떡검의 면죄부 주기로 끝이 났다. 뇌물을 주라고 지시한 이건희 회장은 출국정지도 되지 않았고, 소환조사도 받지 않았다. 서면조사에서 이건희가 한 답변은 “개인 돈 일부를 구조본에 맡겼고 알아서 쓰라고 시켰기에 본인은 잘 모른다”는 것이 전부였다. 검찰은 명백한 자료를 고의적으로 외면하고 이회장이 돈을 준 사실이 없다는 말만 인정했다. 그리고 공소시효가 만료되었다는 논리로 아무도 기소하지 않았다.

 

노회찬 의원이 공개한 7명의 검찰 고위간부들은 어떤 법적 심판도 받지 않았다. 오히려 노 의원을 고소한 안강민 전 대검중수부장은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기도 했고, 한부환 서울고검 차장은 삼성비자금 수사를 맡고 특별감찰본부장을 하기도 했다. 삼성 장학생이 삼성 비자금 수사를 맡고, 검찰 내부 감찰본부장을 맡고 있으니 감찰이 공정하게 될 수 있었을까? 이 사람은 언론중재위원까지 맡았다. 역으로 삼성 X파일을 보도한 MBC 이상호 기자와 떡검 명단을 공개한 노회찬 의원 등이 삼성공화국 황제의 코털을 건드리고 그 호위무사들의 비위를 캤다고 거꾸로 기소되고 유죄 판결을 받았다.

 

삼성X파일은 1997년 100억이 넘는 대선 자금을 여야 정치권에 전달하는 범죄 모의 장면이 담겨 있으며 검찰에게 명절과 연말 정기적으로 떡값을 나눠주는 장면이 담겨 있다. 예를 들면 “작년에는 3천만 원 했는데 올해는 2천만 원 하자”는 식의 얘기들이다. 이 범죄 모의 테이프가 밝혀진 것은 2005년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범죄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작년에 2천 했는데 올해는 얼마를 하자”는 얘기가 계속되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을까? 삼성으로부터 상습적으로 뇌물을 건네받은 검찰 주니어들이 그 후 시니어가 되어 있을 텐데 이들에게 최소한 2004년 연말까지 ‘떡값’이 건네졌다고 보는 게 합리적인 의심이 아니냐는 말이다. 그런데 97년 뇌물죄의 ‘공소시효’가 만료되었다는 이유로 수사를 종결한 것은 애초에 수사 의지가 없었다는 말이다. 수사 검사였던 황교안 스스로가 ‘부당거래’의 한통속이라는 의미다. 황교안 차장은 법무부 장관을 거쳐 2015년 8월 현재 대한민국 국무총리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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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노무현 연정
    : 민주노동당은 소연정도 부담스러워

 

 

 

 

핵 반대 열풍으로 원내 1당이 된 열린우리당은 민주노동당 노회찬 사무총장의 말대로 ‘길 가다 지갑을 주운 것’이었는지 실력 이상으로 얻은 의석수를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하고 빠르게 까먹어버렸다. 2004년 총선 1년이 지난 2005년 4.30 재보궐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의 성적표는 6:0 완패, 의석수는 146석으로 줄었다. 이로써 열린우리당의 원내 과반의석 시대는 1년 만에 끝났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5년 6월 24일 당-정-청 수뇌부 인사 11인 모임에서 ‘연립정부’ 이야기를 꺼냈다. 법안 처리도 어려워지고, 윤광웅 국방장관에 대한 해임결의안을 막아낼 힘도 없으니 ‘비상사태’라는 말까지 하면서.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제안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물론 노무현대통령은 지역주의 정치구도를 끝장내는 정치개혁을 자신의 신념으로 가져온 정치인이고 그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 중대선거구제도나 권역별 비례대표제, 혹은 민주노동당이 주장해 온 독일식 정당명부비례대표제 등으로 바뀌어야 하며 기존의 지역구도에 의존하는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로는 정치개혁이 요원하다는 게 노무현 대통령의 일관된 생각이었다.

 

노무현의 진심은 개헌보다 어려운 선거법을 바꿀 수 있다면 권력도 내놓을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원내에서 열린우리당의 단독 과반이 무너진 이후에 나온 ‘대연정’ 제안은 제안 받은 당사자인 한나라당에 의해 “연정 발언은 여소야대에서 절대 밀릴 수 없다는 오기 정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결국 “선거법 하나 바꾸기 위해 대통령의 권력까지 내놓겠다는 건 헌법파괴적 생각”이며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주는 권력은 안 받겠다”는 공식선언(8.1 박근혜 당대표 기자회견)으로 간단히 무시당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은 이라크 파병에 이어 자신의 지지기반을 허물어뜨리는 자해 정치에 가까웠다. 실제로 성사시키기 위해 음으로 양으로 접촉하고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성의를 다하는 것이라기보다 상대의 의중이나 타산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제안함으로써 평지풍파만 불러일으키는 방식이었다. 노무현 정권의 지지자들조차 “민생현안이 산더미인데 대연정 제안이 뭐냐?”며 뜬금없다고 받아들였고, 노무현식 돌출정치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은 8월 10일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을 공식 포기하는 대신 민주노동당과 민주당과의 소연정 추진 가능성을 언급했다. ‘선거제도 개혁’과의 빅딜로 제안된 대연정 제안이 거부된 상황에서 소연정을 추진한다는 건 여소야대라는 원내 환경을 역전시키기 위한 것 이상의 의미를 두기 어려웠다.

 

소연정에 대해 유시민 의원은 “소연정을 해서 다수파를 확보하면 국회운영은 다소 힘이 될지 모르겠지만 선거제도 개선을 통한 한국 정치발전에는 합당한 대안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당내에서는 연정을 한번 생각하는 자체가 정체성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아직까지 덜 여문 당이어서 소연정은 자기의 운명을 거는 식으로 깊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리고 민주노동당에게 “가령 장관을 준다면 좋아할 것 같지만, 오히려 민주노동당에서는 폭탄이어서 부담된다”며 기회가 주어진다고 하더라도 선뜻 손을 내밀지 못하는 민주노동당의 현실을 가감 없이 드러내 보였다. 대신 “안정적인 과반수 의석 확보와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정책 연합이 오히려 쉬운 방법”이라며 한발을 빼고 있었다. 민주노동당은 원내 입성해 현실 정치에 발을 담근 지 1년밖에 안 된 아직 ‘덜 여문’ 정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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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칼럼2015.08.10 12:02




전승우(진보정의연구소 부소장)



언뜻 보면 상관없어 보이는 정치와 마케팅의 합성어인 정치마케팅은 정치를 하는 사람이 아닌 일반 국민들에게도 이미 친숙한 용어이다. 정치마케팅은 정치인, 정당 등 정치에 관여하는 사람들이 선거에서 당선과 같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케팅 도구와 개념들을 활용하는 것이라 정의할 수 있다. 유권자에게 표와 지지를 얻어 당선되지 못하면 자신의 정치적 가치를 실현시킬 기회를 가지지 못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에게 마케팅 도구와 개념은 매력적일 것이다. 때문에 정치마케팅은 한 표라도 적게 득표하면 국민을 대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없는 1인 단순다수 득표제도를 선거 제도로 채택하는 미국이나 영국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소선거제도를 주된 선거제도로 사용하는 우리나라에서도 정치마케팅에 대한 관심은 오래전부터 높았다.


그렇다면 마케팅에서 가장 핵심적인 개념은 무엇일까? 즉, 정치가 마케팅에서 배울 수 있는 핵심 원칙은 무엇일까? 마케팅은 두 명 이상의 당사자들의 교환을 전제로 한다. 마케터와 구매자의 교환관계가 마케팅에서 가장 대표적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 두 교환 당사자들은 서로가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교환한다. 예를 들어, 마케터는 자신이 만든 제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대신 소비자들을 제품의 가격을 지불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교환관계는 정치영역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다. 즉, 정치인은 사회발전을 위한 정책을 제공하고 유권자는 자신이 원하는 정책을 제공하는 정치인에게 표를 던지는 것이다. 이렇듯 교환관계 관점에서 정치나 마케팅은 공통점이 많다.


교환관계를 기본으로 하는 마케팅에서 가장 근간이 되는 원칙은 고객 지향적인 “마케팅 컨셉(marketing concept)”이라는 개념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마케팅의 대표적인 학자라 할 수 있는 필립 코틀러는 이것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마케팅 개념은... 기업의 중요한 과업이란 표적시장의 욕구, 필요, 가치 등을 확인하고, 경쟁기업보다 효과적이며 효율적으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조직이 최적 적응하여야 한다는 지침 또는 행동방향이다”(박주영 등, 2012). 즉, 마케터는 교환 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욕구, 필요, 가치들을 고려하여 경쟁자들 보다 더 좋게 제공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마케팅 개념을 정치에 적용하면, 정치인은 선거에서 표를 넣기를 원하는 유권자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여 경쟁하는 정치인들 보다 더 효과적이며 효율적으로 정치활동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마케팅 개념 관점에서 정의당을 포함한 진보정치를 평가해 보자. 우선 정의당이 선거에서 표를 얻고자 노력해야 할 유권자 층은 어느 정도 명확한 것 같다. 정의당은 서민으로 표현 될 수 있는 노동자, 농민, 자영업자, 청년 등을 대표하고자 한다. 최근 정의당은 비정규직 정당임을 선언하였다. 이것을 마케팅 용어로 표현하면, 정의당이 비정규직을 표적 고객으로 삼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마케팅 개념을 실현하기 위한 다음 단계는 표적 고객이 원하는 바를 파악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과연 비정규직을 포함한 우리 표적 고객들의 욕구와 필요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에 대해 스스로를 성찰해 보아야한다. 정의당이 비정규직 정당임을 선언했지만 정의당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비정규직 당원은 그리 많지 않다. 가끔 지도부의 노력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집단 입당을 하지만, 이들이 적극적으로 당 활동에 참여하거나 목소리를 내는 것 같지는 않다. 정의당 지도부가 비정규직 노조 지도부와 가끔 만나 소통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당이 나서 비정규직이 원하는 바를 파악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사 활동을 벌이는 것 같지는 않다. 정의당이 비정규직을 대표하려면 비정규직의 욕구와 필요에 대해 보다 잘 알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의당의 또 다른 목표 유권자인 청년은 어떠한가? 최근 정의당에 청년들의 입당이 늘어나고 있고, 청년·학생위원회를 비롯한 청년들의 활동이 증가하는 것은 당의 중요한 목표 유권자인 청년들의 목소리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파악된 목표 고객이 원하는 바를 정책이나 정치활동으로 잘 실행해야 한다. 최근 정의당은 보다 더 큰 진보정당을 만들기 위해 국민모임 등과 협상 중이다. 우리당을 지지하는 대부분의 진보 세력들은 더 커진 진보세력을 원하며, 이 협상에 대해 대체로 우호적이다. 문제는 협상을 통해 어떤 결과를 내 놓을 것인가이다. 정의당을 포함한 협상세력들은 자신이 원하는 쪽으로 협상 결과를 얻고 싶어 할 것이다.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진보의 우호 세력을 포함하여 국민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통합하지 못한다면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는 없을 것이다.


정치가 마케팅 개념을 받아들이려면 우선 유권자를 교육시켜 생각과 행동을 바꿀 수 있다는 계몽적 시각에서의 탈피해야 한다. 진보세력은 운동권적 시각에서 벗어나서 지지 세력과 국민의 눈높이에서 정책을 만들고 정치활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고객지향적인 마케팅 개념이 진보 정치세력에게 주는 의미는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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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정의연구소] 이슈페이퍼 0805.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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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과학 커뮤니케이션 대상은 정치권이다

 

 

과학 커뮤니케이션(Science Communication). 과학자와 대중의 소통을 뜻하는 말이다.

 

과학이 관련되지 않은 분야는 단 하나도 없다. 경제, 사회, 교육, 국방, 농업, 산업, 교통, 보건, 환경, 문화까지 과학이 없었다면 이 분야들은 현재의 모습을 띄지 않았을 것이다. 과학은 과학자의 전유물이 아닌 것이다. 근래에만 그런 것이 아니라 사실 오래 전부터 그래왔다. 다만 예전에는 과학이 이렇게 모든 분야에서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했던 것뿐이다. 최근에는 이 사실이 널리 퍼져 과학에 대한 소통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래서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구체적인 모습으로 과학자들의 대중 강연, 과학 언론을 통한 소통, 과학자들의 SNS를 통한 소통 등을 들 수 있다.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들이 과학과 연관되어 있는 만큼 전반적인 대중을 대상으로 과학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분명히 바람직한 일이며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다만 과학 커뮤니케이션이 일반 대중으로만 확대될 것이 아니라 정치권을 향해서도 확대되어야 한다. 과학기술계를 비롯하여 과학이 관련된 모든 분야들의 방향은 정치권이 만드는 정책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소통이란 어느 때, 어느 분야에서든 필수적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과학기술계와 정치권의 소통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입법부인 국회에서 과학기술 분야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라는 상임위원회에서 담당한다. 미방위는 과학기술 뿐 아니라 정보통신 분야, 방송 분야까지 아우르는 상임위원회이다. 정보통신 분야와 방송 분야는 정치권에서 오랜 쟁점 분야였다. 이 분야들에 대해 정치권의 갈등이 커질 때면 소외받는 것은 당연히 과학기술 분야였다. 가려지고 뒤로 밀려났다. 이 세상에 더 중요한 분야와 덜 중요한 분야는 없는데도 말이다. 대표적인 예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한창 이슈였을 때를 들 수 있다. 과학기술 분야의 법안들은 상정조차 힘든 시기였다.

 

과학기술을 진흥시키고 과학 문화를 창달하기 위해 1992년 조성된 기금인 과학기술진흥기금은 현재 빚을 지고 이자를 물고 있다. 과거 정권들의 정부부처에서 빌려갔던 것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꼭 쓰여야 하는 기금의 용도와는 다른 곳에 쓰이고 쓰이다 못해 이 지경이 된 것은 결국 소통의 부족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이명박 정부의 대표 사업이었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명칭과 내용 등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거점 지구 선정 과정에서는 과학기술계의 목소리는 묻히고 단순한 경쟁이라기엔 도가 지나친 지역 정치인들의 갈등만 있었다. 결국 예정에 없던 연구단 분산 배치로 결론이 나서 연구단 지정이 현재 진행형이다. 박근혜 정부의 행정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역시 과학기술 분야 뿐 아니라 정보통신 분야에 창조경제라는 새로운 이슈까지 더해진 정부 부처이다. 정부는 창조경제라는 이슈에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을 융합하고 싶어 하는 모양이지만 창조경제 프레임에 갇혀서 과학기술계 내부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소외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국회의원은 만25세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될 수 있다. 그리고 국회의원 개개인은 특정 상임위원회에 소속된다. 개개인의 전공이나 경력 사항과는 관련 없는 상임위원회에 배정되기도 한다. 즉 해당 상임위원회에 전문성이 부족한 국회의원이 배정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임명직인 정부 부처 장차관은 해당 분야 경력이 없는 사람도 임명될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전문성이 부족한 국회의원을 돕기 위해 국회 사무처에는 해당 분야에 전문 지식을 가진 전문위원이 있다. 전문위원은 상임위원회 검토보고서를 작성하고 상임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기도 한다. 또한 정부 부처에서도 임명직을 제외한 그 아래의 관료 조직은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전문위원이 해당 상임위원회의 국회의원들에게 전문 지식을 전달해줄 수는 있다. 정부 부처의 관료 조직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국가의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주변의 도움만으로는 부족하다. 정치권과 과학기술계가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중 강연, 과학 언론, SNS 등의 과학 커뮤니케이션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 방법들은 정치권과의 소통에도 충분히 쓰일 수 있고 앞으로는 그래야만 한다. 또한 커뮤니케이션, 소통은 양방향으로 이루어진다. 과학기술계가 정치권에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정치권 또한 과학기술계와의 소통에 노력해야 한다.

 

과학기술계와 정치권의 소통이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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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의당 부설 정책연구소 정의정책연구소
연구소 칼럼2015.08.03 18:24

정의당 3기, ‘조성주’가 남긴 것: ‘불안정한 사람’들을 위한 ‘가능성’
- 정의당이 해답이 될 수 있는가




정미나(진보정의연구소 전문위원)




당 대표 선거가 끝났다. 이번 선거에서 비록 결선에 올라가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사람은 단연 ‘조성주’일 것이다. 2세대 진보정치를 내세우며 당 안팎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고, 그 바람은 여전히 유효한 것 같다. 


과연 그 바람의 실체는 무엇일까. 얼핏 보면, 조성주가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없는 것 같다. 그 역시 출마선언문에서 자신이 주장하는 ‘혁신’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말의 다른 표현일 뿐“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그의 가장 큰 정치적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청년유니온’은 세대별 노조라는 차이가 있을 뿐 기존의 노동운동이 해왔던 방식대로 ‘노조’를 결성한 것이었고, 이를 통해 그가 쟁취해 낸 여러 가지 노동의 권리들은 기존의 노동운동이 해왔던 ‘투쟁’의 방식과 근본적으로 달라 보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성주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그가 던진 ‘노동운동 밖의 노동’이라는 문제제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인용됐고, 그가 제시한 정책 대안 중 하나인 ‘고용보험’ 역시 마치 새로운 대안인 것처럼 주목받았다. 무엇이 이것을 가능케 했을까?


필자는 그 대답을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정치적 담론’, 그리고 이것을 성공적으로 제기했다는 것에서 찾는다. 성공적인 정치적 담론은, 시대에 맞는 새로운 문제의식과 이에 부합하는 정책처방이 유기적으로 담겨있는 하나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담론을 전달하는 전달자의 정치적 자산이 담론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친다. 조성주가 이번 선거에서 던진 화두는 바로 이 삼박자가 맞아 떨어진 ‘정치적 담론’이었고, 그가 일으킨 바람을 고려해보면, 이는 성공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왜 새로운 정치적 담론이었을까.


1. 새로운 문제의식, ‘노동운동 밖의 노동’: 비정규직을 넘어서 ‘불안정한 사람들’


‘노동운동 밖의 노동’, 이 자체가 새로운 것이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기존의 노동 운동이 조직노동을 대변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비정규직 문제를 외면하지 않았고 보다 열악한 처우에 있는 노동자들을 위한 차별철폐, 나아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까지 주장해 온 바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성주가 ‘노동운동 밖의 노동’이라는 프레임을 조직노동과 대비되는 노동자들, 혹은 세대론과 결부시켜 ‘청년 세대’의 ‘비정규직’ 문제를 언급한 것이라면, 딱히 새로울 것 없는 문제제기이다. 차이가 있다면, 청년세대이면서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 낸 ‘조성주’, 당사자가 제기한 문제제기이기 때문에 보다 신뢰할 수 있다는 정도, 즉, 인물에서의 차이일 것이다. 물론 이 정도로도 파급력을 보일만큼 진보정치가 정체돼 있긴 하지만, 이것만으로 이번 조성주의 바람을 설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조성주가 던진 ‘노동운동 밖의 노동’이라는 프레임이 진보진영에, 나아가 한국 사회에 던지는 근본적으로 새로운 문제의식이 무엇일까? 필자는 그 답을 역으로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구분을 넘어섰다는 데에서 찾는다. 기존 노동운동의 한계는 비단 조직노동을 대변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들은 조직노동과 이른바 비정규직 문제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했고 나름의 정책대안으로 노력해왔다. 하지만, 그 대안들, 즉 비정규직 차폐철폐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든 최저임금 인상이든 결과적으로 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투쟁’들이었지, 정규직-비정규직 구분을 넘어서는 노동자 전반에게 필요한 ‘안정적인 삶’의 문제와 그에 맞는 대안을 전면으로 부각시키지 못했다. 


특히, 청년세대의 노동현실에 비춰봤을 때, 이런 방식의 기존 문제의식과 대안은 그 자체로 ‘비현실적’이다. 기존 노동운동은 이 세대 청년들에게 ‘정규직’ 자체가 현실 가능한 ‘대안’이 될 수 없음을 인지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정규직-비정규직 구분을 넘어서 노동자 전반이 갖고 있는 ‘불안정성’을 외면해왔다.


젊은 세대가 목도하고 있는 현실은, 운 좋게 대기업 들어갔어도 집 한 채 마련할 수 없으며, 그 마저도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것이다. 실제로 심지어 좋은 기업을 다니는 선배들도 10년도 채 못 버티고 그만둔다는 소식은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온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갔어도 취업이 안 돼 알바를 전전하고, 운 좋게 좋은 기업에 들어갔어도 학자금 대출 갚고 나면 전셋집 하나 마련할 돈 없이 그만둔다. 어제의 공무원이 오늘은 녹즙배달 알바생이 되는, 어제의 정규직이 오늘의 비정규직이 되는 것은 점점 흔한 일이 되고 있다. 꿈의 직장에 ‘운 좋게’ 들어간 청년세대 정규직들도 이러한데, 대부분의 청년세대들은 어떨지 뻔하다. 청년실업률, 임금상승률, 평균근속년수, 청년저임금 실태, 결혼률, 출산률 등 각종 통계 지표들은, 심지어 정규직이 되더라도 이것이 삶의 안전성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불안에 떠는 청년 세대의 잔인한 현실을 냉정하게 ‘숫자’로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조성주가 제기한 ‘노동운동 밖의 노동’에 마음이 움직인 사람들은, 비단 청년 비정규직이 아니었다. 기존 노동운동이 포괄하지 못하는 공간에 있다고 느끼는 ‘모든 불안정한 우리 세대 사람들’이고 ‘희망을 잃어버린 자’들이다. 그리고 이들은 비정규직의 범위를 넘어선다. 이들이 절박하게 필요로 하는 것은 ‘안정적인 일자리’리 보다 더 근본적으로 ‘안정적인 삶’이고, 바로 이 지점에서 기존의 노동운동이 더 이상 대안이 되기 어렵다는 것에 공감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조성주는 88만원 세대에게 “짱돌을 들라”고 외치는 대신에, 이 시대의 노동현실에서 한 순간 추락할 수 있다는 불안함에 주목하고, 기존 노동운동의 한계를 넘어 자신이 바로 이들을 대변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노동운동 밖의 노동’이 새롭게 다가온 이유일 것이다.



2. 새로운 처방, ‘고용보험’: ‘가능성’의 공간


만일 조성주가 ‘노동운동 밖의 노동’이라는 문제의식에 대한 대안으로 기존의 노동운동이 외면한 자들, 민주주의 밖에 있는 자들에게 ‘투쟁’을 요청했다면, 과연 그의 문제제기가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을까? 조성주가 정책 대안으로 내세운 것 중, 고용보험이 주목받았던 이유는 바로 그가 자신이 던진 문제의식에 부합하는 정책방향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고용보험 개혁방안 자체는 새로운 정책대안은 아니다. 기존 진보진영에서도 고용보험 개혁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성주가 말한 고용보험이 새롭게 해석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조성주가 던진 새로운 문제의식과 부합했기 때문이다. 


개별정책은 그 자체로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다. 각각의 개별정책들이 하나의 큰 정치적 지향을 담은 문제의식과 결부돼 해석될 때, 이에 공감하는 국민들이 각 개별정책들을 자신들의 삶의 대안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진보진영은 그동안 개별정책들을 끊임없이 비판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 왔지만, 이를 아우르는 큰 비전, 그리고 개별정책들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는 하나의 담론을 제공하는 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에 조성주는 바로 그 해석의 틀을 제공했다. ‘노동운동 밖의 노동’이라는 문제의식을 통해, 그가 제시하는 개별정책들이 노동운동 밖에 있는 불안정한 노동자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그동안의 노동운동이 해결하지 못했던 것들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정책 대안으로 해석될 수 있는 정치적 담론을 생산해 냈다.


이런 맥락에서 조성주가 주장한 고용보험은, 비단 실업자를 위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 아니라, 직장이 있든 없든 혹은 그 직장이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모든 직장인들의 적극적인 권리로 해석될 수 있다. 즉, 고용보험 개혁은 불안정한 노동시장에서 실업에 처할 까 불안에 떠는 사람들에게, 실업을 두려워하지 않을 숨 쉴 공간을 확보해주는 것이다. 나아가 이들에게 ‘직장을 그만둘 수 있는 권리’와 ‘직장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 주는 것이다. 실업 그 자체가 삶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에서 잠시 이탈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주는 것이고, 당장 먹고 살기 위해 아무 직장이나 ‘구걸’하지 않을 여유를 주는 정책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고용보험뿐만 아니다. 연금문제에 관해서도 조성주의 ‘노동운동 밖의 노동’이라는 문제의식과 결부시켜 보면, ‘기초연금’은 지금 논의되고 있는 현 세대 노인빈곤만을 위한 정책을 넘어서 젊은 세대를 위한 정책으로 재해석될 수 있다. 즉, 고용이력에 영향을 많이 받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진 직장인들에게 유리한 국민연금 강화방안보다는 기초연금이 보다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젊은 시절 고용이력이 불안정해도, 이것과 상관없이 노후에 적어도 기본적인 삶의 모양새는 갖추고 살 수 있다는 ‘사회적 안전망’이 제공될 때, 조금이나마 당장의 실업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불안정한 노동자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이 무엇일까? 정규직 일자리, 임금인상, 비정규직의 차별철폐 등 노동시장에서의 안정적인 지위, 그리고 처우개선, 이 모든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시급한 것은 노동시장에서의 내 처지와 상관없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한 순간 삶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을 수 있는 ‘안전장치’이다. 노동시장에서의 내 처우가 개선되고 이를 위해 투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라도 노동시장에서의 고용이력과 상관없는 사회안전망이 제공되어야 한다. 그래야 투쟁이라도 할 수 있는 작은 기력나마 얻을 수 있다. 고용보험이나 몇몇 정책 대안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은 모두가 안다. 하지만 조성주의 ‘노동운동 밖의 노동’이라는 문제의식에 공감한 사람들은 단순히 고용보험이라는 개별정책에 동의한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그가 해결하고자 한 ‘희망을 잃어버린 자’들의 ‘권리 찾기’, 그 문제의식과 처방에 공감한 것이다.
 
 
3. 조성주, 그리고 정의당에게 남겨진 과제


조성주가 정의당에 남긴 가장 큰 자산은, 바로 이처럼 ‘노동운동 밖의 노동’이라는 문제의식과 이에 적합한 정책대안으로서 사회안전망을 주장한 정치적 담론일 것이다. 이로써 향후 정의당에서 내놓는 개별 정책들이, 기존의 노동운동이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으로 삶의 불안정성을 해결해주는 정책으로 해석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이제 우리는 비단 고용보험을 넘어서, ‘노동운동 밖의 노동’이라는 문제의식에 부합하는 그 어떤 정책도 새롭게 써내려갈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조성주는 진보정치의 ‘가능성’을 확장시켰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비단 청년 비정규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유연화 된 노동시장 속에서 ‘불안정한 사람’들 모두를 포괄할 수 있는 시대에 맞는 정책대안을 새롭게 해석하고 제시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이제 정의당은 그 가능성의 공간에서, ‘삶의 불안정성’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대안들을 내놓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개별 정책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문제의식이 확고해진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대안의 공간은 열려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날 필요가 있다. 유연안정성이든 시간제 일자리든 우리는 새로운 해석과 대안을 위해 적어도 생각은 해 볼 수 있는 공간을 확장시켜야 한다. 그 여백이 모호하고 불안해보일지라도 이를 가능성의 공간이라 생각하고 열어둘 필요가 있다. 그럴 때, 제2의 조성주, 제3의 조성주가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성주, 그리고 정의당에게 남겨진 과제는 바로 ‘노동운동 밖의 노동’이라는 문제의식을 더 확고하게 하고, 정책적 가능성의 공간은 보다 확장하는 것일 것이다. 이렇게 될 때, 정의당이 이 시대 불안정한 사람들, 안정적인 삶을 바라는 ‘희망을 잃어버린 자들’에게 대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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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장학금 기획기사> 이공계 대학원생 장학금, 과연 합리적인가

실험으로 하루의 반 이상을 보내는데, 대기업 연봉은 받아야 할 걸

 

 

교육을 받으면서 돈을 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돈을 받기도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살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한다. 바로 이공계 대학원생들이다. 배우는 동시에 돈을 벌 수 있는 이런 직종은 언론이 말하는 우리 사회에서 메인 스트림은 아니다. 분명 좋은 일인데 메인 스트림이 되지 않은 이유는 그 직종 분야 자체에 대한 흥미를 지닌 사람이 적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꼭 그뿐일까. 그들이 겪는 어려움이나 불합리함은 없을까.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받는 돈은 ‘수당’이나 ‘급여’, ‘월급’이라는 단어보다는 ‘장학금’이라는 단어로 주어진다. 학사 학부생들이 성적 우수, 가정 형편 곤란 등의 이유로 받는 ‘장학금’과 같은 단어이다. 물론 대학원 과정에서 장학금 지급 기준과 액수 등은 학부 과정의 그것들과는 다르다.

 

학사 학부생들에 대한 장학금 지급의 궁극적 목적과 명분은 학업 장려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목적과 명분은 대학원생들에게도 적용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대학원생들에 대한 장학금 지급의 또 다른 명분으로는 바로 노동에 대한 대가가 있다. 이공계 대학원생들은 교수 연구실에서 실험 노동을 하게 된다. 대학원생 독자적으로 스스로의 연구와 실험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담당 교수의 연구를 도와 세부 실험을 직접 진행하게 된다. 바로 이에 대한 대가가 대학원생들에 대한 장학금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장학금’이라는 단어로 불리지만 ‘수당’이나 ‘급여’, ‘월급’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다.

 

이공계 대학원생으로 생활하면 다른 일을 통해 돈을 벌기는 어렵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부터 아주 늦은 밤까지 연구실에서 계속 실험을 해야 한다. 오죽하면 학부생들은 수업 듣기를 싫어하지만 대학원생들은 수업 들으면서 쉬고 싶어한다는 말까지 나올까. 다른 일을 통해 돈을 벌어보려고 시도한다고 해도 짬을 내서 초중고 과외를 하는 정도 밖에 안 된다. 다시 말해 이공계 대학원생은 주어지는 장학금으로 스스로의 생활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짚고 넘어가야 한다. 첫째,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받을 수 있는 장학금의 종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각 장학금들이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가. 둘째, 이공계 대학원생들의 장학금 액수가 연구실에서의 노동의 대가로 충분한 정도일까(물론 최저 임금과도 연관지어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셋째, 지급된 장학금이 기숙사, 학식 등의 대학 인프라 사용을 위한 비용을 충족시킬 수 있는가.

 

이에 대해 이공계 대학원생들과 인터뷰를 해보았다.

 

1. 본인이 받고 있는 장학금의 종류가 무엇이며, 그 장학금이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만약 현재 받고 있는 장학금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가정한다면, 기타 다른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혹은 오히려 등록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 되는지 등에 대해 알려주십시오.

 

A씨 : RA/TA 장학금을 받는다. 쉽게 말해 연구조교/수업조교 장학금이다. 지급 기준은 특별할 것 없이 수업 수강 학점만 있으면 주어지는 것으로 안다. 다른 장학금의 수혜 방법은 교내 장학금이 있으나, 이건 박사급 이상만 지원 가능 하다. 현재 나는 석사 과정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저런 장학금에는 지원 자체가 불가능하다. 마찬가지로 국가에서 주는 장학금(GPF)도 석사 과정으로는 지원이 불가능하다. 우리 학교에서 RA/TA는 사실 상 전부 다 주는 것이라서 등록금을 내야하는 상황은 없다.

 

B씨 : 나는 글로벌 박사 펠로우십(Global ph.D fellowship, GPF)에 선정되어 있다. 한국연구재단에서 전국에서 200여명을 선정하여 월 250 만원(연 3000 만원)을 최대 5년간 지급하는 국가 장학금이다. 선정 이후에도 연차평가, 단계평가 등을 통해 장학생들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관리한다.


뿐만 아니라 펠로우끼리 만날 수 있는 학회 등을 지원해주고 있어 장학생들끼리 소통하며 많은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선발부터 운영까지 체계적으로 운영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선발 과정은 블라인드 테스트를 기본으로 하여 학벌의 영향이 없도록 하였고, 전국트랙과 지역트랙으로 나누어 몇몇 대학의 독주를 방지하고 지방대 학생들의 선발 인원을 보장하는 방식이라 다른 장학금보다 좀 더 공정하고 체계적이라고 생각한다. 연차평가 및 단계평가도 모두 영어로 보고서를 작성하고 PPT 발표를 진행하여 선정된 학생이 글로벌 시대에 맞는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보통 평가 때 실적이나 성과가 터무니 없이 부족하거나 기존에 지원했던 주제와 벗어난 주제로 연구를 하고 있으면 탈락 될 수 있다. 이 경우 학교에서 주는 장학금이나 다른 국가 장학금에 지원가능 하다. 일반적으로 학교에서 전액장학금 제도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일정 성적(학과마다 다름. 보통 평점 3.0)을 넘기면 등록금은 면제된다.

성적이 매우 형편 없고(일반적으로 대학원은 학점을 평균으로 A-인 3.7을 주는데 3.0은 굉장히 불성실하다는 의미) 연구 성과나 실적이 없으면 장학금을 받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 돈이 좀 더 뜻이 있는 학생에게 장학금으로 지원되거나 다른 의미 있는 일에 쓰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2. 현재 받고 있는 장학금의 액수가 연구실에서의 노동의 대가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또한 최저임금이 지켜지고 있습니까? 지급된 장학금이 기숙사, 학식 등의 교내 인프라 사용을 위한 비용을 충족합니까?

 

A씨 : RA/TA 장학금은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받는데 만약에 이것만 받는다면 딱 기숙사비와 학비만 충족시킨다. 남는 액수는 0원이다. 교수님이 따로 더 안 얹어주시면 용돈이니, 학식이니 택도 없다. 최저임금은 안 지켜진다. 나 같은 경우에는 아침 10시 출근에 새벽 0시 퇴근이고, 주말인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다 연구실에 나간다. 아마 이것을 정상적으로 환산해서 받으면 난 대기업 연봉은 받아야할 듯하다.

 

B씨 : 월 250만원은 국가가 지정한 대학원생이 받을 수 있는 최고 임금이므로(...) 금액 자체는 충분하다고 느껴지나 노동이 보통 주 7일, 하루 평균 15시간을 일하는 대학원생의 현실에 비추어 봤을 때 시급은 약 5952원 정도. 보고서 시즌이 다가오거나 일이 몰리는 시기가 되면 거의 기숙사에 못 들어가고 실험실에서 숙식을 해결하게 되는데 이 때는 내 인권이라는 게 존재는 하는 걸까 하는 회의감도 든다. 장학금 금액은 등록금+기숙사비 및 생활비로 쓰기에도 충분하다.


3. 본인이 타 대학의 유사한 학과에 소속되어 현재와 같은 연차로 재학 중인 이공계 대학원생이라고 가정해주십시오. 장학금 수혜의 형태와 액수가 다를 것이라고 보십니까? 다르다면 어떻게 다를 것 같다고 생각하십니까?

 

A씨 : 우리학교는 그나마 지원을 많이 해주는 것으로 안다. 우리학교는 RA/TA 장학금에 교수님이 주는 알파(20~30만원 정도 되는 용돈)로 더 받을 수 있으나 타 학교는 RA/TA개념이 없다는 것으로 안다.(기자의 말 : 사실 RA/TA 장학금이 운영되는 대학이 하나 뿐인 것은 아니다.) 그래서 친구가 타대 대학원에 붙었지만 한달 30만원 밖에 못 받는대서 포기하고 자대 대학원에 왔다고 들었다.

 

B씨 : BRIC 등 생물학 관련 커뮤니티를 보면 타 대학 중에 등록금 조차 장학금으로 커버할 수 없다는 글이 종종 올라온다. 아직까지는 대학원생은 배우는 단계라서 학교에 돈을 지불하고 (노동력도 지급하고...) 배워야지 돈을 벌 생각을 하면 안 된다는 교수 및 포닥(박사 과정 이후의 연구원 직)들의 글도 종종 보인다. 그러나 대학원생의 나이를 생각해 볼 때 집에 손을 벌리기 어려운 나이(이미 부모님이 은퇴하셨다거나)이므로 자신이 생활비 및 학비를 감당해야 해서 적어도 학비, 기숙사비 및 최소한의 생활비 30만원 정도는 장학금 형태로 지급이 되어야하지 않나 싶다. (알바를 하거나 다른 일을 해서 돈을 벌 수 있는 시간도 없고 체력도 없고 또 정말 하겠다고 해도 교수가 반대해서 할 수가 없음..) 만약 내 스스로 대학원에 다니기 힘든 상황이었다면 대학원 진학을 하지 않고 취직했을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내 경우에는 학부 때 인턴을 자대 대학원에서 하면서 적어도 자대 대학원을 가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 자대 대학원으로 진학을 한 것이고, 대학원 생활 시작하면서도 석사는 이렇게 배우는 셈(원래 GPF가 아니면 등록금+기숙사비+생활비 40정도가 월급으로 들어온다.)치고 다닐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석사 후 박사를 진학해야 할 나이가 되면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박사로의 진학은 많이 고민했을 것 같다. 스스로 GPF 지원 준비를 할 때도 ‘떨어지면 석사로 졸업하고 취직해야겠다. 공부를 더 하고 싶으면 목숨 걸고 하자’라고 생각하면서 준비했었다. 요즘 도피성 대학원 진학이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대학원 학비가 대학교 학비보다 비싸고, 학자금 대출로 힘들어하는 대학생들이 많은 만큼 대학원 장학제도가 잘 발달하지 않으면 돈 때문에 공부를 접는 학생들이 생길 것 같다. (학부과정까지는 학자금 대출이 가능하지만 대학원부터는 국가장학제도를 이용해 학자금을 대출할 수 없다.)

 

B씨가 본 커뮤니티의 글의 내용대로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다니는 연구실이 단순한 직장이라기보다는 교육과 노동이 공존하는 특수한 경우이기에, 급여의 측면에서만 접근하기는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대학원생들은 연구 현장의 노동자들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타 현장의 노동자들처럼 그들의 권리가 지켜지고 있는지 주목해야 한다.

 

과학강국이라 불리는 다른 나라들의 사정은 어떨까. 미국의 경우 기본적으로 학비 액수 자체가 큰 것은 유명하다. 다만 학비 액수만큼이나 교내 장학금 지급이 원활하기도 하거니와, 더 중요한 것은 외부 장학금 제도가 정착되어 있다는 점이다. 즉 학생들의 학비를 대학과 주정부 차원에서만 접근하여 돕는 것이 아니라 기타 외부 단체들 또한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이 공부와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이런 외국의 사례로 볼 때, 이공계 대학원생의 공부와 연구, 학비 등은 대학과 과학기술 당국만의 관심뿐만 아니라, 더 많은 분야의 사람들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기도 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과학기술은 국가 성장의 동력이다. 그리고 이 분야의 대학원생들은 한국 과학기술계의 미래이다. 돈 때문에 공부를 접는 학생들이 생겨난다면 이 나라는 크나큰 성작 동력을 잃어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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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빚 기획기사>

너와 나의 학자금 고리, 이건 우리 안의 Sorry

 

 

2011년. 대한민국에는 삼포세대라는 말이 등장했다. 경향신문의 기획시리즈 <복지국가를 말한다> 팀이 만든 신조어였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요즘의 젊은 세대를 일컫는 말이었는데, 뒤이어 인간관계와 내 집 마련까지 포기한 오포세대라는 말이 등장했고, 최근에는 꿈과 희망까지 포기했다며 이들을 칠포세대라 부르기도 한다.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닌 듯 하다. 이들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이들을 우리의 주변국가인 일본에서는 사토리세대((さとり,得道世代)라 부른다. 이러한 청년세대에게 ‘연애, 결혼, 출산, 취업’은 사치라고 느껴지는 것이 당연할 수 있다. 당장 눈앞에  학자금이라 불리는 ‘빚’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의 최강국이라 불리는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출간된 「봉고차 월든」을 통하여 미국의 상황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켄 일구나스는 대학을 졸업하며 취업에 쓸모없는 인문학 학사 학위와 함께 3만 2천 달러의 학자금을 대면하게 된다. 켄은 대형마트의 카트 정리 아르바이트, 알래스카에서의 여행가이드, 모텔 청소부, 쓰레기 처리, 야간 조리사 등 각종 험한 일을 하며 빚을 악착같이 갚아나간다. 모든 것이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3년 동안 고군분투를 하여 학자금을 모두 갚는다.

 

빚에서 해방된 주인공의 다음 목표는 대학원에 진학하여 공부를 더 하는 것이다. 대신 목표는 ‘빚을 지지 않고 공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중고 봉고차를 개조해 학교 안에서 주거활동을 시작한다. 샤워는 체육관에서 하고, 도서관에서 전자기기들을 충전하며, 버너로 끼니를 해결한다. 조교, 과외알바 등을 통해 기본적인 생계비를 꾸려가더니 결국은 2년 반 동안의 대학원 과정을 마친다. 그리고 결국 주인공은 인문학적 소양을 가지고 이 책을 쓰기에 이른다. 풍요로운 정신세계의 자산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이겨나갈 힘을 주는 것이다. 인문학적 교육을 받아 공감력과 자기성찰, 양심을 갖춘 시민으로 한 사람이 거듭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봉고차 월든 中

 

「오늘날 젊은 사람들이 빚에 대처하는 방식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너무나 많은 채무자들이 빚에 무덤덤한 모습을 보인다. 물론 빚지고 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고 누구나 빚이 없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겠지만, 흥미로울 정도로 위기의식이 없는 채무자들이 지나치게 많다. 이들은 빚을 끊임없이 의무로 점철된 삶을 살아가게 자신을 가두는 쇠창살이 아닌, 자동차 보험료처럼 성가시지만 꼭 필요한 지출로 생각한다. 257쪽

 

「안타깝게도 경제적인 현실과 정치적인 우선순위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교육을 받기 위해 불합리할 정도로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합니다. 대다수 학생들은 그저 자신과 사회를 더욱 발전시키기를 바랄 뿐인데도 말이죠. (중략) 솔직히 말해 여기서 받은 학위로는 저뿐만 아니라 여러분 중 대다수가 돈방석에 앉기는 힘들 겁니다. 비록 교육을 받기 위해 거의 빈털터리가 되었지만, 그 대신 부유함을 얻었습니다. 여기서의 부유함은 환율이 없는 통화, 녹슬지 않는 주화, 소비해버릴 수 없는 자본인 아이디어와 진실의 부유함을 의미합니다. 비록 이곳을 떠나는 제 지갑은 비어 있을지언정, 나이가 적든 많든, 국내든 해외든, 집이 있든 없든, 돈이 많든 적든, 살아 있는 마지막 그날까지 이 부유함을 간직할 것입니다.」  400-401쪽


 

 「봉고차 월든」이 미국에서의 인기를 힘입어 한국에 까지 번역되어 우리 곁에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아마 ‘등록금을 갚기 위해 알래스카에서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고,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빚을 지지 않기 위해 봉고차에서 숙식을 해결했던 주인공의 특이한 이력’ 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그리고 다음 원인을 꼽아보자면 우리의 상황과 비슷한 것에 대한 동질감을 느꼈기 때문 아닐까?

 

한국에서는 이 책의 저자처럼 학교를 다니며 봉고차에서 사는 사람은 없을지 몰라도 학자금을 갚아야 하는 청년들은 날로 늘어가고 있다. 


나라지표 통계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한국장학재단을 통한 학자금 대출 누적 액수는 2조 4,217억 원에 달한다. 취업 후 상환이라는 조건이 붙긴 하지만 취업을 하자마자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빚을 갚기 위해 허덕이는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취업에 성공해서 상환을 조금이라도 시작했다면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 판이다.


대학교육연구소는 한국장학재단에 '정부학자금 대출 현황'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한 결과, 누적 대출액이 2010년 말 3조7천억원에서 2014년 말 10조7천억원을 기록해 2.9배로 늘었다고 6일 밝혔다.

한 최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안민석 의원이 한국장학재단으로 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학자금 대출 연체자 소송 진행 결과'에 따르면 6개월 이상 장기 연체자에게 작년 한 해 동안 6086건의 소송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봉고차 월든」의 저자가 말한 것처럼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교육을 받기 위해 불합리할 정도로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는데, 사실상 지불할 능력이 없어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도 대학 등록금 문제를 심각한 현황으로 여기고 국가장학금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 원인은 단순하다. ‘높은 등록금’이다. 높은 대학 등록금에 대한 실제적이고 확고한 조정이 필요하다. 실제로 정보공개센터의 공개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립대의 반값등록금 시행은 학자금을 대출받는 학생 수를 절반 가까이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누군가는 우리나라의 등록금이 그다지 비싸지 않다고 말할 수 도 있다. 실제로 2013년 6월 교육부는 OECD교육지표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사립대학등록금 순위가 4위로 낮아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등록금액이 가장 높은 미국을 제외하고 2,3위인 슬로베니아와 호주는 사립대에 다니는 학생 비율이 1~4%뿐 이며 대부분의 생들이 등록금이 무상이거나 저렴한 국공립대에 다닌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결국 뻔한 눈 가리고 아웅한 셈이다.

 

대학 재정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등록금 관련 문제는 그 나라의 교육의 정책과 철학, 수준 등이 어떠한지와 교육의 주체가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런 문제는 대학당국과 총학생회가 알아서 풀 문제가 아니라 정부는 물론이거니와 모든 사회 구성원이 힘을 합쳐 풀어야한다. 출산율은 바닥을 치고, 미래를 책임져야할 청년들은 학자금 대출에 대한 부담과 낮은 청년 취업률, 열악한 주거환경 등에 신음하고 있다. 

 

이들이 과연 향후 30~40대가 되어 실제적인 경제의 주체가 되었을 때(될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지만), 자신들의 문제를 모른 채 한 윗세대들을 부양할 마음이 생길까? 그것보다도 부양할 수 있는 역량이 생길까? 그 때 가서 이들을 ‘불효자식’이라고 손가락질 할 수 있을까?

 

최근 매경이코노미 1815호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

 

「청년 실업률이 25%에 달하는 프랑스에서는 지난 3월 국민가수 장 자크 골드만이 노래 ‘일생동안(Toute la vie)’을 통해 ‘게으르며 노력하지 않는다’고 청년층을 깎아내렸다는 논란이 일면서 청년층의 불만이 고조된 상황이다. 이미 프랑스 청년들은 세금이 부모세대의 사회복지 비용으로 쓰이고 있지만, 자신들은 미래에 그런 혜택을 누리지 못할 것이라며 기성세대와 대립각을 세워온 터다. 유럽에는 프랑스처럼 연금 부담을 놓고 기성세대와 청년세대 간 갈등을 겪는 국가가 많다.」

 

학자금 문제는 향후 미래의 한국에서 이런 세대 간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당장 학자금도 갚지 못하는 이들이 세금을 통해 윗세대를 부양할 능력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등록금 및 학자금 문제는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이 다시 한 번 사회의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안을 모색해야할 시점이다. 개그맨 박명수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정말 늦었다’ 고 말한다.

 

그렇다. 늦었다. 등록금 및 학자금 문제는 진작 범국민적으로 논의되었어야 할 문제였다. 그럼에도 나는 아직 늦지 않았다고 믿는다. 대학을 졸업한 입장에서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문제처럼 보이지만 나의 후배들이, 더 나아가 다음 세대까지 이런 불합리한 액수를 지불하게 두어서는 안 될 노릇이다.

 

우리는 앞선 세대들이 ‘원래 등록금은 비싼거야’라고 말하며 주먹구구식의 방안을 내놓는 것과는 달라야한다. 훗날 태어날 내 아이에게까지 학자금이라는 짐을 지게 하는 것은 굉장히 Sorry한 일이니까 2014년 쇼미더머니3에서 바비가 불렀던 것처럼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같이 외치며 손을 들어야한다.

 

너와 나의 학자금 고리 이건 우리 안의 So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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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빚 기획기사> 이중으로 대출해야 하는 대학생들

기숙사 비용을 내야하는데, 생활비대출 실행이 안 돼요

 

경상북도에 있는 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남성 전모 씨(28)는 6년째 기숙사에서 살고 있다. 전모 씨는 그간 등록금은 장학금으로 납부했고 생활비대출로 기숙사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전모 씨는 생활비대출로 기숙사 비용을 내면서 항상 문제를 겪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생활비대출이란 제도가 어떻게 보면 부모님 도움 없이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만든 제도라는 측면이 있잖아요. 그런데 기숙사 비용을 낼 시즌에 항상 대출실행이 안 돼요. 어쩔 수 없이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거나, 어디서 돈을 빌려서 기숙사 비용을 내야 해요. 생활비대출을 신청해서 받은 돈이 나오면, 다른 곳에서 빌린 돈을 메꾸는 식으로 해왔어요.”라고 했다.

 

이 같은 문제점이 발생하는 이유는 생활비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기등록 확인이 이루어져야 하나 기숙사 비용을 납부해야 하는 일정은 기등록 확인 시점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생활비대출을 받고 그것으로 기숙사 비용을 내려고 하면, 이미 기숙사는 물 건너가 버린다. 부모의 도움조차 받을 수 없는 경우에는 2금융이나 3금융의 유혹이 빠질 수도 있다.

 

 

▲ 6년 동안 생활비대출로 기숙사 비용을 납부하던 전모 씨를 만났다.

 

학자금 대출은 대학 등록금을 대출해 주는 제도지만 생활비 대출은 학자금 대출과 무관하게 숙식비, 교재비, 교통비와 같이 대학생의 생활비용을 대출해 주는 제도이다. 한 학기에 최대로 한번 150만을 대출해 주며 1년에 300만 원까지 지원해 주는 제도이다. 기등록이란 등록이 되어 있다는 뜻으로 기등록 처리가 되기 위해서는 등록금 납부가 선행되어야 한다. 충청남도에 있는 한 국립대학의 일정을 살펴보면, 1학기 등록금 납부 시기가 매년 2월 말경으로 나와 있다. 이에 반해 기숙사 비용 납부 일정은 1월로 공지하고 있다. 이 밖에 각 지역을 대표하는 국립대학 6개를 조사해본 결과, 모든 대학의 기숙사 비용 납부 일정이 등록금 납부 일정보다 빠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등록금 납부 시기와 기숙사 비용 납부 시기가 차이가 난다. 그러므로 생활비대출을 위한 선행조건인 기등록 확인이 되지 않고 대출이 늦어지기 때문에 이중으로 대출해서 기숙사 비용을 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20151학기/재학생 기준

등록금 납부 일정

기숙사 비용 납부 일정

강원 소재 한 대학

2015223~27

2015119~23

충북 소재 한 대학

2015224~26

2015126~28

충남 소재 한 대학

2015223~27

2015121~22

서울 소재 한 대학

2015223~27

201515~14

전북 소재 한 대학

2월 말(개강전주)

2015128~30

경남 소재 한 대학

2015222~25

201529~17

▲국립대학 등록금 납부 일정과 기숙사 비용 납부 일정

 

또한, 기숙사에서 살지 못하게 된 경우에는 자취방이나 하숙집을 구해야 한다. 방을 구하기 위해선 보증금이 필요하다. 생활비대출을 통해서 보증금을 내야 하는 경우에도 똑같은 문제점이 발생한다. 보증금 일부를 생활비대출을 통해서 지급했던 김모 씨(26)는 “보통 자취방을 구할 때 방학 중에 구하잖아요. 보증금을 내기 위해서 생활비대출을 신청했는데, 방학 기간이라 지급이 늦춰져서 학기가 시작하고 지급이 되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부모님께 손을 벌릴 수밖에 없었죠.”라고 말했다. 이렇듯 기숙사나 자취방 모두 방학 동안 비용을 내야 하지만 생활비대출은 기등록 확인 시점, 즉 대학의 개강 이후에 지급된다.

 

하지만 이런 문제점에는 딜레마가 존재한다. 첫 번째로 한국장학재단 측에서는 학교를 등록하지 않은 학생에게 생활비를 대출해 줄 수는 없다. 하지만 학교에 다니기 위해서는 기등록 확인 전에 생활비대출을 통해서 생활터전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대학교기숙사 측의 입장도 난처하다. 일괄적으로 기숙사 비용을 내는 기간을 늦춘다면, 기숙사 인원 충원이 바로 되지 기숙사 운영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 강원도에 있는 한 대학교 기숙사 행정실 교직원은 “만약 기숙사 인원을 200명 선발한다고 하면, 200명 중에 기숙사를 포기하고 기숙사 비용을 납부 하지 않는 경우가 생겨요. 그럴 경우 기숙사를 들어가고 싶으나 못 들어간 차순위 후보가 추가 모집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배려해주기 위해서 기숙사 측에서는 일정을 빨리 잡을 수밖에 없어요.” 라고 했다.

 

6년 동안 이런 문제를 겪어온 전모 씨(28)는 한 가지 대안으로 “옛날에는 납부 날짜 좀 미뤄달라고 사정해서 좀 늦춰준 경우가 있었는데, 언젠가부터는 한, 두명이 아니라서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생각했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생활비대출로 기숙사 비용을 내려고 하는 사람들이 기숙사에 생활비 대출했다는 증명을 하면, 기숙사 비용을 조금 늦게 납부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교육부나 장학재단에서 학교 측과 학교 기숙사 측에 권고를 해주면 좋겠어요. 그러면 충원율에도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에 학생이나 기숙사 측 모두 좋을 것 같아요”라고 했다.

 

대학교육연구소의 학자금 대출(등록금 대출 + 생활비 대출)의 통계 자료를 보면, 2010년 46만 명, 2011년 48만 명, 2012년 52만 명, 2013년 55만8000명으로 3년 만에 10만 명이 늘었다. 이렇듯 등록금 대출뿐만 아니라 생활비 대출이 많아지고 있고 많은 대학생은 생활비 대출을 통해서 기숙사 비용을 지급하고 있다. 대학의 평가지표 중 하나가 기숙사 충원비율인 만큼, 정부도 대학도 기숙사 충원비율을 높이고 있는 시점에서 생활비대출로 기숙사 비용을 충당하는데 시점의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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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한미FTA 협상 개시
   : 민주노동당은 주권을 건 도박에 단호히 반대







2007년 초 ‘한미FTA 체결 지원위원회’가 만든 TV광고를 보면 대륙을 경영하던 우리 민족에 대한 벅찬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다. 지축을 흔드는 말발굽 소리와 웅혼한 배경음악이 깔리면서 광고가 시작된다. “개척자 광개토대왕처럼, 해상왕 장보고처럼(물살을 가르는 배와 효과음이 보태진다) 우리 민족에겐 뜨거운 도전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시장을 향한 우리의 끝없는 도전(기마부대가 미국 지도 위를 거침없이 내달린다) 한미자유무역협정은 우리가 경제 강국으로 도약할 새로운 기회입니다.(개척자 광개토대왕이 탄 말이 앞다리를 치켜들며 포효하는 장면이 느린 화면으로 처리된다. 마무리는 태극기가 휘날리며) 대한민국의 자부심으로 세계와 경쟁합니다.”


노무현 행정부는 제조업에서는 중국에 추격을 당하고 있고 서비스업에서는 미국 등 선진국에 열세인 ‘넛 크래커’ 상황으로 진단했다. 이에 금융서비스를 비롯한 생산자 서비스 분야의 강자인 미국과 FTA를 체결해 동북아 금융허브의 위치를 선점하자는 유혹에 빠져들어갔다. 노무현 행정부에 참여한 인사들은 ‘넛 크래커’론의 영향을 받아 “앞으로 우리 대한민국은 뭐로 먹고 살아야 하나?”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그러나 제조업을 경시하는 금융허브 논리는 실물경제와 유리된 거품에 대한 환상이라는 것이 얼마 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증명되었다.


애초 한국 정부의 FTA 추진 로드맵에는 미국과의 FTA 체결은 중장기 과제로 규정되어 있었다. 정태인 전 대통령 비서관의 증언에 의하면, 자신이 국민경제자문회의 사무차장으로서 FTA 정책 결정과정에 깊숙이 참여하고 있었던 2005년 5월까지도 한국 정부에게 “미국은 맨 마지막” 체결 대상국으로 여겨졌다고 한다. 그러던 미국이 2006년에 들어서는 갑자기 한국의 최우선 FTA 협상국으로 부상했다. 2006년 1월 19일 노무현 대통령은 대국민 신년연설을 통해 뜬금없이 한미 FTA 체결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로부터 2주 후인 2월 3일 한국의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로버트 포트먼(Robert Portman)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함께 워싱턴의 미 의회 의사당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한미 FTA 협상을 개시한다고 전격 선언했다.


한미FTA가 광개토대왕처럼 이른바 ‘경제영토’를 확대하는 것인지, 아니면 주권을 팔아넘기는 일인지 논란이 뜨거웠다. 정태인은 한미FTA의 전격 추진 배경에는 집권 3년차를 맞는 노무현 정권이 개혁 성과를 서둘려 내려는 조급증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그에 따르면 노무현 정권이 추진한 사회적 합의에 의한 개혁이 당사자들의 거부로 실패하고, 대연정 제안이 한나라당의 거부로 실패하자 한미FTA라는 외부 충격에 의한 개혁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내부자의 시선으로 봐도 그것은 위험천만한 문제였다. 준비 안 된 상태에서 자본시장을 개방함으로써 받은 외부 충격으로 인해 국민들에게 크나큰 고통을 안겨준 것이 지난 IMF식 개혁의 경험이었다. 한미FTA는 한편으로는 미국에 서비스 시장을 개방함으로써 금융과 의료를 비롯한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미국식 신자유주의를 무분별하게 도입하는 구상이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과의 안보동맹에 경제동맹까지 더해져 한미일 남방 3각동맹을 강화하는 구상이기도 했다. 따라서 그것은 북중러의 북방 3각동맹을 자극해 냉전으로 회귀할 가능성마저 점쳐지는 위험한 모험이었다.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시민사회의 광범위한 저항은 당연한 것이었다. 민주노동당은 한미FTA가 무역수지 적자, 금융투기화와 종속, 공공부문의 민영화와 질적 저하, 농업 말살, 영화를 비롯한 문화산업 위기, 대미 군사안보 종속의 항구화 등 경제적으로나 군사안보적으로나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고 협상 중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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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결정 기구 기획기사>

 

대학 등록금심의위원회 속, 사라진 학생들의 목소리를 찾아서

 

연초마다 대학가는 학교 당국의 등록금 인하 여부로 웅성댄다. ‘어느 대학은 몇 퍼센트 등록금을 인하했네’, ‘어느 대학은 등록금을 동결했네’, ‘어느 대학 학생회는 등심위를 보이콧 했네 ‘와 같은 뉴스들이 학생들의 입에서 오르내린다. 그만큼 대학생들에게 있어서 등록금은 가장 중요한 관심사이다. 학생들이 등록금 결정에 관심을 두는 것은 분명, 그것이 당사자인 학생들에게 경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0년 이래 학생들이 등록금 의결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도 학생들의 등록금 결정에 대한 적극적 관심을 이끌었다.

 

한대련 중심의 반값등록금시위를 계기로, 2010년 1월 국회를 통과한 고등교육법 개정안에 따라 등록금 결정 과정에 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가 각 대학에서 출범하였다. 초창기 등심위에서 학생들의 영향력은 매우 미미했다. 이에 대한 학생 사회의 개선요구가 일자, 등심위에 학생 대표가 30% 이상 참여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 개정이 이뤄졌다. 이후 오늘날까지 등심위는 대학의 등록금 의결권을 행사하며, 학생 사회의 등록금 결정에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내가 법학대학원 교수인데”, 비민주적인 등심위 구조

 

그러나 과연, 등심위는 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을까? 등심위에서 학생 대표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잘 내고 있으며, 학교는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민주적 절차에 따라 반영하고 있을까?


자료들에 따르면, 등심위가 합리적으로 잘 진행되는 대학은 전국에 많지 않다. 정의당 정진후 의원실의 자료에 따르면, 2012년 등심위 회의 개최 횟수가 1회에 불과한 대학이 71개교(39.7%)로 가장 많았다. 한편 2014년 2월 초 김재연 의원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346개 대학 중 등심위 구성을 하지 않은 대학은 49개에 달했고, 등심위 회의 개최 횟수가 1회에 불과한 대학은 무려 112개에 달했다. 등심위가 형식적인 의결기구에 그칠 뿐, 등록금과 관련된 실질적 논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증거이다.


단순히 회의 개최 횟수만이 문제는 아니다. 등심위는 그 구성과 제도 자체부터 한계를 가지고 있다. 고등교육법 개정안에 따라 등심위에는 학생 대표가 30% 이상 참여하고 있지만 등심위가 학생들의 의견을 민주적으로 반영하여 운영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이다. 각기 대학들은 규정에 따라 학생위원들의 숫자를 자의적으로 결정하기 때문에 학교별로 학생위원의 숫자도 천차만별이다. 무엇보다, 등심위에 참여하는 학교 측 위원의 숫자가 학생 측 위원의 숫자보다 많으므로 공정한 심의와 의결을 할 수 없다. 등심위 위원 구성이 그나마 공평하게 잘 이뤄져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대의 등심위 구성 비율이 5대 4(학교 측 5, 학생 측 4), 고려대의 등심위 구성 비율이 7대 6인 실정이다. 위원 구성 비율부터 학생들이 학교 측에 밀리니, 학생들이 제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을 리 없다.
학교 측의 자료제공과 회의 공개 여부도 큰 문제이다. 학생 측에서 등심위에 참여하여 합리적인 주장을 하기 위해선, 학교 측의 회계 및 예산안 자료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학교는 ‘경영상의 비밀’이 외부로 새나갈 위험 등이 있다는 것과 같은 변명을 하며 자료제공에 소극적이다. 한편 대부분 대학교 등심위는 외부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등심위 논의결과만 외부에 공개되고, 그 과정은 알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등심위의 구조적 문제와 더불어 등심위의 참여하는 학교측 위원들의 권위주의적이고 비협조적인 태도 역시 큰 문제이다. 실제로 서울의 한 사립대학교인 K대학교의 경우, 등심위 의장이 회의 진행 도중 등심위 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학생대표에게 ‘내가 법학대학원 교수이다’라고 발언하며 학생의 주장을 권위적으로 무시하는 사례도 있었다.

 

등심위 개선을 향한 학생사회의 목소리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늘날 많은 대학 학생회들이 민주적인 등심위 구성과 제도를 요구하며 각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학교인 K대학교의 학생회의 경우 2015년 1월 중에 개최된 등심위에서부터 지속해서 1) 학교 당국은 관련 분야 전문가(회계사)를 학생 측에서도 추천할 수 있게 하며, 동등한 선임권을 보장할 것 2) 학교 당국은 의장을 학교와 학생이 번갈아가며 맡게 하고, 일방적이고 불공정한 회의 진행을 중단할 것, 3) 학교 당국은 회의에 방청을 허용하고 공개하여, 등록금 책정 과정의 투명성을 최대한 확보할 것, 4) 학교 당국은 회의 진행과 등록금 책정에서 학생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 등을 요구하였다.

 

K대학교 학생회의 요구안 중 첫 번째 요구안은 학교가 선임한 회계사 한 명만이 회의에 참여하는 기존의 등심위 구조를, 중립성과 공정성을 위해 학생 측이 선임한 회계사도 참석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요구안에 대해 대학 당국은 여태까지 총장이 추천하는 회계사를 임명해왔으며, 대외적으로 인정받는 회계사를 초빙해야 한다는 다소 논점에서 벗어난 답변을 하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의장을 번갈아 맡게 해야 한다는 요구안에 대해서 역시 “노사협상의 경우 그렇게 하지만 노사협상과 등록금산정은 전혀 다르다”며 운영 규정과 회의의 효율성을 들어 반대하였다. 이렇듯, 학교당국은 학생회의 요구사항을 등심위 과정에서 묵살하였으나, 등심위 구성 및 제도 개편과 관련하여 위원회를 7월 중에 개최하여 논의하자고 합의하였다.

 

이에 대하여 K대학교 총학생회 관계자는 “잘못된 운영 규정을 좀 더 민주적으로 바꾸어달라고 요구하는데 운영 규정에 따르고 있기에 문제가 안 된다는 말은 그저 회피하려는 것”이라며 “노사협상에 대한 말은 대체 왜 나온 것인지, 번갈아 의장을 맡는 것이 왜 비효율적인지에 대한 설명도 없다. 다만 7월에 다시 논의하자고 학교 측에서 소통의 창구를 열어두었기에 이번에는 제대로 해결되기를 기대해본다. 학교의 태도에 따라 학생회 차원에서도 기자회견 등의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K대학교 총학생회는 첫 등록금심위위원회가 열리고 얼마 되지 않은 지난 1월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의 폐쇄적 태도와 등심위의 불합리한 구조에 대해 규탄하였다.

 

 

◀ 지난 1월 28일 열린 기자회견 때 모습. 고대신문에서 찍은 사진이다.

 

학생회에서만 등심위에 관심을 갖는 것은 아니다. 일반 학생들도 학생회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나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문과에 다니는 최 모 학생은 “오히려 학생회가 더 강경하게 나가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지금은 단어 선택이나 협상 등에 있어 학교 측을 너무 신경 쓰는 것 같다. 그러나 현 학생회의 성격이나 색깔을 보아 기대할 수 있는 만큼은 하고 있다고 생각 된다”라 밝혔다. 또한 디자인 조형학부에 다니는 한 학생 역시 “등심위 문제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학생회 측에서 기자회견도 여는 등 문제를 공론화 시키려고 노력을 많이 한 것 같다. 다만 공론화 시키는 과정에서 그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이 문제가 왜 공론화 되어야 하는지 등에서 일반 학우 입장에서는 전달이 좀 부족한 것 같았다. 그래도 학생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려고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현 등심위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점과, 총학생회의 대응 자체에는 조금 부족한 점이 있을지라도 요구안에 대해서는 전부 동의했다.


등심위 구조개선에 관하여 K대학교 기획예산처 예산팀에 문의한 결과, 학생회 측의 요구안에 대한 학교의 견해를 밝힐 수는 없고, 7월 중 열릴 등심위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원론적인 태도만을 밝혔다. 그러나 아직 등심위 개최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으며, 등심위에서 학생회의 요구 사안에 대한 민주적 의사수용과 합의가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K대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학생들의 반값등록금 요구와 투쟁의 결과로 출범한 등심위는 아직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채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러나 등심위의 이러한 문제점들이 하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온 것이 있다면, 점점 기력을 잃던 학생 사회가 등심위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학교에 개선을 요구, 참여하며 되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비록 아직은 학교 측의 강건한 입장으로 인해 등심위 구조를 직접적으로 개선할 힘은 없지만, 학생회는 그럴수록 더욱 더 학교 측에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이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 역시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바탕으로 학생사회는 제 목소리를 다시 되찾을 수 있을지, 불합리한 등심위 구조를 개선하고, 더 나아가 ‘반값 등록금’을 쟁취할 수 있을지 그 추후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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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의당 부설 정책연구소 정의정책연구소
연구성과 목록2015.07.2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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