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 칼럼2016.07.20 11:40


[미래정치센터-경향신문 공동게재] 공무원, '머슴'아닌 '동료시민'



교육부의 한 고위공무원의 막말 논란이 결국 해당 공무원에 대한 파면 결정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민주주의 시민들을 ·돼지에 비유하고 신분제가 필요하다는 식의 말은 현재 우리 사회 고위층들의 인식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하여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연이어 최근 천민 민주주의라는 용어를 내세우며 아예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한 경제단체 산하 연구원의 주장은 단순히 뒷맛이 쓰다고 표현하기에도 모자란다.

 

 

지난 한 달여간 많은 시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준 이번 사태를 보면서 한 가지 유감스러운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사건 당사자가 사용한 표현과 인식의 정도가 지나치게 심하다보니 이에 대응하는 시민들의 풍자 역시 거칠 수밖에 없었다. 대표적으로 감히 머슴이 주인에게 개·돼지라 하다니!”와 같은 조롱식 반박이었다. 사회지도층의 천박한 인식과 언행에 분노한 시민들의 풍자로서 이 정도는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사건을 차분하게 정돈하고 사건이 의미하는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짚어주는 역할을 해야 할 언론과 정치지도자들 역시 비슷한 표현과 시각을 서슴없이 꺼내는 것은 유감스러운 장면이었다.

 

여론과 별도로 언론과 정치는 날것의 조롱보다는 사건의 본질과 대안에 대해 논하는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일각의 조롱대로 민주주의 사회에서 100만명에 달하는 공무원들은 주인에 해당하는 시민들에게 복종하고 봉사만 해야 하는 머슴과 같은 존재들이어야만 하는가? 민주주의는 모두가 시민으로서의 책무를 지니고 공동체를 더 낫게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

 

공무원이라는 존재는 사회 유지와 발전을 위해 필요한 관료체제를 움직이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또 한편 민주주의 사회의 중요한 동료시민들이다. 그들에게도 동등한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그에 따르는 소명의식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우리는 그들에게도 동료시민에 대한 시민적 책무를 성실하게 수행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누구나 정치와 행정에 참여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에서 출발한 고대 아테네의 예에서 보듯이 민주주의의 원리는 동료시민에 대한 책무와 권리의 인정에서 출발했다.

 

현대 민주주의에서 거대한 국가관료체제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위험성에 대한 비판과 견제는 필요하다. 하지만 그 체제 내에서 일하고 있는 또 다른 시민으로서의 공무원들에 대한 태도는 분명히 달라야 한다. 오랜 권위주의 정권을 경험한 한국의 진보와 보수는 모두 공무원들을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머슴아니면 차갑고 권위적인 관료로만 상정해왔다. 이는 여야, 진보와 보수를 떠나 비슷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가 만나본 다수의 현장 공무원들은 누구보다도 성실하고 사회공익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었으며 권력과 돈을 가진 소수의 사익에 행정이 좌지우지되는 것에 분개하고 있는 경우가 더 많았다. 무려 100만명에 가까운 공무원들의 존재는 우리 사회의 공익을 수호하는 소중한 동료시민들로서의 존재다. 책임 있는 정치집단이라면 오히려 그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우리 사회에 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우리가 얼마나 많은 고민을 기울였는지 먼저 돌아보아야 한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이름으로 정당가입, 노동권마저 제한하는 현행법, 사회경제적 약자들을 위한 지원에 대해 선거법 위반을 들먹이는 보수적 판결, 새로운 시도를 할수록 인사승진에서 손해 보고 권력에 줄 서게 만드는 경쟁주의 성과제도 등은 정직한 다수 공무원들의 고민과 목소리를 빼앗고 오직 영혼이 없는 존재로 남아있기를 강요하는 것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적 책무를 망각한 소수의 공무원들이 선민의식에 빠지고 천박한 언행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일간지 신문 한 귀퉁이에 넘쳐나는 사회복지, 소방공무원들의 영웅적 일화나 미담 사례는 관청의 홍보자료에만 그친다. 그들이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책임, 소명의식을 느끼게 만들 어떤 제도와 대안도 없이 미담만을 조명하고 왜 너희는 저렇게 못하냐고 힐난하고 그들을 머슴이나 영혼이 없는 존재로 비하하는 것은 정치권력과 사회지도층의 무책임함이다. 공무원은 미담의 주인공들도 충성스러운 머슴도 아니다. 그들은 우리 공동체를 함께 가꾸어나가는 동료시민이어야 한다. 이제 그들에게 복종이 아니라 동료시민으로서의 책무를 요구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낡은 제도와 악습을 바꾸는 데 눈길을 돌리자.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7192113035&code=990100#csidx44ede2c387e8655ae009291dc42e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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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의당부설정책연구소 미래시계
소장 칼럼2016.06.30 15:28

[미래정치센터 조성주 소장]  



지난 4·13 총선 이후 정치권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를 꼽으라면 아마도 협치일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총선 결과가 나오자마자 협치를 강조했고 그제 여당의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협치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만약 청와대와 새누리당만이 총선 이후 협치를 일방적으로 강조했다면 이는 의회의 다수를 점하게 된 야당을 대상으로 국정운영에 발목잡기 하지 말라는 경고나 사전포석으로 해석하고 고깝게 볼 만도 하다.

 

그러나 협치라는 용어는 야당들에서도 중요한 정치용어로 등장하고 있다. 야당들도 앞다투어 우리 정치에는 협치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나서고 있다. 이쯤 되면 지난 몇 년간 한국정치의 가장 큰 화두처럼 보였던 새정치라는 말을 이제 협치라는 용어가 대체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새정치라는 단어가 그 안에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담아내는 구체성 확보에는 실패한 채 보수편향적인 정당체제로 귀결된 것처럼 협치라는 용어 역시 시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방향성과는 관련 없이 한때의 유행처럼 사용되고 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해볼 필요가 있다.

 

많은 이들은 최근 진영간 증오의 동원을 통한 정치적 양극화가 한국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백번 곱씹어봐도 맞는 지적이다. 한국정치는 최근에 여야 할 것 없이 상대에 대한 극단적인 비난을 통해 자기 진영의 강한 지지자들을 동원하는 것을 반복해 왔다. 이는 한쪽 극단의 입장에만 서기 힘든 평범한 다수 시민들의 목소리를 삭제한 채 목적을 잃어버린 정치적 공방만 남기는 결과를 낳았는지도 모른다. 증오만을 동원하는 정치는 정치계와 시민들 모두가 함께 극복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라는 것이 아름다운 말의 성찬 속에서 평화롭고 따뜻한 풍경만을 연출하는 것이 본질은 아닐 것이다. 정치의 풍경이 날선 비난의 진흙탕보다 품격 있는 대화와 논쟁의 장인 것이 낫다고는 하지만 그 모두가 답답한 현실의 개선 방향과 관련 없는 미학적 연출에 그쳐서는 안된다. 우리는 미학을 추구하기 위해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진흙탕을 조금이나마 개선하기 위해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요하면 현실의 구정물을 뒤집어쓰는 것을 정치가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지금의 한국정치가 협치보다 먼저 해야 할 것은 없는지 그리고 협치를 해야 한다면 그 목적이 무엇인지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지금 정치권에서 사용되는 협치라는 말에는 마치 현실에서의 수많은 갈등과 그것을 둘러싼 사람들의 사연이 부차적인 것처럼 치부하고 기계적으로 타협하는 것만이 유일한 갈등해결책인 것처럼 말하는 듯하다. 물론 타협은 정치의 속성이자 현실세계의 지극히 자연스러운 갈등해결 방법이다. 그러나 타협과 협치 이전에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치열하게 논쟁하고 다투는 갈등이 없다면, 대부분의 타협은 현실세계에서 강자가 약자에게 일방적으로 가하는 굴종의 요구를 미화시키는 액세서리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더 크게 대표해야 하는 민주주의 정치는 협치의 방법론에 집중하기 이전에 갈등을 조직하고 드러내는 정치의 목적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

 

이즈음 오히려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스크린도어와 지하철 출입구에 메모지를 붙이며 비정규직 청년노동자의 비극과 우리 사회가 여성에게 가하는 폭력이라는 갈등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정치는 이를 더 큰 우리 사회의 중요한 갈등으로 조직하기보다는 협치의 자세를 말하며 애써 이 갈등들을 안타까운 하나의 사건 정도로 축소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존의 위협에 놓여있는 최저임금의 인상을 요구하는 절박한 청년들의 목소리에 응답하지 않는 중향평준화협치는 혹여 강자들이 약자들에게 요구하는 복종의 부드러운 명령이지는 않은가?

 

만약 협치라는 용어가 이런 방식으로만 사용된다면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목소리는 지하철 출입구와 스크린도어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고 제도와 시스템은 조금도 변화하지 않은 채 기존의 폭력을 반복할 뿐이다. ‘협치라는 용어가 다수의 사회적 약자들에게도 의미가 있으려면 그것이 강자가 일방적으로 명령하는 복종이거나 정치세력들 간의 야합이 아니라 절박한 상태에 놓여있는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겪고 있는 갈등해결을 위한 도구로서 기능할 때일 것이다. 따라서 지금 한국정치는 평화로운 협치를 도모할 것이 아니라 누가 무엇을 어떻게 더 치열하게 대변하고 대표할 것인지를 두고 더 크게 갈등해야 한다.

 

여전히 우리에게 절실한 단어는 강자의 미학으로서의 협치가 아니라 약자의 정치학으로서의 갈등이라는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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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의당부설정책연구소 미래시계
강연 및 포럼2016.02.03 14:54

 

[미래정치센터] 청년정책 토론회 자료집-최종본(토론문 포함).pdf

 

 

 

[보도자료]

정의당 미래정치센터 “자발적 이직자에게 실업급여 제공” “청년급여 도입하자” 실업안전망 개혁방안 발표


정의당 부설 정책연구소 미래정치센터(이사장 손호철, 연구소장 조성주)가 3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토론회를 열고, 청년급여 신설 등 실업안전망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논란의 청년정책, 첫 단추를 다시 꿰다’라는 이름의 이번 토론회에서 미래정치센터 조성주 소장은 기조발제에 나서 “청년세대가 임금, 고용형태, 휴가휴일, 근로시간에 있어 완전히 다른 시스템에 놓인 제2노동시장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고 진단하고 “청년세대가 겪고 있는 취업, 주거, 부채 노후 등 위기로 인해 ‘세대와 체제와의 불화’”를 넘어서기 위해 정책패러다임의 변화를 강조했다.

 

조 소장은 고용보험제도 개혁의 방향으로 ▲자발적 이직자에게 실업급여 제공 ▲ 실업급여 수급요건을 1년간 180일에서 3년간 180일로 완화 ▲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사업을 건강보험을 지원하고 그 대상 또한 180원 미만 임금근로자까지 확대 ▲특수고용노동자의 고용보험 가입 등 고용보험제도의 개혁 및 사회안전망의 새로운 구축 방향을 제시했다.

 

발제2를 맡은 남재욱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팀장은 새로운 사회안전망 구축의 방안으로 “기여나 고용이력을 요구하지 않는 월 50만원의 실업급여II 제도(한국형 실업부조)의 신설”을 제안하는 한편, 그 대상으로 “폐업한 자영업자, 고용이력이 없는자, 실업급여 소진자는 물론 주 15시간 미만 근로 등 부분취업자까지 포함해야 현재의 실업안전망의 외부자들을 포괄해야 함”을 주장했다. 남 팀장은 이를 통해 “사회보장제도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저소득 근로빈곤층의 소득평탄화와 노동시장으로의 재통합”을 이룰 수 있음을 역설했다.

 

발제3에 나선 정미나 미래정치센터 전문연구위원은 서울시 청년수당과 성남시 청년배당과 구별되는 ‘청년급여’ 신설을 제안했다. 26만명 이상 청년에게 12개월간 월 50만원을 제공하는 청년급여는 “연령대에 국한된 청년지원 정책이 아니라 청년세대의 ‘위기’에 특성화된 프로그램”으로 “단순 소득지원이 아닌 구직활동을 지원”하며 직업훈련 또한 현재 “민간위탁 학원 중심의 현재 정부 정책과 달리 청년현실에 맞는 실효성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실업급여II와 청년급여의 재원마련 방안으로 ▲노-사 공동의 고용보험료 인상(0.65%->1.0%), ▲ 고용보험 내 정부예산 투입확대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300인 이상 사업장에게 ‘기업고용책임세’를 부과하는 방식을 함께 제시했다.

 

토론에 나선 이상호 한겨레 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참석했던 토론회 중 가장 짜임새있었다”고 평가하며 “직업훈련 개선방안으로 폴리텍 등 대학교육 혁신과 연계, 기업고용책임세 대신 사회복지세 등 기존 목적세로 포괄하고 대신 비정규직에 대한 고용부담금 부과로 정규직 전환에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청년유니온 정준영 정책구장 또한 토론에 나서 “기존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회 밖 청년들은 소득상실, 취업능력 잠식, 생애소득 감소 등 배제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진단하고 “청년수당 논쟁에 뛰어들어 기존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청년을 위해 실업부조 성격의 구직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의 : 미래정치센터(070-4640-2388)

2016년 2월 3일
정의당 대변인실

첨부 : 토론회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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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의당부설정책연구소 미래시계
미래리더십스쿨2016.02.0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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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의당부설정책연구소 미래시계
공지사항2016.01.2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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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칼럼2015.09.14 10:47

 

  

조성주 (미래정치센터 소장)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전쟁을 피해 국경 몇 개를 넘는 피난 끝에 독일의 기차역에 도착한 시리아 난민들을 환영하러 나온 독일 시민들의 모습은. 그것은 인류가 인류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따뜻한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많은 사람들이 메르켈 독일 총리의 새로운 난민 정책과 자발적으로 난민들을 환영하고 도우려는 독일 시민들의 시민의식을 칭찬한다. 한편에서는 부쩍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와 배타적 태도가 증가하고 있는 한국 사회와 비교하며 자책하는 이야기들도 나온다.

 

혹자들은 유로화 통합 이후 득을 많이 본 독일의 부유한 경제와 안정적인 복지 제도가 독일 시민들의 넓은 마음을 만들었다고도 한다.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맹자가 사람들의 좋은 마음을 위해 항산(恒産)이 필요하다고 말했듯이 어쩌면 인간은 타인의 고통을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받아들이는지도 모른다. 만일 독일 경제가 어렵고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많은 차별과 양극화가 발생하고 있다면 재정과 노동 시장에 충격을 주는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시민들의 이 같은 환대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만으로 설명이 부족하다. 인간은 오로지 경제적 이해관계에만 작동하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치와 다양한 공동체, 시민 사회는 필요 없고 기업과 관료제만 남아서 모든 것을 합리적인 선택으로 결정하면 되는지 모른다. 그러나 현실의 세계는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우리가 잘 작동하는 기계가 아닌 인간이기 때문이다.

 

나는 독일과 유럽의 난민 문제를 보며 다시 정치의 중요성을 생각한다. 정치는 그 사회의 중요한 문제를 공론의 장에서 다루게 한다. 그리고 그 공론의 장에서 벌어지는 토론과 논쟁, 그리고 선거를 통한 선택의 과정에서 더 좋은 시민성이 발현된다는 것이 민주주의의 숨겨진 장점일 것이다. 정치란 우리가 더 나은 시민이 되기 위해, 아니 인간으로서 존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독일의 과감한 결정과 난민들에 대한 독일 시민들의 환대는 한 어린아이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과 동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그 사회가 오랫동안 어렵지만 그 사회가 마주할 수밖에 없는 다양한 문제들을 놓고 정치가 공론의 장을 열고 시민들이 그곳에 다양한 결사체를 통해 참여하며 진지하게 논의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미 지난 선거 이후 독일은 사민당, 녹색당, 기민당 등이 연정의 주요 내용으로 난민 문제를 다루어왔다. 따라서 덮어놓고 독일 시민들의 시민성을 칭송하면서 한편에서 한국 사회를 '헬조선'이라 부르며 '미개한 시민의식'을 힐난하는 것은 오히려 현실에서 변화의 가능성을 삭제시켜 버리는 행태이다. 더 좋은 시민은 오직 노력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그 노력은 경제적인 평등과 안정된 사회를 위한 노력과 더불어 정치의 적극적 역할, 정당의 다양한 의견의 경쟁도 함께여야 한다. 더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결사체도 많아져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정치가 무엇을 다루어야 하는가. 그리고 민주 사회에서 공공재라 할 수 있는 정당과 언론이 무엇을 더 중요하게 다루어야 하는가를 생각한다. 정파적 이해관계에 근거한 허무한 혁신 놀음, 셀러브리티를 쫓는 듯한 정치인이나 재벌가 개인의 사생활보다 더 중요하게 우리 사회가 다루어야할 문제는 없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우리 내부의 난민은 누구이고 우리는 누구를 추방하고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우리가 독일을 보며 고민해야 하는 것은 시민성이 아니라 정치와 공론의 장의 역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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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의당부설정책연구소 미래시계
연구소 칼럼2015.09.04 11:02



김혜련(미래정치센터 부소장, 고양시 의원)



2011년 5월, 지역구의 경로잔치에 참석해서 인사드리는데, 한분이 명함을 달라고 하신다. 며칠 후 어르신이 사무실에 오시겠다고 해서 약속을 잡고 만났는데, 같은 마을의 여러분이 오셨다. 


내용인 즉, 당신들이 사시는 마을이 새마을 사업으로 만들어진 마을인데, 그때 만들어진 집, 도로가 그대로라는 것이다. 집에 주차장이 없어서 다들 도로에 주차하는데, 길이 좁아서 교행이 안되니, 도로를 넓혀달라고 하시는 내용이었다.


그 자리에서 바로 어르신들과 마을로 갔다.


마을이 만들어진 모양과 길을 보니, 도로옆 법면을 메우기만 하면 차선 하나 정도의 도로폭이 확보가 될 것 같았다.


어르신들께는 방법을 찾아 보겠다고 하고, 담당부서와 현장에 나가서 예산 추계를 잡아보고,예산확보방안을 논의했다. 다행히 당시 도의원이 도비 8천만원을 확보해주어서 시비 7천만원을 보태서 1억 5천만원으로 긴 거리의 1차선을 확보할 수 있었다.
 사업비 잔액으로는 마을길도 깨끗하게 포장해드리고 펜스도 만들었다. 


“새마을 사업이후로 나라에서 뭔가를 해 주는게 처음이야.”


어르신들이 모여서 하시는 말씀을 얼핏 들었다. 


마음이 짠했다. 사실 2010년에 선거운동 할때 그런 마을이 있는지도 몰랐고, 그래서 단 한번도 가 보지 못했던 마을이었기 때문이다.

도로가 넓어지고 난 이후 마을어르신들이 틈만 나면 김혜련의원을 얘기하고 다니셨다.
한번은 마을회관에 갔더니, 다른 마을의 어르신들이 김혜련의원이 길 넓혀줘서 고맙다고 다들 말씀하셨다. 
그 마을의 주민들에게서 전화오는 일이 많아졌다.


차가 다니기 어려운 산아래길의 구거(물길)에 흉관을 묻고 조금만 넓혀달라는 내용, 여기저기 패인 곳에 조금만 포장해 달라는 내용, 산에 있는 큰 나무가 쓰러져서 집을 덮칠 것 같으니 해결해 달라는 내용등등, 정말 많다.
담당 공무원들과 현장에 나가서 협박도 하고 부탁도 하면서 거의 해결해드렸다.


2014년 선거운동 중에 마을회관에 갔더니, 어르신들이 하시는 말씀,


“여기 오지말고 다른 마을에 가, 여기는 다 김혜련으로 정리했어”
“진짜요? 안와도 돼요???”
“그럼~~~김의원은 대자리(아직도 **리 라고 하신다) 딸인데~~”“


개표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 마을 투표소에서 2등을 했다. 대부분의 농촌지역 투표소에서 3등을 하고 아주 어려운 동네의 6개 투표소에는 후보 6명중 6등도 했는데 말이다.
 
이 마을 어르신들은 처음으로 새누리당이 아닌 당을, 김혜련의 이름을 찾아서 찍으셨을 것이다. 그 분들이 정말 대단하게 생각되었다.
이분들의 표는 두 표의 몫을 한다.


새누리당을 찍는 표가 김혜련에게 왔으니, 두 표가 되는 것이다.
이런 두 표 확보하기 정말 어렵다. 정성이 정말 많이 들어가야 한다.
마을회관에 자주 들러야 하고, 꼭 점심을 먹고 와야 하고(다른데서 먹고 왔어도), 불편사항에 대해서는 반드시 주민과 공무원을 현장에서 만나서 확인하고 그 자리에서 해결해야 한다.
 
나의 노력이 어르신들이 쭈욱 정의당을 찍게 만들 수 있을까?
이렇게 한 표 두 표 모아서 정의당이 커지기는 할수 있는 걸까?

 
잘 모르겠다.
어떤 날은 우리당에 대한 음해와 악성루머 때문에 화도 나고, 그래도 새누리당이라는 분들을 만나면 몰래 한숨도 쉬게 되고, 의원들 하는 일이 뭐냐는 말을 들으면 속상하기도 하지만, 정치인이라는 직업은 원래 욕을 먹는 것이기에 그냥 넘겨버린다.
당도 이상하고 사람도 이상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건 절대 안 되는 일이니, 오늘도 동네 여기저기를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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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의당부설정책연구소 미래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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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의당부설정책연구소 미래시계
연구소 칼럼2015.08.03 18:24

정의당 3기, ‘조성주’가 남긴 것: ‘불안정한 사람’들을 위한 ‘가능성’
- 정의당이 해답이 될 수 있는가




정미나(진보정의연구소 전문위원)




당 대표 선거가 끝났다. 이번 선거에서 비록 결선에 올라가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사람은 단연 ‘조성주’일 것이다. 2세대 진보정치를 내세우며 당 안팎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고, 그 바람은 여전히 유효한 것 같다. 


과연 그 바람의 실체는 무엇일까. 얼핏 보면, 조성주가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없는 것 같다. 그 역시 출마선언문에서 자신이 주장하는 ‘혁신’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말의 다른 표현일 뿐“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그의 가장 큰 정치적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청년유니온’은 세대별 노조라는 차이가 있을 뿐 기존의 노동운동이 해왔던 방식대로 ‘노조’를 결성한 것이었고, 이를 통해 그가 쟁취해 낸 여러 가지 노동의 권리들은 기존의 노동운동이 해왔던 ‘투쟁’의 방식과 근본적으로 달라 보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성주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그가 던진 ‘노동운동 밖의 노동’이라는 문제제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인용됐고, 그가 제시한 정책 대안 중 하나인 ‘고용보험’ 역시 마치 새로운 대안인 것처럼 주목받았다. 무엇이 이것을 가능케 했을까?


필자는 그 대답을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정치적 담론’, 그리고 이것을 성공적으로 제기했다는 것에서 찾는다. 성공적인 정치적 담론은, 시대에 맞는 새로운 문제의식과 이에 부합하는 정책처방이 유기적으로 담겨있는 하나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담론을 전달하는 전달자의 정치적 자산이 담론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친다. 조성주가 이번 선거에서 던진 화두는 바로 이 삼박자가 맞아 떨어진 ‘정치적 담론’이었고, 그가 일으킨 바람을 고려해보면, 이는 성공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왜 새로운 정치적 담론이었을까.


1. 새로운 문제의식, ‘노동운동 밖의 노동’: 비정규직을 넘어서 ‘불안정한 사람들’


‘노동운동 밖의 노동’, 이 자체가 새로운 것이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기존의 노동 운동이 조직노동을 대변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비정규직 문제를 외면하지 않았고 보다 열악한 처우에 있는 노동자들을 위한 차별철폐, 나아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까지 주장해 온 바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성주가 ‘노동운동 밖의 노동’이라는 프레임을 조직노동과 대비되는 노동자들, 혹은 세대론과 결부시켜 ‘청년 세대’의 ‘비정규직’ 문제를 언급한 것이라면, 딱히 새로울 것 없는 문제제기이다. 차이가 있다면, 청년세대이면서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 낸 ‘조성주’, 당사자가 제기한 문제제기이기 때문에 보다 신뢰할 수 있다는 정도, 즉, 인물에서의 차이일 것이다. 물론 이 정도로도 파급력을 보일만큼 진보정치가 정체돼 있긴 하지만, 이것만으로 이번 조성주의 바람을 설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조성주가 던진 ‘노동운동 밖의 노동’이라는 프레임이 진보진영에, 나아가 한국 사회에 던지는 근본적으로 새로운 문제의식이 무엇일까? 필자는 그 답을 역으로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구분을 넘어섰다는 데에서 찾는다. 기존 노동운동의 한계는 비단 조직노동을 대변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들은 조직노동과 이른바 비정규직 문제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했고 나름의 정책대안으로 노력해왔다. 하지만, 그 대안들, 즉 비정규직 차폐철폐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든 최저임금 인상이든 결과적으로 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투쟁’들이었지, 정규직-비정규직 구분을 넘어서는 노동자 전반에게 필요한 ‘안정적인 삶’의 문제와 그에 맞는 대안을 전면으로 부각시키지 못했다. 


특히, 청년세대의 노동현실에 비춰봤을 때, 이런 방식의 기존 문제의식과 대안은 그 자체로 ‘비현실적’이다. 기존 노동운동은 이 세대 청년들에게 ‘정규직’ 자체가 현실 가능한 ‘대안’이 될 수 없음을 인지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정규직-비정규직 구분을 넘어서 노동자 전반이 갖고 있는 ‘불안정성’을 외면해왔다.


젊은 세대가 목도하고 있는 현실은, 운 좋게 대기업 들어갔어도 집 한 채 마련할 수 없으며, 그 마저도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것이다. 실제로 심지어 좋은 기업을 다니는 선배들도 10년도 채 못 버티고 그만둔다는 소식은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온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갔어도 취업이 안 돼 알바를 전전하고, 운 좋게 좋은 기업에 들어갔어도 학자금 대출 갚고 나면 전셋집 하나 마련할 돈 없이 그만둔다. 어제의 공무원이 오늘은 녹즙배달 알바생이 되는, 어제의 정규직이 오늘의 비정규직이 되는 것은 점점 흔한 일이 되고 있다. 꿈의 직장에 ‘운 좋게’ 들어간 청년세대 정규직들도 이러한데, 대부분의 청년세대들은 어떨지 뻔하다. 청년실업률, 임금상승률, 평균근속년수, 청년저임금 실태, 결혼률, 출산률 등 각종 통계 지표들은, 심지어 정규직이 되더라도 이것이 삶의 안전성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불안에 떠는 청년 세대의 잔인한 현실을 냉정하게 ‘숫자’로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조성주가 제기한 ‘노동운동 밖의 노동’에 마음이 움직인 사람들은, 비단 청년 비정규직이 아니었다. 기존 노동운동이 포괄하지 못하는 공간에 있다고 느끼는 ‘모든 불안정한 우리 세대 사람들’이고 ‘희망을 잃어버린 자’들이다. 그리고 이들은 비정규직의 범위를 넘어선다. 이들이 절박하게 필요로 하는 것은 ‘안정적인 일자리’리 보다 더 근본적으로 ‘안정적인 삶’이고, 바로 이 지점에서 기존의 노동운동이 더 이상 대안이 되기 어렵다는 것에 공감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조성주는 88만원 세대에게 “짱돌을 들라”고 외치는 대신에, 이 시대의 노동현실에서 한 순간 추락할 수 있다는 불안함에 주목하고, 기존 노동운동의 한계를 넘어 자신이 바로 이들을 대변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노동운동 밖의 노동’이 새롭게 다가온 이유일 것이다.



2. 새로운 처방, ‘고용보험’: ‘가능성’의 공간


만일 조성주가 ‘노동운동 밖의 노동’이라는 문제의식에 대한 대안으로 기존의 노동운동이 외면한 자들, 민주주의 밖에 있는 자들에게 ‘투쟁’을 요청했다면, 과연 그의 문제제기가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을까? 조성주가 정책 대안으로 내세운 것 중, 고용보험이 주목받았던 이유는 바로 그가 자신이 던진 문제의식에 부합하는 정책방향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고용보험 개혁방안 자체는 새로운 정책대안은 아니다. 기존 진보진영에서도 고용보험 개혁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성주가 말한 고용보험이 새롭게 해석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조성주가 던진 새로운 문제의식과 부합했기 때문이다. 


개별정책은 그 자체로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다. 각각의 개별정책들이 하나의 큰 정치적 지향을 담은 문제의식과 결부돼 해석될 때, 이에 공감하는 국민들이 각 개별정책들을 자신들의 삶의 대안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진보진영은 그동안 개별정책들을 끊임없이 비판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 왔지만, 이를 아우르는 큰 비전, 그리고 개별정책들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는 하나의 담론을 제공하는 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에 조성주는 바로 그 해석의 틀을 제공했다. ‘노동운동 밖의 노동’이라는 문제의식을 통해, 그가 제시하는 개별정책들이 노동운동 밖에 있는 불안정한 노동자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그동안의 노동운동이 해결하지 못했던 것들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정책 대안으로 해석될 수 있는 정치적 담론을 생산해 냈다.


이런 맥락에서 조성주가 주장한 고용보험은, 비단 실업자를 위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 아니라, 직장이 있든 없든 혹은 그 직장이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모든 직장인들의 적극적인 권리로 해석될 수 있다. 즉, 고용보험 개혁은 불안정한 노동시장에서 실업에 처할 까 불안에 떠는 사람들에게, 실업을 두려워하지 않을 숨 쉴 공간을 확보해주는 것이다. 나아가 이들에게 ‘직장을 그만둘 수 있는 권리’와 ‘직장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 주는 것이다. 실업 그 자체가 삶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에서 잠시 이탈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주는 것이고, 당장 먹고 살기 위해 아무 직장이나 ‘구걸’하지 않을 여유를 주는 정책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고용보험뿐만 아니다. 연금문제에 관해서도 조성주의 ‘노동운동 밖의 노동’이라는 문제의식과 결부시켜 보면, ‘기초연금’은 지금 논의되고 있는 현 세대 노인빈곤만을 위한 정책을 넘어서 젊은 세대를 위한 정책으로 재해석될 수 있다. 즉, 고용이력에 영향을 많이 받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진 직장인들에게 유리한 국민연금 강화방안보다는 기초연금이 보다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젊은 시절 고용이력이 불안정해도, 이것과 상관없이 노후에 적어도 기본적인 삶의 모양새는 갖추고 살 수 있다는 ‘사회적 안전망’이 제공될 때, 조금이나마 당장의 실업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불안정한 노동자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이 무엇일까? 정규직 일자리, 임금인상, 비정규직의 차별철폐 등 노동시장에서의 안정적인 지위, 그리고 처우개선, 이 모든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시급한 것은 노동시장에서의 내 처지와 상관없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한 순간 삶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을 수 있는 ‘안전장치’이다. 노동시장에서의 내 처우가 개선되고 이를 위해 투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라도 노동시장에서의 고용이력과 상관없는 사회안전망이 제공되어야 한다. 그래야 투쟁이라도 할 수 있는 작은 기력나마 얻을 수 있다. 고용보험이나 몇몇 정책 대안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은 모두가 안다. 하지만 조성주의 ‘노동운동 밖의 노동’이라는 문제의식에 공감한 사람들은 단순히 고용보험이라는 개별정책에 동의한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그가 해결하고자 한 ‘희망을 잃어버린 자’들의 ‘권리 찾기’, 그 문제의식과 처방에 공감한 것이다.
 
 
3. 조성주, 그리고 정의당에게 남겨진 과제


조성주가 정의당에 남긴 가장 큰 자산은, 바로 이처럼 ‘노동운동 밖의 노동’이라는 문제의식과 이에 적합한 정책대안으로서 사회안전망을 주장한 정치적 담론일 것이다. 이로써 향후 정의당에서 내놓는 개별 정책들이, 기존의 노동운동이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으로 삶의 불안정성을 해결해주는 정책으로 해석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이제 우리는 비단 고용보험을 넘어서, ‘노동운동 밖의 노동’이라는 문제의식에 부합하는 그 어떤 정책도 새롭게 써내려갈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조성주는 진보정치의 ‘가능성’을 확장시켰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비단 청년 비정규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유연화 된 노동시장 속에서 ‘불안정한 사람’들 모두를 포괄할 수 있는 시대에 맞는 정책대안을 새롭게 해석하고 제시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이제 정의당은 그 가능성의 공간에서, ‘삶의 불안정성’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대안들을 내놓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개별 정책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문제의식이 확고해진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대안의 공간은 열려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날 필요가 있다. 유연안정성이든 시간제 일자리든 우리는 새로운 해석과 대안을 위해 적어도 생각은 해 볼 수 있는 공간을 확장시켜야 한다. 그 여백이 모호하고 불안해보일지라도 이를 가능성의 공간이라 생각하고 열어둘 필요가 있다. 그럴 때, 제2의 조성주, 제3의 조성주가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성주, 그리고 정의당에게 남겨진 과제는 바로 ‘노동운동 밖의 노동’이라는 문제의식을 더 확고하게 하고, 정책적 가능성의 공간은 보다 확장하는 것일 것이다. 이렇게 될 때, 정의당이 이 시대 불안정한 사람들, 안정적인 삶을 바라는 ‘희망을 잃어버린 자들’에게 대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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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재생가능에너지 국내시장 형성에 적극 나서야

201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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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규

실질적인 주민참여가 에너지 전환마을 사업의 성공조건

201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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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규

폐기물 발생억제를 최우선으로 자원순환 이루어야 한다

201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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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규 

우리 모두의 식(食)과 농(農業)을 위한 10가지 이정표

201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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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규

탈핵을 위해 천연가스 발전을 징검다리로 이용하자

201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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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규

생태적 근대화론'으로 '기후-에너지 통합'에서 '에너지 전환'까지!

201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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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규

생태사회로의 전환 필요성과 어소시에이션(Association)의 혁명

201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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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규 

다문화 사회로 나아갈 것인가, 게토화 할 것인가?

201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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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나

세월호 이후, 국가조직 개편관련 이슈 페이퍼

201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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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용

2016년 정부 R&D 예산 2.3% 감축… 환영하나 미진, 계획적ㆍ혁신적 투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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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의당부설정책연구소 미래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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