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경제'에 해당되는 글 32건

  1. 2015.06.12 [진보정의연구소] 6월 2-3주차 분야별 이슈&정세 분석 전망 보고서
  2. 2015.06.05 [진보정의연구소 칼럼]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공동선언을 도약의 기회로 삼자
  3. 2015.06.03 [진보정의연구소] 제 10차 생태사회전환포럼
  4. 2015.06.01 [진보정의연구소] 5월 5주차-6월 1주차 분야별 이슈&정세 분석 전망 보고서
  5. 2015.05.28 [이창우의 한 컷 만화, 정의당 STORY] 54. 45만 고소득자 반발 때문에 1천만이 혜택을 받은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을 포기하는가?
  6. 2015.05.23 [이창우의 한 컷 만화, 정의당 STORY] 51. 정리해고는 기업주 마음대로?
  7. 2015.05.21 [제9차 생태사회전환포럼]“지역자립형 재생가능 에너지 내수시장 확대해야”
  8. 2015.05.18 [진보정의연구소] 5월 1-3주차 분야별 이슈&정세 분석 전망 보고서
  9. 2015.05.14 [이창우의 한 컷 만화, 정의당 STORY] 45. 참으면 윤일병, 터지면 임병장
  10. 2015.05.14 [진보정의연구소 칼럼] 복지국가와 증세, “신뢰받는 정부” 구상의 필요성
  11. 2015.05.11 [진보정의연구소 칼럼] ‘국민행복시대의 불행'과 ‘국민행복정치’
  12. 2015.05.06 [진보정의연구소] 제9차 생태사회전환포럼
  13. 2015.05.04 [이창우의 한 컷 만화, 정의당 STORY] 39. 21세기에 삐라의 유령이 떠돌고 있다.
  14. 2015.05.01 [이창우의 한 컷 만화, 정의당 STORY] 38. 10대 그룹 총수 절반이 범법자
  15. 2015.04.30 [진보정의연구소] 4월 3-4주차 분야별 이슈&정세 분석 전망 보고서
  16. 2015.04.30 [진보정의연구소 칼럼] 대통령의 적반하장
  17. 2015.04.29 [이창우의 한 컷 만화, 정의당 STORY] 37. 수사권과 기소권이 빠진 세월호 특별법
  18. 2015.04.10 [진보정의연구소] 4월 1-3주차 분야별 이슈&정세 분석 전망 보고서
  19. 2015.04.06 [이창우의 한 컷 만화, 정의당 STORY] 22. “빚내서 집 사라?” 전월세 대란에 염장 지르는 정부
  20. 2015.03.27 [진보정의연구소 칼럼] 정의당의 지지층과 국민의 지지 (1)
  21. 2015.03.27 [차한잔합시다_후기] IS, 그리고 중동- 중동질서의 재편
  22. 2015.03.27 [진보정의연구소] 3월 3-5주차 분야별 이슈&정세 분석 전망 보고서
  23. 2015.03.19 [진보정의연구소 칼럼] 사드 배치 논란과 기로에 선 한국 외교전략
  24. 2015.03.17 [이창우의 한 컷 만화, 정의당 STORY] 15. ‘각하 빅엿’의 국민판사 서기호의원, ‘전두환 은닉재산 환수에 시효 없음’을 천명하다
  25. 2015.03.13 [진보정의연구소_보고서] 통계로 본 박근혜 정부 2년 평가
  26. 2015.03.09 [이창우의 한 컷 만화, 정의당 STORY] 아홉 번째_ 북한 핵실험은 용납할 수 없어
  27. 2015.03.05 [보강]40강. 정치 양극화, 무엇이 왜 문제고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28. 2015.03.03 [진보정의연구소 칼럼]저렴한 가격이 최선인가?
  29. 2015.03.03 [진보정의연구소] 여섯 번째 _ 한 컷 만화
  30. 2015.02.27 [진보정의연구소] 네 번째 _ 한 컷 만화

2015년 6월 2-3주차 분야별 이슈&정세분석 전망 보고서.pdf





1. 정부행정 (정미나)| 1

박 대통령 공개 지시 이후 3일, 사후 핑계인가 명령 묵살인가? 핵심결정 누가 하나?


2. 부동산 (김건호)|5

국회 서민주거특위 기한 연장, 제대로 된 전월세 대책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아야


3. 금융 (이승민)|7

기준금리 추가인하, 경기부양 효과 불투명, 금융위기 가능성 높여


4. 생태경제 (박창규)|9

핵 마피아를 위한 정부의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 전면 수정해야 한다


5. 노동 (이희원)|13

최저임금 얼마나 인상될까?


6. 여성 (조이다혜)|15

여성 정책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양성평등기본법」시행 예정


7. 과학기술 (고광용)|18

과학기술자상 수상자들, 불공정한 연구비 배분 가장 큰 문제... 포괄지원 전환 및 과기계 참여 확대 필요


8. 동아시아 및 남북관계 (김수현)|22

남중국해 갈등 고조와 미군 탄저균 유입, 균형외교 등 자주적·적극적 정책 필요


9. 정치 (박철한)|25

메르스 전염 확산, 공포에 빠진 대한민국


10. 해외이슈 및 여론동향 (심은정)|28

총리 후보 황교안 ‘부적격’ 여론 증가...인사청문회 후폭풍


 

「분야별 이슈&정세분석전망 보고서」는 정의당 정책위원회와 진보정의연구소가
정의당의 분야별 이슈 발굴 및 검토와 정세분석전망, 당론 결정에 참조하기 위해
매월 2회 격주간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보고서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 김정순(진보정의연구소 사무국장) : 0225jsk@hanmail.net
  문의 좌혜경(정책실장) : left95@hanmail.net
        박철한(연구기획실장) : gaea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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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칼럼2015.06.05 20:20




김형탁(진보정의연구소 부소장, 마실지역사회연구소 이사장)


6월 4일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공동선언이 있었다. 정의당, 노동당, 국민모임, 노동정치연대 등 네 조직의 대표자들이 2015년 안에 더 크고 더 강력한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을 만들 것을 천명하였다.


아직 대표자들의 의지를 표명하는 선언이긴 하지만, 진보정치의 발전에 중요한 계기가 마련되었다. 중요한 계기라고 표현한 것은 이 선언이 4자간의 통합에 그치지 않고, 더욱 폭넓은 진보세력의 결집과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공동선언이 지금 당장은 큰 관심을 끄는 사건도 아니고, 또 판을 흔들만한 힘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지난 재보궐선거에 나타났던 갈등으로 인해 일부에서는 이를 폄하하는 흐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지리멸렬한 모습으로 비치고 있는 진보정치가 도약하기 위해 진보세력의 통합은 반드시 완수하고 넘어가야할 과제다.


공동선언에는 대중적 진보정당의 여러 가치와 당면과제가 담겨 있다. 그러나 공동선언을 하나의 사건으로 만들기 위해 현 시점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지점은 노동정치이다.


정의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머릿속에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고 대답한다. 그 상을 만들기 위해 지난 3년간 부단히 노력해 왔지만 아직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상생추구의 정당, 북유럽식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정당, 사민주의 정당 등 여러 시도를 해 오고 있지만 아직 정의당의 정체성은 분명하게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


정의당의 가장 우군이어야 할 노동조합의 간부들도 정의당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러워 한다. 진보정치의 분열로 만들어진 정당, 또는 몇몇 명망가들의 존립을 위해 존재하는 정당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인식을 피상적이라고 비판할 수는 있으나, 비판이 현실을 감출 수는 없다.


노동자들은 정의당을 노동자들의 정당이라고 보지 않는다. 표현의 정도를 낮추어 노동친화성을 가진 정당이라고 보느냐에 대해서도 고개를 갸우뚱한다. 잘 정립된 노동정치의 개념을 가지고 정의당을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정의당에는 노동자들이 많지 않다. 노동 출신들이 당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노동현장에 정의당 사람들은 잘 찾아오지도 않는다. 차라리 을지로위원회가 더 친근하다.


노동조합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없는 노동자들, 또는 노동조합을 만들 처지도 못되는 불안정노동자들은 정의당을 어떻게 바라볼까? 이들의 문제에 대해서도 정의당은 대변자 역할을 하지 못했다. 노동시장의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는데도 정의당은 소득주도 성장론이라는 어려운 담론 외에 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청년 세대의 실업률이 최고치를 갱신하고, 일에 대한 청년들의 태도가 이전 세대와 완전히 달라졌다. 이에 대해서도 정의당이 제시하는 해법이나 대안은 없었다.


그러나 변화의 가능성은 보인다. 노동조합 활동가들 중에서 대중적 진보정당을 통하는 것이 노동정치를 가장 현실적으로 실현하는 길이라고 보는 이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단순하게 정의당으로 집단 입당하자라는 식은 아니다. 노동정치에 대한 상을 분명히 하고, 정의당이 노동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장치인지 점검하고 내용을 주문할 것이다. 이번 공동선언은 그 흐름을 빠르게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정의당은 비정규직 정당임을 선포하고, 천호선 대표는 전국 현장을 순회하였다. 이러한 노력은 당의 정체성 확립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진보세력 통합에도 긍정적 신호가 된다. 나아가 당의 핵심 노동 정책이 더욱 중요하다. 알바연대에서 시작되었던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이 전국적인 슬로건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보자. 비현실적인 몽상이라고 취급되었던 요구가 청년들에게 가장 관심을 받는 멋진 슬로건이 되지 않았는가. 진보세력 통합의 과정을 통해 당의 노동정책은 더욱 풍부해 질 것이다.


조직된 노동자들은 노동현장에서 정의당을 자주 볼 수 있기를 원한다. 조직되지 못한 노동자들은 정의당이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주길 원한다. 공동선언은 그 둘 모두를 위한 밑 작업의 하나다.


숨은 정동영 찾기 작업은 그만 하자. 지금은 쪼개고 가르는 시기가 아니라, 뭉치고 합하는 시기다. 이 작업을 못 끝내면 우리는 도약할 수 없다. 도약은 착지점을 보고 뛰는 것이지만, 바람에 날리면 어디로 갈지 모른다. 모처럼 찾아 온 기회를 이런저런 우려로 그냥 보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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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2015.06.0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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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5주차~6월 1주차 분야별 이슈&정세분석 전망 보고서.pdf

 

 

 

 

 

「분야별 이슈&정세분석전망 보고서」는 정의당 정책위원회와 진보정의연구소가
정의당의 분야별 이슈 발굴 및 검토와 정세분석전망, 당론 결정에 참조하기 위해
매월 2회 격주간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보고서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1. 정부행정 (정미나)| 1

 공무원 연금개혁, ‘사회적 기구’ 구성으로 일단락 ... 국민연금 넘어 ‘노동자 전반’ 포괄하는 다층체계로의 전환 필요

 

2. 부동산 (김건호)|5

고소득층만의 임대주택 ‘뉴스테이’, 사라져버린 중산층 주거안정

 

3. 금융 (이승민)|9

‘금산분리 강화’, ‘노조경영참여’ 등 알맹이 빠진 「금융회사지배구조에 관한 법」제정

 

4. 생태경제 (박창규)|11

졸속적이고, 산업계 입장에 치우친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s)’ 제출 경계해야

 

5. 노동 (이희원)|14

정부 비정규직 대책에 대한 인권위의 퇴행적인 의견 발표

 

6. 과학기술 (고광용)|16

정부, 실효성 없는 R&D 혁신방안 발표 ... 조직개편보다 평가제도 개선 등 내용 바뀌어야 혁신

 

7. 동아시아 및 남북관계 (김수현)|19

미‧일 압박과 중국의 ‘적극적 방어’ 국방전략의 악순환, 한국의 자율성 제고 정책 필요

 

8. 정치 (박철한)|22

박근혜 대통령 정국주도력 강화, 당분간 사정 정국 지속

 

9. 해외이슈 및 여론동향 (심은정)|25

아일랜드, 동성결혼 합법화 ... 국제사회에 반향일으켜

국회선진화법 개정 논란, 선진화의 선진화?

 

 

★ 편집 김정순(진보정의연구소 사무국장) : 0225jsk@hanmail.net
★ 문의 좌혜경(정책실장) : left95@hanmail.net
    박철한(연구기획실장) : gaea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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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45만 고소득자 반발 때문에 1천만이 혜택을 받은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을 포기하는가?
   : 정의당 천호선 대표, ‘소득 중심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즉각 공표하라’고 촉구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알뜰한 재테크는 정평이 나 있다. 국가를 수익모델로 삼았던 사람이니 오죽했겠는가? 짜기는 또 얼마나 짠지 살림살이도 살뜰하기가 그지없었다. 그 중 하나가 2001년 당시 국민건강 보험료를 불과 월 2만원만 낸 것. 당시 그는 수 백 억 대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었고 상당한 임대수입을 거두고 있었다. 만약 지역 가입자였다면 막대한 종합소득과 수 백 억의 재산, 자동차 등으로 거액의 건강보험료를 납부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빌딩 관리회사를 만들어 그 회사 직원 행세를 하며 매달 2만 원 정도의 건강보험료만 내는 놀라운 신공을 선보였다.


그에 비해 복지 사각지대에서 비극적 최후를 맞았던 송파 세모녀의 경우는 성, 연령, 전·월세 기준 등을 적용해 매달 5만140원의 건강보험료를 꼬박꼬박 납부해야 했다. 2014년 2월 현재 6개월 이상 보험료를 못낸 가입자가 154만세대로 이 가운데 68.8%(106만 세대)가 월 5만 원 이하의 생계형 체납자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건강보험료 부과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입어 보건복지부는 소득 중심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만들기 위해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개선 기획단’을 1년 6개월에 걸쳐 운영했으며, 2014년 9월 11일 지역가입자에게 가혹했던 건강보험료 부과 기준을 대폭 완화하고 내용의 대략적인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서는 자동차, 성, 연령에 매기던 보험료를 폐지하고, 재산 기준을 상향함으로써 지역가입자 1,500만 명 중에서 1천만 명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소득에 근로소득 외에도 2천만 원 이상의 금융소득, 사업소득, 연금소득 등 종합소득으로 확대해 이명박과 같은 고소득 피부양자에게 건강보험료를 부과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런 개편안을 확정 발표해야 할 시점에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사회적 공감대 부족을 이유로 “올 해 중에 개선안을 만들지 않겠다”며 갑작스레 백지화 쪽으로 급변침했다. 기획단의 이규식 위원장은 이에 “무책임한 변명”이라며 사퇴했고, 시민사회단체들도 강하게 반발했다.


정의당 천호선 대표는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당초 추진하려 했던 ‘소득 중심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재편안’을 즉각 공표하라”고 촉구했다. 천 대표는 “비정상적인 건강보험료의 유지야말로 적폐 중의 적폐”라며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으로 보험료가 늘어나는 가입자는 45만에 불과한데다 근로소득 외에 금융소득, 연금소득 등을 갖고 있는 고소득층이 대부분인데 이들의 반발 때문에 1천만명이 혜택을 보는 개편안을 백지화 하는 것은 “박근혜 정권이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펼칠 손톱만큼의 의지도 용기도 없는 정권이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 것”이라며 비판했다.


1천500만 지역가입자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정부 여당은 정의당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문형표 복지부장관으로 하여금 6일 만에 다시 연내 추진 쪽으로 선회하게 만들었다. 정부 여당으로서는 차기 총선 직전에 유권자들을 향해 던질 선물로 개봉 시기를 늦춘 것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문형표 장관으로서는 소신과 철학을 갖춘 각료라면 있을 수 없는 갈지자 행보를 보여준 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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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쌍용차 정리해고는 기업주 마음대로?
   정의당 심상정 의원, 정리해고 요건을 더 엄격히 적용하도록 법 개정 추진

 

 

 

2014년 12월 13일 새벽 4시 경 매서운 추위를 뚫고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의 70m 굴뚝에 두 명의 노동자가 오르고 있었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이 그들이다.

 

이들이 굴뚝에 오르기 한 달 전인 11월 13일 대법원은 쌍용자동차 정리해고는 정당했다고 최종 판결했다. ‘긴박한 경영

상의 필요도, 해고 회피 노력도’ 하지 않았으므로 해고가 무효라는 서울고법의 판결은 간단히 뒤집혔다. 6년간을 기다려 온 희망의 불씨가 꺼지는 순간이었다. 지난 6년간 2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심근경색 등의 병으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쌍용차 해고자’라는 낙인 때문에 평택을 떠나 떠돌아야 했으며, 47억의 손해배상 판결로 가위눌려왔다. 그런데 또다시 기약 없는 싸움을 해야 한단 말인가? 대법원 법정은 해고자들의 눈물바다가 되었다.

 

고법 판결 이후 회사 측은 법률 대리인으로 ‘전관예우’를 받는 대법관과 서울고법 출신 변호사 19명을 대거 선임했다. 고법처럼 ‘법리적 해석’을 해서는 승산이 없다는 걸 회사 측은 간파했다. 오직 전관예우만이 정의의 눈을 가릴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주심 박보영 대법관은 고법에서 주요하게 채택된 사측의 회계조작 증거도 무시하고 “인력 조정 규모는 경영자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며 원심의 판결을 깨버렸다.

 

정리해고의 요건을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와 ‘해고 회피 노력’이라는 두 가지로 엄격히 제한한 것은 1988년 정리해고제도가 도입될 당시 재계와 노동계 간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었다. 따라서 ‘인력 조정 규모는 경영자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은 기업측의 입장만 일방적으로 대변한 것으로 사회적 합의 자체를 부정하는 판결이었다. 나아가 이와 같이 기업의 무한 자유를 강조하는 대법의 판결은 제 2, 제 3의 쌍용차 사태를 낳을 수 있는 지극히 위험한 판례가 아닐 수 없었다. 정부에서도 대법 판결을 따라 정리해고의 요건을 완화하겠다는 의도를 공공연히 드러냈다.

 

이에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우리 사회를 파국으로 내모는 일”이라며 강력히 성토하며 법원이 자의적으로 법해석을 하지 못하도록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로 보지 않는’ 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근로기준법 24조 1항 개정안을 냈다. 심 의원은 다음 각 호를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첫째,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구조조정과 업무형태 변경. 둘째, 신기술 도입이나 업무방식 변경 등 기술적 이유. 셋째, 업종전환. 넷째, 일시적인 경영악화. 다섯째, 장래의 경영 위기에 대처. 여섯째, 기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정리해고 요건을 완화하는 것 말고도 일반 해고의 요건마저 완화하는 노동개악을 ‘미룰 수 없는 노동시장 개혁’의 이름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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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차 포럼 발표자료.hwp

 

 

“지역자립형 재생가능 에너지 내수시장 확대해야”
-제9차 생태사회전환포럼을 마치고-









박창규 (진보정의연구소 전문위원)



자연을 파괴하는 ‘생산’을 조직하는 동시에, 인간의 소비욕망을 자극해 과잉의 ‘소비’를 만들어냄으로써 다시 그러한 생산을 확대시키는 ‘현대 자본주의 공업화 성장’은 멈춰야 한다. 그렇지만 지금 당장에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점진적으로 그러한 악순환에 틈새(niche)를 내고, 그 틈새로 ‘새로운 생산과 소비의 순환’이 접목되도록 해야 한다. ‘새로운 생산과 소비의 순환’이란, 사람들의 삶의질을 높이고자 하면서도 ‘과잉의 소비’와 ‘자연파괴적인 생산’은 억제되도록 하고 대신에 ‘녹색의 투자와 생산’을 늘려서 일자리와 소득이 유지되도록 하는 ‘대안체제에 대한 구상’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구상은 그 필요성과 별개로 가능성과 지속성 측면에서 조금 더 풍부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어쨌든, ‘전기 소비’를 줄이면서 ‘소비되는 전기’도 재생가능에너지로 바꾸는 것, 친환경 건물을 짓고 기존 건물을 그렇게 리모델링하는 것, 대중교통을 확대하고 대중교통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 친환경자동차 보급을 확대하는 것, 석유의존형 농축산물의 생산 및 소비를 친환경 농축산물의 생산 및 소비로 대체하는 것, 로컬푸드 시스템을 구축하고 농축산물의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것, 폐기물을 줄이고 재사용 및 재활용을 확대하는 것 등이 그러한 구상의 일단일 것이다. 이러한 과제들에서부터 정부와 기업의 녹색투자와 생산을 늘리고, 지역사회와 시민이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작동시킴으로써 부가가치 창출과 일자리 만들기를 시도해 나가야 한다. 그렇게 해서 녹색동맹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대안체제의 퍼즐 맞추기를 시작해야 한다.


진보정의연구소 생태사회전환포럼은, 이러한 관점에서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의 육성, 발전에 주목한다. 또한, 지금의 한국 사회 현실에서는 녹색 투자자이자 녹색투자기업 및 시민사회의 좋은 파트너로서 유능한 녹색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따라서 올해 생태사회전환포럼의 기획방향은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을 육성, 발전시키고 시민사회의 녹색실천에 협력할 수 있는 정부의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이러한 배경으로 제9차 생태사회전환포럼이 지난 5월 13일, 올해 처음으로 열렸으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의 이강준 연구기획위원이 “재생가능에너지 중소기업 지원정책 및 네트워크 형성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이번 발표주제는 지난 연말과 올해 초에 걸쳐 3개월간 진행된 진보정의연구소의 연구프로젝트이기도 했다.


이날 이강준 연구기획위원은 재생가능에너지 중소기업의 실태와 분야별 주요정책과제에 대해 설명했다.


이 위원은 “태양광 산업은 전방사업 쪽인 폴리실리콘 등은 대기업이 포진되어 있고 수익성이 높은 반면, 보급-설치 등 후방사업 쪽은 영세기업이 밀집한 특징을 보인다”, “풍력산업은 부품 및 발전기 부분이 전체 업체의 80%를 차지하며, 해상풍력은 발전시스템 60%, 전력망 연계공사 22% 등 설치 및 서비스 분야가 40%를 차지하는데, 부품 및 터빈, 발전 및 서비스, 설치 및 시공 순으로 수익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 바이오연료 산업은 미성숙되어 있으며 원료수급의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태양열 산업은 품질향상과 대규모 시스템 설계기술의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며, 국내 지열산업의 경우 핵심분야인 히트펌프 분야에서 중소기업이 75.9%를 차지하고 있고 향후 국내 건축설비와 건물에너지 공급분야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을 소개했다.


이 위원에 따르면,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의 원별 기업당 고용효과와 매출액 규모에서 모두 풍력산업이 가장 높고, 다음 태양광 산업이었다.




이어서 이강준 위원은 산업연구원의 “신재생에너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공생발전 산업생태계 조성방안”을 선행연구로써 소개한 뒤 “내수시장 활성화 및 해외진출 지원을 통해 일자리 창출 및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확보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주장을 소개하며 재생가능에너지 중소기업 정책과제로써 ‘해외진출 지원사업’을 소개했다. 이어 ‘남북에너지 교류협력’을 통한 재생가능에너지산업 활성화 방안을 제기했으며, 현재 시행중인 ‘공공조달 최소녹색기준제품 구매제도’를 소개한 뒤 “재생가능에너지 중소기업을 위한 공공구매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서 “RPS(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할당제)의 성과가 미진해 학계, 환경단체,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FIT(발전차액지원제도) 재도입, RPS와 FIT 병행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며 “FIT를 병행 실시해 소규모 발전사업자의 참여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강준 위원은 독일의 재생가능에너지 산업과 산업생태계가 판이하게 다른 우리나라의 현실과 다르다는 것을 전제로, “국내에서도 대-중소기업이 균형있게 발전한 보다 정교한 산업내 분업체계 발전이 중요하다”는 산업연구원의 연구결과와 “국내 재생가능에너지협회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크지 않고, 그들이 주로 대기업의 이해관계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약하다”는 시민사회의 평가를 소개하기도 했다.  





끝으로, 이강준 위원은 재생가능에너지원별 애로사항과 정책요구과제를 소개한 뒤, ▲재생가능에너지 중심의 지역자립형 에너지체계로의 전환정책을 통해 에너지안보와 에너지 민주주의에 기여하는 지역・중소 재생가능에너지산업 육성 ▲중소 재생가능에너지 내수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재생가능에너지 보급정책 ▲부처별 정책분절화를 극복하는 재생가능에너지 중소기업 지원 정책통합 및 재생가능에너지 원별 특수성과 산업・시장의 현실을 반영한 정책수립 ▲협회와 협동조합 등 중간지원조직 육성을 통한 기초인프라 강화 ▲산업실태조사 선행 및 재생가능에너지 중소기업 고유영역에 대한 맞춤형 정책개발을 제안했다.


한편, 이 자리에 참가한 토론자들은 재생가능에너지산업의 실태에 대한 구체적인 실태파악이 우선 이루어져야 한다는데 공감하였으며, 부처간 정책칸막이를 허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 그리고 발표자가 제안한 중간지원조직 육성의 구체적인 방향, 정부 주도의 재생가능에너지 산업 내수 확대 방안에 대해 다양하고 활발한 토론이 전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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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1-3주차 분야별 이슈&정세분석 전망 보고서.pdf





 

「분야별 이슈&정세분석전망 보고서」는 정의당 정책위원회와 진보정의연구소가

정의당의 분야별 이슈 발굴 및 검토와 정세분석전망, 당론 결정에 참조하기 위해

매월 2회 격주간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보고서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1. 지방자치 (윤재설)| 1

광역의회 정책보좌관제 도입 또 무산되나


2. 부동산 (김건호)|4

난개발과 땅 투기, 지역 불균형을 불러올 ‘그린벨트 규제 완화’


3. 금융 (이승민)|8

안심전환대출 전수조사결과로 확인된 가계부채대책의 문제점


4. 생태경제 (박창규)|10

정부는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과도한 수요전망 개선해야!


5. 노동 (이희원)|15

두 노동조합 활동가의 죽음과 여전히 참담한 노동현실


6. 여성 (조이다혜)|17

남성의 육아휴직, 실질적 사용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 필요


7. 과학기술 (고광용)|20

광역별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연이은 설립... 창조경제는 어디? 혼선만 가득!


8. 동아시아 및 남북관계 (김수현)|24

대화와 대결의 기로에서 헤매는 남북, 우왕좌왕 말고 포괄적-전향적 대책필요


9. 정치 (박철한)|29

재보궐 선거 후폭풍, 청와대 정국주도력 확대


10. 여론동향 (심은정)|32

Ⅰ 해외-영국 총선, 보수당 승리... 노동당 실패요인 및 국제사회에 미칠 영향분석

Ⅱ 국내-공무원연금 개정안 : 반대 42%, 찬성 31%



 

편집 김정순(진보정의연구소 사무국장) : 0225jsk@hanmail.net
문의 좌혜경(정책실장) : left95@hanmail.net
      박철한(연구기획실장) : gaea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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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참으면 윤일병, 터지면 임병장
   : 정의당 심상정 의원, ‘군인권기본법’을 대표 발의하다.
   : ‘군바리’가 아니라 ‘제복을 입은 시민’이다!

 

 

 

 

2014년 4월 경기도 연천군에 있는 육군 28사단 포병부대에서 벌어진 윤일병 집단 구타 사망 사건과 그 해 6월 동부전선 GOP에서 총기난사로 다섯 명을 죽인 임병장 무장 탈영사건이 잇따라 터졌다. 그 후 대한민국 군대 현실을 빗대 ‘참으면 윤일병, 터지면 임병장’이라는 말이 떠돌았다. 멀쩡한 청년이 선임병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하다 맞아 죽었고, 이른바 ‘관심사병’이라는 군 부적응자를 최전방 경계초소에서 기수 열외의 왕따를 당하도록 장기간 방치한 결과 총기사고가 터졌기 때문이었다.

 

부모들은 “참으면 윤일병이 되고, 못참으면 임병장이 되는 현실에서 어떻게 아이들을 군대에 보낼 수 있겠느냐?”며 대한민국 군대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군인권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도 9월 24일 ‘군대 내 인권보장을 위한 공동행동’이라는 단체를 발족시켜 군인권 기본법 제정을 촉구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이와 같은 입법 청원운동의 흐름을 받아 안아 12월 2일 군인의 기본적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군인권기본법 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심상정 의원은 군인을 ‘제복을 입은 시민’으로 규정했다. 소위 ‘군바리’라는 비속어에 가려져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에서 열외 취급하는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국방의 의무’라고 떠들어놓고 군대에 강제징집해서는 죽이거나 불구자를 만들어버리는 야만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심 의원은 서신과 통신의 자유, 양심의 자유, 종교의 자유, 언론과 출판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와 같은 국민 일반이 누리는 기본권이 군대라는 이유로 제약되어서는 안 되며 가족과 외부인과의 접견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을 못 박았다. 나아가 임면,보직 및 진급에서 성별이나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 등의 이유로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과 평시에는 근무시간 외 자유시간을 보장해 자기계발을 위한  학습과 훈련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받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심 의원은 “군인이 군 복무 중에도 보장받아야 할 기본적 인권의 취지로서 군인의 기본적인 권리의 법적 관계를 구축하도록 해 군인의 군 복무에 대한 자긍심과 국민의 신뢰를 높여 궁극적으로 선진 정예 강군을 육성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발의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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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칼럼2015.05.14 14:17




정미나(진보정의연구소 전문위원)




1. 복지 확대와 증세


정의당은 복지국가 건설을 천명했다. 정의당이 말하는 복지국가는 현재 회자되고 있는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복지국가와는 ‘결’이 다르다. 하지만, 복지국가를 둘러싼 정치적 담론이 ‘중복지-중부담’ 식의 ‘양적’ 논의에 집중됨에 따라, 복지국가에 대한 핵심논쟁은 ‘재원’의 문제, 즉 복지확대냐 증세냐의 정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의당 역시 이 프레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의당은 이른바 ‘보편복지’ 확대를 근간으로 하여, 이를 위한 ‘사회복지세’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이 기저에는 복지 확대를 위해서 증세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기본 가정이 놓여있다.


이러한 ‘양적’ 논의는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증세 아니면 복지축소 이 둘 간에 양자택일 할 것을 강요하게 된다. 물론 복지확대를 위해서는 재정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증세는 필수불가결한 것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국민들은 복지확대를 원하면서도 증세에는 반대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다면 국민들이 서로 모순되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인가? 이런 현상에 대한 기존의 답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국민들이 체감한 복지수혜의 경험이 부족해서이거나 둘째, 복지확대를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진보진영 등의 세력이 복지국가와 증세의 필요성을 잘 설득해내지 못해서이다. 두 가지 다 맞는 대답일 수 있다. 하지만, 국민들이 증세를 반대하는 보다 적극적인 이유는 없을까?


 

2. 국가 신뢰와 증세


일전에 필자는 이러한 현상에 의문을 갖고 사람들의 자작적(operant) 주관성. 즉 사람들의 주관적 인식의 지형을 측정할 수 있는 Q 방법론을 이용해, 복지정책과 증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연구해본 적이 있다. 그 결과 증세에 대한 태도는, 복지정책 확대를 지향하는지의 여부 보다는, ‘국가’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 여부에 보다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보편복지 혹은 복지 정책의 확대를 원하더라도, 국가가 낭비가 심하고 부패의 정도가 높다고 생각하면, 증세에 부정적 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한편, ‘국가에 대한 신뢰’가 높은 사람의 경우, 선별복지를 원하고 복지에 대한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증세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여기서 정의당이 갖고 있는 딜레마는, 정의당을 지지하는 혹은 지지할 개연성이 높은 시민들은 대체로 정부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새누리당 혹은 현 정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넘어서, 국가 자체에 대한 낮은 신뢰로 나타날 수 있다. 그 결과 정의당의 복지지향을 공감한다고 할지라도, 증세에 대해서는 부정적 태도를 보일 개연성이 높다. 만일, 현재와 같이 복지국가 논쟁이 재원의 문제를 중심으로 ‘양적’ 차원에서 논의될 경우, 정의당의 복지확대를 위한 증세 주장은 당위적 주장에 그치는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복지국가에 대한 논쟁을 복지확대냐 증세냐라는 양적 차원의 논쟁을 넘어 “어떤” 복지국가인가라는 질적 논의로 전환해야 하고, ‘신뢰 할 수 있는’ 국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3. 논의의 전환: “어떤” 복지국가인가


‘신뢰할 수 있는’ 국가란 크게 두 가지 차원에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는 ‘신뢰할 수 있는’ 국가 및 정치 시스템 차원. 둘째는 ‘신뢰할 수 있는’ 국가 구상, 즉 내용적 차원.


먼저, 정당은 자신만의 국가 구상을 바탕으로, 국가의 운영을 책임져보겠다고 국민을 설득하는 조직이다. 따라서 정당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는 시민들이 국가 및 정치 자체에 신뢰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시민들이 국가가 국민을 위해 운영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질 때, 증세 등을 포함한 보다 생산적인 논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권에 대한 불신과 국가에 대한 불신은 다른 것이다. 정권에 대한 비판과 견제는 마땅히 해야 하지만, 이것이 자칫 국가 자체에 대한 불신과 정치 자체에 대한 회의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되면, 새누리당이든 정의당이든 정치인들의 주장 자체가 한국 사회에서 설 자리를 잃어버릴 수 있다.


무엇보다 복지정책을 비롯한 전반적인 국가 구상에 대한 정당 간 ‘질적’ 차이를 밝히기 위해서라도,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생산적인 논의의 토양을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일전에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연설을 인상 깊게 본 기억이 있다. 자신만의 정책적 지향을 밝히기 위해서는 상대의 정책적 지향의 장단점을 논해야 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보다 상식적이고 진정성 있는 정치인의 모습을 시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정의당이 경제 및 복지정책에 있어서 국가의 공적 책임을 강조하고 보편복지적 정책의 도입을 강조하고 싶다면, 새누리당의 비리 등의 문제를 부각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새누리당의 정책 지향, 즉 근본적으로 시장주의적이고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는 정책 기조를 강조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익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새누리당이 설사 청렴해지고 공정해지더라도 새누리당이 가지는 특징 및 근본적인 한계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신뢰할만한’ 국가구상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는 비단 보편복지 정책을 강조하는 것을 넘어, 정치·경제·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일관된 국가운영의 논리, 그리고 이 속에서 정의당의 복지국가의 성격을 명확히 규정하는 것을 포함한다. 왜냐하면, 복지국가는 기존의 정치·경제제도의 변화에 영향을 받아왔고, 향후의 변화가능성 역시 이를 토대로 논의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어떤” 복지국가인가에 대한 정의당의 대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복지국가 그 자체는 정의당만이 주장하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사회 구성원의 ‘안녕(welfare)’은 가족, 시장, 공동체, 국가 등의 주체들이 서로 다른 역할과 부담을 갖고 담당해왔기 때문에, 복지제도 그 자체는 항상 존재해왔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핵심은 다양한 사회주체들이 ‘어떻게’ 복지를 담당하고, 역할을 분배하며, 협동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담아내는 것이다. 즉, “정의당의 복지국가” 담론은 경제·정치·사회 분야에 대한 정책적 방향과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국가재원의 사용은 국가적 차원에서 어느 영역에 더 많은 재원을 투입해야 하는지, 그 필요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정당성이 확보될 수 있다. 나아가 이러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 근본적으로 국가 재원의 원천은 경제성장에 기반을 두고 경제를 이끌어가는 기업가 및 노동자 등의 경제주체의 세금을 통해 확보된다. 따라서 복지국가 논의는 비단 복지정책에 대한 논의를 넘어, 경제성장 방안 및 노동시장에 대한 정책적 방안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신뢰할 수 있는’ 국가 구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4. 위험한(?) 상상: ‘민주적 발전주의’


여기서 하나 조심스러운 제안을 해보고 싶다. 우리는 국가의 역할을 강조한다. 물론 국가 폭력에 대해 끊임없이 경고하기도 하지만, 재벌문제나 노동시장, 혹은 민영화 나아가 복지정책등에 있어서 국가의 공적 책임을 강조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즉, 규제완화보다는 ‘정의로운’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경제성장’에 대해서는 어떠한 국가 구상을 제시하고 있는가? ‘경제성장’ 방안에 대한 우리의 구상을 그려보면 언뜻 떠오르는 것은 없는 것 같다. 가령, 재벌 문제에 대해 재벌의 횡포 및 이를 저지 할 수 있는 규제방안, 그리고 이를 통해 재벌과 중소기업, 그리고 자영업자와 노동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경제제도로의 개혁을 주장하고는 있지만, 그래서 이를 통해 어떻게 경제성장을 이끌어 갈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있는가?


경제성장에서 재벌이 차지하는 영향력과 비중을 고려해보면, 재벌을 어떻게 통제할지에 관한 논의는 경제성장에서도 핵심적인 내용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재벌을 누가 어떻게 통제하고 있는지, 그리고 현재의 방식이 투자를 확대하고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한국 경제 전체에 이바지 하는 방식인지, 아니라면 우리의 대안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를 진척시키고 있는가?


우리가 새누리당의 ‘신자유주의적 경제성장’을 반대한다면, 그리고 우리가 경제 영역에서 국가의 공적 책임을 강조하고 ‘정의로운’ 규제를 지지한다면, ‘재벌’에 대한 국가의 공적 통제를 통해 ‘경제성장’ 방안을 제시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일 것이라 여겨진다. 이를 위해 정의당이 ‘민주적 발전주의’를 주장해보면 어떨까? 새누리당이 (그럴리는 절대 없겠지만) ‘발전주의’를 주장하면 ‘박정희 식의 개발독재’가 떠오르겠지만, 정의당이 ‘발전주의’를 주장하면, 앞에 “민주적”이라는 수식어를 당당하게 붙일 수 있지 않을까.


재벌이 소유권 유지를 위해 단기적 이윤에 천착하고, 이를 위해 골목상권과 같은 안정적 투자, 구조조정을 통한 인건비 감축 등의 행태를 통해 한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민주적 발전주의’적 방식의 경제성장을 통해 해결해 보는 것은 어떨까? 정의당이 갖고 있는 ‘공정함’, ‘진정성’, ‘민주성’라는 정치적 자산을 바탕으로, ‘민주적 발전주의라’는 경제성장 프레임을 선점하고, 이를 통해 한국 사회의 ‘성장’과 ‘복지’ 모두를 ‘신뢰하고’ 맡길 수 있는 ‘능력 있는’ 정당으로 인식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제안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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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칼럼2015.05.11 10:19







박창규 (진보정의연구소 전문위원)


1994년은 정부가 ‘부실공사 추방 원년’을 선포한 해였다. 당시 외국인들은 그 표어를 보며 “그러면 그동안은 부실공사가 있었다는 얘기냐?”는 가슴 뜨끔한 질문을 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성수대교가 붕괴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그런데 그렇게 가슴 뜨끔하게 하는 말이 또 있다.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슬로건이다. “그럼 박근혜 정부 출범 전에는 국민들이 행복하지 않았냐”는 질문을 받을법하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박근혜 정부 3년차에 접어든 지금도 여전히 국민들은 불행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단적으로 며칠 전 보도된, OECD평균을 훌쩍 뛰어 넘는, 우리나라의 자살률 통계가 이런 현실을 짐작케 한다.


성수대교 붕괴를 김영삼 대통령 탓으로 돌릴 수 없듯이 국민들의 불행을 박근혜 대통령 탓으로만 돌릴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자본주의 탓이라고 하는 것은 하나마나한 소리이다. 조상을 탓 할 수도 없다. 굶주린 아프리카나 수시로 전쟁에 휩싸이는 중동의 어느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라며 ‘자기체면’을 걸 일은 더더욱 아니다. 또한, 먼 역사는 차치하고 민주화 이후 지금까지의 정치에 대해서 남의 나라 얘기 하듯이 개탄스러워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다. 한편 “낙원과 술은 불행한 사람들을 각자의 운명과 화해시키는 전통적인 도구”라는 말에서도 교훈을 얻어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의 불행한 현실을 진정으로 벗어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는 다음의 세 가지 관점을 실천하는 ‘국민행복정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우리들 삶의 행복과 불행이 개인의 ‘주관적인 마음먹기’ 만으로 결정된다는 생각을 벗어던져야 할 것 같다. 필자는, 국민 개개인이 “행복하다”고 말할 때 그 ‘행복’은 다양한 차원에서 개인이 가진 ‘자기 삶에 우호적인 조건’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건강하고, 일 등을 통해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아이들이 반듯하게 자라주고, 친구나 이웃과 교류하며 서로 돕고, 경치 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은 자신이 행복하다고 말할 것이다. 반면에 가난하거나 아프거나 가족을 잃거나 외로운 사람은 대체로 자신이 행복하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며, 설사 그가 그렇게 말하더라도 사회적으로 그는 행복하다고 인정받지 못한다.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이나 그렇게 말하지 않는 사람 모두 ‘자기 삶의 조건’에 영향을 받아 행복이나 불행을 평가한다.


둘째, 그렇다면 국민 개인의 ‘삶에 우호적인 조건’을 만들고 늘리고자 해야 한다. 앞서 주장한 바와 같이 개인의 행복은 주관적 감정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개인의 객관적인 삶의 조건, 사회적 환경으로부터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우리는 우선 개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삶에 우호적인 조건’은 무엇 무엇인지 판단해야 한다. 그것은 일자리, 건강, 주거, 여가 등 인류사회의 보편적인 것도 있고, 그밖에 한국사회의 특성을 반영한 것도 있을 것이다. 연령과 성별, 사는 공간 등에 따라서도 추가될 수 있다. 이때 중요하게 인식되어야 하는 점은, 어떤 조건이 모든 개인의 행복에 절대적으로 우선해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으며, 같은 조건이라고 하더라도 개인의 행복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경제적 여유’나 ‘높은 임금’이 누구에게나 행복의 제1조건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교육이 개인의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교육의 질적 특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점들은 개인의 행복을 평가하고 서로 비교한데 어려움을 주는 요인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국민행복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가치와 실천을 존중하게 만들 것이다.


셋째, 개인의 ‘삶에 우호적인 조건’을 만들고 늘리는 것이 국민 행복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것이 사회발전을 평가하는 척도라는 통념을 만들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현재 사회발전의 지배적 척도로 인정받고 있는 통념을 허물어야 한다. 그것은 대중의 공감을 필요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중들이 수용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일이 대단히 중요하다. 예컨대 현재 사회발전의 척도로 인정받고 있는 GDP의 규모와 그 성장률은 경제적 생산의 양적 규모를 나타내는 지표이기 때문에 국민 개개인의 행복을 평가하는 데는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발전의 국가간 비교나 연도별 비교의 주요 척도로 사용되고 있다. 그 결과 우리 사회는 “1인당 국민소득 3만불 시대”와 “누구를 위한 경제성장이냐”는 주장 사이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


‘국민행복시대의 불행’이라는 역설을 대하는 이러한 ‘국민행복정치’는 이제 시작단계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후보들이 6%니 7%니 하며 경제성장률 경쟁을 했던 시절의 인식으로는 ‘국민행복정치’를 제대로 할 수 없다. 그렇다고 대중들의 공감을 얻고 있는 경제성장에 대한 현재의 통념을 무시하고는 ‘국민행복정치’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 ‘국민행복정치’는 지금 대중으로부터 ‘익숙한 새로움’을 요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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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2015.05.0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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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21세기에 삐라의 유령이 떠돌고 있다.
     : 정의당, ‘카카오톡’ 검열에 삐라 살포로 맞서다






2014년 대한민국에서 기이한 망명사태가 벌어졌다. 망명자 수는 10월 중순에 이미 2백만 명을 넘어서고 있었다. 반정부 인사뿐만 아니라 여당 국회의원, 판검사 등 체제의 수호자들조차 망명대열에 동참하고 있었다. SNS메신저 ‘카카오톡’에서 ‘텔레그램’으로의 망명이었다.


해외토픽으로 대서특필될만한 이 사건의 발단은 ‘레이디가카’, 혹은 ‘마리안통하네또’ 등의 별명으로 불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 도를 넘었다”는 한마디로부터 시작되었다. 대통령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검찰은 즉각 카카오톡을 털었고 다음카카오 측은 고객들의 신상을 검찰에 고분고분 갖다 바쳤다. 분노한 시민들은 카카오톡을 버렸다. 카카오톡은 SNS메신저업계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정부의 IT 검열로 인해 그 위신은 하루아침에 폭락했고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다. IT강국 대한민국의 ‘창조경제’를 파괴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박근혜 정부와 검찰이었다.


정의당 노회찬 전 대표는 이같은 세태를 비판하며 ‘노유진의 정치카페’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삐라 살포를 표현의 자유 차원에서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노회찬은 반북단체들이 북한체제를 비판하는 삐라 살포에 대해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하므로 단속할 수 없다는 말을 그대로 받아서 이제 표현의 자유 영역에서 가장 안전한 곳은 삐라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이 제안을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박정희 정권 붕괴의 도화선이 된 부마민중항쟁일인 10월 16일, 정의당은 광화문 세종대왕상 아래서 노란 풍선에 ‘각하 제 카카오톡 좀 엿보지 마세요’, ‘나의 은밀한 밴드를 허하라’는 등의 메시지를 담은 삐라를 매달아 청와대 쪽으로 날려보냈다. 21세기 IT강국에서 19세기 삐라가 찬란하게 부활하는 순간이었다. 정의당의 이같은 공개적인 삐라 살포 퍼포먼스 이후 행위 예술가를 비롯한 일반 시민 등 다양한 사람들이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는 삐라 살포 대열에 동참했다. 바야흐로 21세기 대한민국에 삐라의 유령이 배회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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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10대 그룹 총수 절반이 범법자
    : 정의당 서기호 의원, <재벌범죄백서> 발간으로 재벌총수 사면을 바람잡는 박근혜 정부에 철퇴를 내리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지난 2014년 9월 24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경제에 국민적 관심이 많으니 경제 살리기에 도움이 되는 경우라면 일부러 (기업인의 사면이나 가석방을) 차단할 필요는 없지 않으냐"며 "지금은 그런 검토를 심도 있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듬해인 2015년 4월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말하면서 수사의 단서조차 없는 성완종 사면에 대해 ‘복잡하고 광범위한 수사’를 지시하는 전혀 상반된 태도를 보였던 자다. 최경환 부총리는 황장관의 발언에 화답해 이튿날인 9월 25일 기자들에게 "기업인이라고 지나치게 엄하게 법을 집행하는 것은 '경제 살리기'라는 관점에서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황 장관의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고유권한인 사면권을 두고 연이어 터져 나오는 국무위원들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여론의 눈치만 살폈다. 담뱃값·지방세 인상 추진 등 서민증세 논란 와중에 대기업 총수를 사면했을 때 일어날 여론의 후폭풍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기업 총수 사면 제한’이라는 박근혜 후보의 대선 공약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이 같은 발언에도 침묵으로 일관한 것은 황 장관과 최 부총리를 앞세워 여론 떠보기를 한 것에 다름 아니었다.

 

이에 정의당 서기호 의원은 10월 6일 <재벌범죄백서>를 발간해 박근혜 정권의 불의한 시도에 찬물을 끼얹었다. 서 의원은 10대 그룹 총수의 50%가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으나 대부분 집행유예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고 그나마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으로 대부분 사면, 복권된 실태를 폭로했다. 뿐만 아니라 법무부 장관이 재벌총수 일가의 취업제한 위반사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재하지 않고 직무를 방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기호 의원은 10월 7일 ‘사법 현안 국민여론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7명이 비리 재벌총수 사면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과 66.2%가 박근혜 정부의 사법부 신뢰도가 개선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고 밝히며 연타를 날렸다.

 

그러나 역사의 아이러니일까? 만약 정의당의 이와 같은 비판이 없었다면, 그래서 박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에 대한 사면을 단행했다면 2015년 4월 성완종 사면 논란에 대해 박 대통령이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나올 수 있었을까? 박근혜 대통령의 화법대로 말하자면 정의당이 대기업 총수 사면에 반대하는 여론을 조성함으로써 성완종 사면 논란의 빌미를 주었다고 말할 수 있으니 말이다.

 

2015년 4월 29일 서울 관악을, 광주 서구을 등 4개 지역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박근혜 대통령 측근에게 불법적인 대선자금을 전달한 성완종 리스트가 폭로되면서 여당에게 불리한 정국 속에서 치러졌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4:0 전패,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끝이 났다.

 

새누리당은 대선 불법자금 수수라는 초대형 이슈를 물타기하기 위해 참여정부 시절 성완종의 두 차례 사면을 걸고 넘어졌고 종편은 하루 종일 이것을 재탕 삼탕하며 우려먹었다. 박근혜 대통령도 투표 이틀 전에 측근의 불법 자금 수수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성완종 사면건만 콕 집어서 "(노무현 정부 시절) 성완종 씨의 연이은 사면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고 법치를 훼손하고 나라 경제를 어지럽히며 오늘 같이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날 계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노무현 정부 시절 성완종 씨를 사면한 것이야말로 그가 박근혜 후보 측근에게 대선 불법자금을 전달한 계기가 되었다는 희한한 논리였다. 그렇게 따지자면 성완종 씨를 낳은 어머니 때문이거나 더 거슬러 올라가면 단군을 탓할 수도 있었지만 어떻게든 야당을 걸고넘어짐으로써 선거판을 혼탁하게 만들겠다는 의지만큼은 확실하게 관철되었다. 보수적 유권자들은 기본 상수로 늘 결집해 여당을 밀어주고 있으니 야당 지지자들에게 투표를 외면하게 만들면 이기는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연극이 끝나면 주인공들이야 뒤풀이를 즐기겠지만 무대장치는 해체된다. 성완종 사면 논란이라는 허구적 무대장치도 같은 운명이다. 그 말도 안 되는 논리구조도 문제거니와, 검찰이 수사할 어떤 단서조차 없는 선거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제대로 진실을 밝히고, (사면 문제가) 제도적으로 고쳐져야 우리 정치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다"고 한 말은 남아 있다. 박 대통령은 "저는 법치주의 확립을 위해 사면은 예외적이고 특별하게 국가가 구제해야 할 상황이 있을 때만 행사하고 그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경제인 특별 사면은 납득할만한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어쨌든 이제 박근혜 정권은 자신의 임기 중에 대기업 총수에 대한 사면은 아예 입에 꺼낼 수도 없게 되었다. 이로써 경제사범으로 복역 중인 SK 최태원 회장과 CJ의 이재현 회장의 사면, 복권도 물 건너갔다. 예외적인 상황이나 특별한 사정을 연출해 ‘납득할만한 국민적 합의’를 조작해내지 않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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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3-4주차 분야별 이슈&정세분석 전망 보고서.pdf

 

 

 

 

 

 

분야별 이슈&정세분석전망 보고서」는 정의당 정책위원회와 진보정의연구소가

정의당의 분야별 이슈 발굴 및 검토와 정세분석전망, 당론 결정에 참조하기 위해

매월 2회 격주간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보고서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1. 정부행정 (정미나)| 1 
     '제 2단계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민영화 및 고용유연화로 가시화 돼

 

2. 지방자치(윤재설)|5
     열악한 지방재정… 재정자립도 2년 연속 45%, 광역시 47.6%, 도 30.3%, 시 31.1%, 군 11.6% 등

 

3. 부동산(김건호)|8
     더욱 팍팍해진 서민 살림 - 주거실태조사 결과로 확인된 주거 불안

 

4. 생태경제(박창규)|12
     전경련은 배출권거래제 흔들기 중단하고, 녹색경영으로 혁신해야!

 

5. 노동 (이희원)|16
    정규직-비정규직 임금격차 심화

 

6. 과학기술(고광용)|19
     미래창조과학부, 과기분야 출연(연) 상위평가 실시... 종합적 메타평가로서 기능 미비

 

7. 동아시아 및 남북관계 (김수현)|22
    아베의 폭주 지속-미국의 방조‧옹호-한국 외교의 패착

 

8. 정치 (박철한)|30
    성완종 리스트 후폭풍과 재보궐 선거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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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칼럼2015.04.30 16:16




박 철 한 (진보정의연구소 연구기획실장)




적반하장(賊反荷杖)의 사전적 의미는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뜻으로, 잘못한 사람이 도리어 잘한 사람을 나무라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최근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 행태를 두고 이보다 어울리는 말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4월 9일 성완종 리스트가 공개된 이후부터 한국 정치는 ‘부패 스캔들’의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소위 경남기업 성완종 회장이 세상을 떠나며 남긴 불법 정치자금 수수 리스트가 세상에 공개되면서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벌집을 쑤셔 놓은 듯 시끄럽다. 물론 국민들이 받은 충격과 실망의 크기는 두말하면, 잔소리일 것이다. 민생경제가 바닥인 상황에서 정치인들이 뻔뻔하게 ‘검은 돈’으로 선거하고 당선되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깊은 분노와 절망을 안겨 주었다.


특히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의 면면이 현 박근혜 정권의 최고 실세 권력자라는 사실이다. 그것도 한 두명도 아니라, 무려 8명에 이르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부정부패 정치, 검은 돈 정치의 사슬을 대하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반응이다. 새누리당은 성완종 리스트가 불거지자 말자, 잘못된 관행, 검은 돈을 받은 부패정치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반성이 아니라, 재보궐 선거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간끌기와 새정치민주연합도 돈을 받았다고 하는 네거티브 공세로 일관하였다. 나아가 노무현 정부, MB정부 시절 성완종 회장의 2번에 걸친 특사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사태의 본질을 흐르고 물타기에 급급했다.


대통령의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입장은 새누리당 보다 더 했으면, 더 했지 덜 하지는 않았다. 국무총리 인사청문회를 턱걸이로 통과한 이완구 총리의 수뢰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었지만, 대통령 특유의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남미 순방길에 올랐다.


12일 간의 남미 순방길을 마친 후 하루가 지난 4월 28일 홍보수석을 통해 국민들에 대한 ‘유감’과 ‘여야를 막론한 정치개혁’을 천명하였다. 물론 ‘선거의 여왕’답게 이전 정부 시절 성완종 회장의 2번의 특사에 대한 ‘진실 규명’을 제기했다. 대통령의 선거 중립의 의무를 위반하면서까지 이번 재보궐 선거에 영향을 주려했다.


이러한 정치행태, 자신의 대선자금과 깊이 관련된 성완종 리스트의 정치적 파장을 차단하고 오히려 야당에게 과거의 성완종 회장의 특사 의혹을 끌어들여 물타기 하는 방식이야 말로 후진적 정치이자, 후안무치하고 적반하장의 전형을 보여주는 질 나쁜 정치이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80% 이상의 국민들이 성완종 회장의 뇌물 리스트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보이는 행태는 한 마디로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철저한 대통령의 자기 보신적, 친박계를 위한 계파적 정치에 다름 아니다.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재보궐 선거가 끝났다. 당분간 정부여당의 정국주도력이 어느 정도 확보될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하던 책임 정치의 원칙이 무너진 상황에서 보이는 것은 국민에 대한 무책임, 무능의 정치일 뿐이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임기 후반 국정을 이끌어 갈 두 개의 카드 중 하나는 정권마다 활용했던 사정정국이 정권 실세들의 불법정치자금 수수로 귀결되는 자살골로 이어지며 무력화 되었다. 다른 하나 남은 대북 카드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경색 될대로 경색된 대북관계가 정부여당의 계산대로 단기간에 풀릴지 의문이다.


최근 성완종 리스트를 둘러싼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정치적 후과는 자명하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적반하장이 잠시 소나기는 피해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의 장마비를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몇 번 국민을 속일 수는 있다. 그러나 영원히 국민을 속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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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수사권과 기소권이 빠진 세월호 특별법
   : 정의당, 새누리-새정련 야합에 항의해 청와대 앞에서 단식농성하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회 논의에서 원내 5석의 정의당은 소외되었다. 정의당은 세월호 특별법을 가장 먼저 입법 발의한 정당이었지만 20석 이상의 원내교섭단체를 가진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만이 마치 민의를 독점적으로 대변하듯 양자간 교섭만으로 세월호 특별법 협상이 진행되었다.


350만의 국민 서명으로 세월호 특별법에서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출되었으나 입법행위를 독점하고 있는 국회, 특히 7.30 재보선에서 압승을 거둬 원내 과반 의석을 보유한 새누리당에게는 그저 귓등으로 들리는 소리에 불과했다. 이완구 원내대표가 이끄는 새누리당 강경파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며 특별법을 무력화시키는데 혈안이 되었다.


무기력증에 걸린 제1 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에 질질 끌려다니다 결국 수사권과 기소권을 빼버린 특별법에 합의해주었다. 새누리당이 수사·기소권을 반대한 논거는 ‘사법체계가 훼손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상설특검으로 조사하면 충분하다고 버텼다. 국가의 직무유기에 책임이 있는 대통령 자신도 조사를 받아야 하는데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검이 과연 독립성을 지키며 성역 없는 조사를 할 수 있겠는가?


전국 법학자 229명이 한결같이 한 얘기는 “수사권과 기소권은 검찰과 경찰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이며 “국회가 사회적 필요에 따라 결단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헌법에는 영장청구권 외에 수사·기소권을 어디에 부여할지 아무런 제약을 두지 않고 있으니 새누리당의 주장은 기각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수사.기소권 요구를 유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삭제하는 데 합의해준 것이다.


정의당은 즉각 반발했다. “이번에 합의된 상설특검은 이러한 세월호 특별법 취지와 완전히 상반된 것입니다. 불과 3개월에 국한된 짧은 조사 기간, 정부 여당의 입맛에 맞게 임명될 특별검사, 진상조사위원회와 불일치된 활동기간과 등을 감안하면 ‘성역 없는 진상조사’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할 수밖에 없습니다. 도대체 정부 쪽에서 핸들링 하는 특검이라면 별도의 특별법이 무엇 때문에 필요합니까”라고 물었다. 그리고 “350만명의 국민청원, 목숨을 내건 유족들의 처절한 단식, 생존 학생들의 100리 도보행진 등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전 국민적인 노력을 깡그리 무시해버린 폭거”에 다름 아니므로 새누리-새정련 간의 ‘야합’ 폐기를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단식 농성에 돌입할 수밖에 없었다.


정의당 의원단이 한여름 뙤약볕 아래 5석짜리 소수 야당의 한계를 뼈저리게 곱씹고 있는 동안 박근혜 대통령은 일언반구 하지 않았고 세월호 특별법은 수사.기소권이 빠진 채로 통과되었다. 이렇게 불완전한 특별법조차 정부 여당은 시행령을 통해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권한을 제약하는 독소조항을 주입해 무력화시키려고 시도했고 이에 항의하는 유가족을 폭행해 갈비뼈를 부러뜨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것은 야당 정치의 부재가 빚은 또 다른 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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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1-2주차 분야별 이슈&정세분석 전망 보고서.pdf





 


「분야별 이슈&정세분석전망 보고서」는 정의당 정책위원회와 진보정의연구소가

정의당의 분야별 이슈 발굴 및 검토와 정세분석전망, 당론 결정에 참조하기 위해

매월 2회 격주간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보고서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1. 정부행정 (정미나)| 1
      국민안전처, ‘안전혁신마스터 플랜’ 세부예산내역 공개 안해 ... 조직내부는 인사공백과 비리문제로 난항


 2. 노동 (이희원)|6
      노사정위원회, 정부의 조정 실패로 합의 결렬


 3. 여성 (조이다혜)|9
      4월 9일 ‘성매매특별법’ 위헌 여부 공개변론


 4. 동아시아 및 남북관계 (김수현)|11
      이란 핵협상 타결과 수렁 속 북핵-미국의 역할-일본의 독도 관련 도발


 5. 정치 (박철한)|14
      4.29 재보궐 선거, 사활을 건 치열한 경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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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빚내서 집 사라?” 전월세 대란에 염장 지르는 정부
    : 정의당 서기호의원 실질적인 전월세 대책 법률개정안 발의하다.

 

 

 

 

 

주택정책보다 부동산정책이라는 말이 언젠가부터 우리에게 귀에 익숙해져 있다. ‘주택’이 거주하는 곳이라면 ‘부동산’은 사고파는 상품이라는 뜻이다. 국민의 삶을 안정시키는 것이 국가의 최우선 목표라면 당연히 주택정책을 펼쳐야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 정부는 언제부터인가 주택정책보다는 부동산 거래의 활성화를 추구하는 부동산대책이라는 걸 꾸준히 발표해왔다. 그것은 대부분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땅 부자, 집 부자, 부동산업자, 금융업자, 투기꾼들을 위한 정책이었다.

 

대한민국 주택보급율은 2013년 이미 103%를 넘겼지만 내 집 없는 국민은 40%나 된다. 전월세에 사는 서민들은 2년 주기로 닥치는 전세값 인상이나 월세 전환 요구에 무릎이 푹푹 꺾인다. 과거 춘궁기를 보릿고개라고 했다면 현대판 보릿고개는 봄과 가을 이사철에 맞이하는 전월세대란의 가파른 고갯길이다. 서민들의 고충을 아는 정부라면 전월세 안정을 위한 시급한 대책과 더불어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할 것이다. 한줌도 안 되는 집 부자, 땅 부자보다 40%의 세입자들을 위한 정책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2013년 8월28일 전월세 대란으로 집 없는 서민들의 한숨과 분노가 터져 나오기 시작하자 박근혜 정부는 ‘전월세시장 안정을 위한 대응방안’이라는 걸 내놓았다. 그 핵심은 “전세 살 집 구하기 힘들면 금리를 깎아 줄 테니 빚을 내어서 집을 사라”는 것이었다. 당장 먹고 죽을 것도 없는 사람들에게 빚을 내서 집을 사라니?

 

정의당 서기호 의원은 “8.28 대책은 전월세 세입자들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매매 활성화를 통한 부동산경기 부양책으로 부자들만 배불리는 정책이었습니다. 치솟기만 하는 전셋값과 월세 부담으로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는 무주택 서민들에게 대출로 집을 구입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습니다”며 반박하고, 9월 25일 실질적인 전월세 대책을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첫째, 세입자 보호를 위해 임대차계약기간을 2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고 1회의 계약갱신청구권을 부여하는 것. 둘째, 집주인이 마음대로 전월세가를 올려 부르지 못하게 연간 증액율 상한선을 3.3%로 제한하는 것. 셋째, 전세보증금 우선변제권을 강화해 변제액을 주택가액의 3분의 2로 확대하는 것, 넷째, 월세 전환율을 연 14%에서 8%로 대폭 낮추는 것. 마지막으로 보증금까지 몽땅 뜯긴 채 거리로 나앉을 위험이 큰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를 폐지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 것이었다.

 

물론 이런 처방만으로 전월세 대란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 매입 공공임대를 포함한 공공임대주택의 대규모 보급을 통해 전월세 시장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과 더불어, 취약계층에 대한 주거비 지원과 같은 안전망을 강화하는 주거복지정책을 실현하는 것이 정의당이 부딪혀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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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칼럼2015.03.27 14:00

 

정미나(진보정의연구소 전문위원)

 

 

올 초, 정의당 천호선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비정규직 정당’임을 선언했다. “비정규직이 넘치는 사회에서 정작 비정규직을 대변하는 정당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정의당은 ‘선언’이 아닌 ‘실천’으로 비정규직 정당으로 가겠다고 천명했다.

 

과연, 비정규직은 우리의 지지층인가?

 

정의당의 지지율은 4% 내외이다. 비정규직이 정규직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850만 명이라는 것을 감안해보면, 비정규직 다수가 적어도 현재는 우리 지지층이 아님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그동안 우리당이 표방해온 사회적 약자, 그리고 노동자들은 우리당을 지지할까? 현재 지지율을 보면,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우리는 그동안 이런 현실에 직면하며, 첫째는 우리의 부족함과 한계를 반성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답했던 것 같다.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interest)에 부합하는 투표를 하지 않는다고. 이른바 ‘계급투표'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의 원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거짓 공약을 했던 것처럼, 그동안 수많은 정치인들이 국민들을 향해 ’거짓말‘을 많이 하여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기 때문에, 혹은 지역주의가 너무 강해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을 위한 투표를 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생각의 기저에는, 사람들의 정체성이 기본적으로 경제적 이해관계에 기반 한다는 가정이 내포돼 있다. 이에 따르면, 이 사회의 기득권을 우선시하는 새누리당의 지지층은 기득권이 될 것이고, 사회적 약자 및 노동자는 이를 대변하는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것이 순리가 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고, 이런 현실 속에서 위의 가정을 고수하게 되면, 사람들의 정체성은 경제적 이해관계에 ‘기반 한다’가 아니라 ‘해야 한다’는 식의 규범적 주장으로 바뀌고 만다.

 

이러한 가정은 기본적으로 ‘경제학’의 기본가정과 유사하다. 사람들은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이다. 진보진영이 신자유주의를 비판하고 시장경제에 대한 경고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것을 반추해보면,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는 지점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정체성은 비단 경제적 이해관계로만 구성되지 않는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social being)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사람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데에는 비단 경제적 이해관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변수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당의 지지층이 누구인지 다시 생각해보면, 우리가 대변하고자 하는 사회적 약자, 노동자, 특히 비정규직이 직접적으로 우리의 지지층이 된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우리의 지지층은 사회적 약자 혹은 비정규직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제시하는 사회적 약자 및 비정규직의 문제에 ‘공감’하고 이를 중요시 여기는 사람들이다.

 

즉, 이러한 이슈가 자신들의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고 이를 자신의 이해관계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의 잠재적 지지층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부자일수도, 중산층일수도, 화이트칼라일수도 있다. 한편, 경제적 상황이 사회적 약자 및 비정규직이라 하더라도, 우리당을 지지하지 않을 이유 역시 충분하다. 이들은 지역이나 안보 등의 문제를 더욱 중요시 여길 수 있으며, 그렇지 않더라도 비정규직에 대한 해결방안을 경제성장이라고 생각할 경우 이들은 새누리당을 지지할 개연성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지지층을 확대할 수 있는가?

 

사람들의 정체성이 비단 경제적 이해관계로만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 주목해보면, 대중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무엇보다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비정규직의 문제를 (비정규직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성 및 이해관계와 연관돼 있다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석의 틀’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비정규직에 대한 ‘정치적 담론’을 제공하는 것이다. 국민들은 개별 정책의 구체적인 내용과 효과를 다 알 수 없기 때문에, 정책의 필요성을 판단하고 지지 여부를 결정할 때 정치인들이 전개하는 담론에 영향을 받는다. 이를 통해 정책을 해석하고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규정’하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경제성장’이라는 담론을 확고하게 갖고 있다. 따라서 그들이 제시하는 대부분의 정책은 모두 ‘경제성장’을 위한 것이라는 강력한 ‘해석의 틀’을 확보하고 있다. 가령, 재벌을 위한 감세 정책을 추진할 때도 투자활성화를 통한 경제성장의 틀로 정당화한다. 이것이 사실상 재벌에 대한 특혜인지의 여부를 떠나, 국민들에게 그렇게 해석되는 틀을 갖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새누리당이 어떤 정책을 내놓든지 앞으로도 그건 분명 ‘경제성장’ 담론으로 해석될 것이다. 반면, 새정치연합의 경우 개별사안에 대해 그 어떤 일관된 담론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어떤 사안이 발생할 경우, 새누리당은 ‘경제성장’이라는 강력한 해석의 틀을 효과적으로 전개할 것이라 예상되지만, 새정치연합은 ‘비판’할 것이라는 것 외에 그 어떤 일관성 있는 정책담론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당의 ‘담론’은 무엇인가? 요즘 젊은 세대를 흔히 ‘삼포세대’라고 말하곤 한다. 심지어 ‘달관 세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것 같다. 황당한 말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맞는 말인 것 같다. ‘불안정’해서 무섭고, ‘불공정’해서 억울하고, ‘불가능’해서 지쳐버린 세대이다. 그 어떤 희망도 찾기 어려운 현실에서 차라리 ‘달관’한지도 모르겠다. 비정규직은 물론이거니와 정규직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이들은 복지국가를 원하고 노동현장에서의 문제를 해결해주길 원한다. 그러나, 이들에게 정의당이 아직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오랜 기간 노동자 정당임을 표방해왔고 비정규직 정당을 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국가구상이 수많은 노동자들의 정체성과 이해관계와 연결되는 일관된 ‘담론’이 부재했던 것은 아닌가 싶다.

 

예를 들어, 얼마 전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에 대해 우리당은 반대를 표명한바 있다. 이 결정은, 이 법안의 타당성 및 실효성 여부를 떠나, 우리당이 그동안 일관적으로 제기해왔던 ‘인권’의 문제로 국민들에게는 해석될 것이다. 즉, 정의당은 ‘인권’을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아동폭력에 있어서도 어린이집 교사들의 인권을 우선시한다고 해석될 개연성이 높은 것이다. 우리가 어린이집 아동폭력 사건에 대한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을 내놓았다 하더라도, 그동안 우리가 일관성 있게 전개해 온 ‘인권’이라는 담론이 있기 때문에, 우리의 정책결정이 그러한 방식으로 ‘해석’되는 것이다.

 

우리는 비정규직 정당, 정의로운 복지국가 건설을 천명했다. 이것이 국민들의 정체성과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것으로 여겨질 때, 비로소 우리의 정책대안을 자신들 삶의 대안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지금의 새누리당이 이야기하는 경제민주화 및 복지확대 등의 논의는 과거 진보진영이 했던 성과를 가져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에게 치명적인 발언일 수 있다, 비단 패배자의 회한처럼 들릴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마치 새누리당이 하고 있는 경제민주화나 복지정책들이 우리가 하고자 했던 것이며, 따라서 이와 차별성 있는 정책적 대안이 부재한 것처럼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정치적 현안이 되는 개별 사안마다 비판 및 대안을 내놓을 때, 이 모든 것을 우리가 제시하는 국가비전과 연결시켜 설명해내야 한다. 즉, 개별 이슈 마다 서로 다른 해석과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국민들이 우리당의 담론을 통해 ‘정의로운 복지국가’, ‘비정규직을 위한 방안’이라는 눈으로 새롭게 정책을 바라볼 수 있도록 일관된 ‘해석의 틀’을 지속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단순히 복지국가, 경제민주화가 아니라, ‘정의당의 복지국가’, ‘정의당의 비정규직 대책’을 국민에게 전달할 수 있고, 이에 ‘공감’하는 국민들은 비로소 정의당을 자신들의 대안정당으로 고려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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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및 포럼2015.03.27 13:44

 

 

진보정의연구소는 지난 3월 19일(목, 19시) 11회 [차 한 잔 합시다]의 진행자로 하영식 분쟁전문저널리스트를 모시고 ‘IS, 그리고 중동’이라는 주제로 최근 변화하고 있는 중동질서의 재편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시라아 내전을 계기로 발흥한 IS는 ‘Islamic State’의 약자로 이슬람국가를 의미한다. 글자가 의미하는 바대로 IS는 이슬람제국 건설이라는 확고한 신념과 목표가 있어 몇 차례의 패배로는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사는 예상했다.

 

현재 코바니에서 쿠르드인과 전투를 벌이는 IS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진영을 무너뜨리기 위해 모인 지하드(성전) 세력들이 연합해서 조직한 단체로,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으로부터 무기와 자금, 군사훈련을 공급받아왔다. 물론 미국이나 유럽도 그동안 IS무장에 비공식적으로 지원해온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IS는 비무장 상태인 수백 명의 쿠르디인들을 공격해 학살했고, 몇 명의 미국과 유럽 언론인들을 잔인하게 참수하기도 했다.

 

사실상 미국과 유럽은 세계여론에 떠밀려 공습을 실행하기에 이르렀지만 터키 정부는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자칫 코바니를 도왔다가 자치공화국 수립을 원하는 쿠르드족에게 힘만 실어주는 결과나 나올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IS가 일으키고 있는 중동지역의 전쟁은 이슬람 국가와 미국의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다고 봐야 하며, 결과에 따라서 미국의 중동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거나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사는 예상했다.

 

IS의 세력이 커지면서 시리아와 이라크의 국경이 사라지고 특히 이라크가 존립의 위기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잔인한 학살과 참수, 화형, 성노예 거래, 고대분화재의 파괴를 통해 인류를 공포에 떨게 하는 전술을 사용하면서 비무슬림 세계와 무슬림 세계의 대립을 격화시키고 있다. 특히 터키 국경과 맞댄 시리아의 쿠르드인 거주도시 코바니에서는 쿠르드민병대와 IS간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져왔고, 코바니를 침공했던 IS는 쿠르드 민병대의 비타협적인 전투와 미군의 지원폭격으로 축출됐다. 그럼에도 IS는 여전히 확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현재에도 진행형인 IS의 부침을 통해 벌어지는 중동의 상황은 미국과 터키, 쿠르드를 비롯해 이슬람 국가들의 갈등과 모순을 강사는 자신이 직접 촬영한 사진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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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3월 3-5주차 분야별 이슈&정세분석 전망 보고서.pdf


 

 

 「분야별 이슈&정세분석전망 보고서」는 정의당 정책위원회와 진보정의연구소가

정의당의 분야별 이슈 발굴 및 검토와 정세분석전망, 당론 결정에 참조하기 위해

 매월 2회 격주간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보고서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1. 정부행정 (정미나)| 1
공무원 연금 개혁 교착상태 ... 주무부처 삼성출신 인사혁신처장은 ‘관료흔들기’ 박차

 

2. 지방자치 (윤재설)|6
공정위의 무분별한 조례폐지 요구에 지자체 반발 잇달아

 

3. 부동산(김건호)|9
급속도로 진행되는 월세 전환, 시급한 세입자 보호 대책

 

4. 노동 (이희원)|11
노사정위원회, 합의 가능할까?

 

5.  동아시아 및 남북관계 (김수현)|14
천안함 사건 5주기, 대립만 심화되는 남북관계와 여야의 안보 경쟁

 

6. 정치 (박철한)|19
무능한 정치가 불러온 국민불행시대


 

 

편집 김정순(진보정의연구소 사무국장) : 0225jsk@hanmail.net

문의 좌혜경(정책실장) : left95@hanmail.net 
       박철한(연구기획실장) : gaea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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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칼럼2015.03.19 15:04





박 철 한 (진보정의연구소 연구기획실장)



사드 배치 문제가 우리사회의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미국의 전세계 군사적 방어망이자, 대중국 견제수단인 사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새누리당의 비박계를 중심으로 형성된 사드 배치 찬성론의 강한 흐름이나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의 불지피기성 기사로 볼 때, 어느 정도 가시화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더구나 몇몇 언론에서는 주한미군이 사드 배치 후보지에 대한 실사를 마쳤으며 이미 대구, 평택 등을 중심으로 후보지를 확정했다는 보도마저 뒤따르고 있다. 미국은 다양한 외교채널을 총동원하여 박근혜 정부와 정치권 등에 사드 배치를 위한 전방위적 압박을 펼치고 있다.


사드 배치 문제는 정치권에서도 이미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정의당,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권은 군사적 효율성과 정부가 부담해야 할 천문학적 비용문제, 동북아 군사적 위기 심화, 중국의 경제적 차원의 보복 문제 등을 이유로 일찌감치 사드 배치 문제에 강한 반대를 천명하며 선을 그었다.


이와 달리 여당인 새누리당은 유승민 원내대표, 나경원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위원장 등 비박계를 중심으로 4월 1일을 디데이로 사드 배치 의원총회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반대로 이정현 의원 등 친박계는 비박계의 사드 배치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며 개인 차원의 입장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사드 배치 찬성파는 기존의 사드 배치를 북한의 위협 및 한반도 안보 우산 강화와 미국과 장기간 형성된 혈맹, 맹방의 외교 관계를 들어 전폭적인 찬성을 보내고 있다. 사드 배치 반대파는 동북아 군사적 대결 심화와 군사적 효율성, 천문학적인 부담비용을 들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사드 배치 문제를 둘러싸고 찬반 입장을 넘어 세밀한 정세파악과 전략적 판단이 그 어느 때 보다 요구되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박근혜 정부는 외교적 선택과 관련하여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국제관계가 일극체제이든, 이극체제이든, 다극체제이든 강대국을 제외한 한국과 같은 지정학적, 지경학적 위치에 놓인 국가들의 외교전략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강대국 편승전략, 등거리 전략, 중립국 전략이 그것이다.


물론 현대의 복잡다단한 국제관계에서 하나의 해답이 존재할 수는 없다. 정세적 상황과 국익의 차원에서 조합되거나 하나의 범주가 선택될 수 있을 뿐이다. 박근혜 정부의 ‘전략적 모호성’은 이들 세 가지 외교전략 중 편승 전략과 등거리 전략을 조합한 외교 전략의 방향이다.


사드 배치 찬성파가 주장하는 것처럼 미국이 맹방이므로 무조건 협력해야 한다는 논리는 너무도 순진한 발상이다. 지난 날 역사의 페이지에서 우리 스스로의 판단과 능력없이 강대국에 편승한 전략이 얼마나 무참한 실패를 가져왔던가는 구한 말의 사례가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


현대 외교전략의 방향은 국익의 차원, 즉 한 국가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철저히 관철되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사드 배치는 안 그래도 사회적 가난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에게 이중삼중의 경제적 부담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드 배치에 들어갈 막대한 비용은 복지를 강화해야 할 정부 재정지출의 가이드라인을 축소할 뿐만 아니라 국방비의 가이드라인만 증폭하게 할 것이다.


또한 대중관계의 경색과 수출전선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밖에 없다. 현재 대중국 무역규모는 3000억 달러에 이른다. 양국 왕래 관광객수는 1천만을 넘어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드 배치가 가져올 한중 양국의 정치외교적 경색은 경제적 경색으로 이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이다. 한중 무역이 10%만 감소하더라도 우리 경제는 심각한 위기, ‘경제호란(경제적 병자호란)’의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사드 배치와 관련하여 국민과 국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외교적 선택이 국민들을 가난하게 하고 국익에 막대한 불이익을 초래했다면, 그것은 외교가 아니라, 무지와 무능으로 포장한 재앙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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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각하 빅엿’의 국민판사 서기호의원, ‘전두환 은닉재산 환수에 시효 없음’을 천명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재임 기간 동안 부자감세나 4대강 삽질만 한 것이 아니었다. KBS, MBC, YTN 등 방송사를 장악하고 종편을 허용함으로써 언론생태계에 독극물을 풀어놓았다. 언론의 공정성은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공정보도를 지키려던 많은 언론인들이 잘려나갔다. 나중에는 손석희씨가 진행하는 JTBC 뉴스가 공중파와 종편을 포함한 방송뉴스 중 가장 신뢰받는 방송이 될 정도로 공영방송의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JTBC 뉴스가 어느 정도 균형을 잡아주기 전에 해직 방송인들이 ‘뉴스타파’라는 SNS 유통망을 통한 방송시스템을 구축하고 오직 진실만을 방송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새로운 미디어를 만들었다.

 

매주 업데이트되는 뉴스타파는 방송마다 특종을 터뜨렸는데 2013년 6월3일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 전재국씨가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블루아도니스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운영하며 거액의 비자금을 관리한 정황을 폭로했다. 그러나 이 페이퍼컴퍼니의 계좌를 관리하는 은행은 고객정보를 밝힐 수 없다며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뉴스타파 팀은 자체 보도와 별도로 탐사 취재 결과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힘으로써 전두환 은닉재산에 대한 추징 시효 전에 추징을 완료해야 한다는 여론을 환기시켰다.

 

정치권에서 이에 호응한 이는 진보정의당 서기호 의원이었다. 트위터에서 ‘각하 빅엿’이라는 표현의 자유에 관한 멘션으로 ‘국민 판사’ 이름을 얻었던 서기호 의원은  6월 20일 ‘전두환, 노태우 추징금 시효 배제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기존 몰수․추징에 대한 형의 시효는 3년에 불과해 이를 은닉․처분하여 3년만 경과하면 불법으로 취득한 재산상 이득에 대해 더 이상 집행할 수 없었다. 따라서 3년마다 별도의 시효 중단 조치를 취해야 했다.

 

서기호 의원은 “1998년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규정’ 제정 이후 각국은 반인륜범죄 및 반인도 범죄, 전쟁범죄 등에 대해서 공소시효를 배제하는 쪽으로 법규를 바꾸고 있고, 우리나라 또한 헌정질서 파괴범죄 및 집단살해에 해당하는 범죄에 관하여는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는 마당에, 그로 인한 형의 시효에 대해서도 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이에 헌정질서 파괴범죄, 집단살해에 해당하는 죄와 경합범으로 판결을 선고 받아 확정된 형에 대하여는 형의 시효를 적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법안 발의의 취지를 밝혔다.

 

2013년 6월 27일 공무원이 불법 취득한 재산에 대한 추징 시효를 늘리고 추징 대상을 제3자로까지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별법 일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재석의원 233명 가운데 228명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됐다. 추징시효 연장에 따라 거액의 추징금을 미납하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환수 시효는 2013년 10월에서 2020년 10월까지로 7년 연장됐다.

 

정치권에서 이런 조치가 나오자 박근혜 대통령은 “이전 정권은 도대체 뭘했나?”라며 자신만이 권력형 비리로부터 완전히 자유롭고, 추상같은 칼날을 들이댈 수 있는 사람임을 과시라도 하듯 7월 16일 전두환의 자택과 그의 아들 전재국이 운영하는 시공사 압수수색 등으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 결과 전두환의 일가는 자신들의 재산을 내놓아 추징금을 완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두환 일가의 대응은 소나기는 피하라는 금언을 충실히 따른 것일 뿐이었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에 따르면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에 부과된 추징금은 2205억원이다. 이 가운데 환수된 금액은 지난 2015년 1월 기준으로 1087억원에 불과하다. 지난 2013년 5월 환수팀 출범 이후에도 1년 넘도록 환수율은 절반 언저리에 머무르고 있다. 29만원 밖에 없다던 전두환씨는 그런 가운데도 가신들을 이끌고 다니며 골프도 치고, 비싼 외제 양주도 마시고 다닌다.

 

전재국씨의 전두환 비자금 의혹을 최초로 밝힌 뉴스타파 최승호 앵커는 당시 ‘뉴스타파’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재국씨 페이퍼컴퍼니 명의의 계좌로 얼마의 돈이 흘러들어갔는지, 그 돈이 누구 것인지 검찰과 국세청이 밝혀야 한다. 검찰은 2013년 추징금 징수 시효 내에 전두환씨의 재산을 찾아내겠다면서 전담팀까지 꾸리는 의욕을 보여주고 있으나 솔직히 미덥지 않다. 왜냐면 2004년 전재용씨에게 흘러들어간 전두환씨의 비자금을 찾아내고도 필요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지 않음으로써 추징을 포기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또다시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국민은 검찰을 그리고 정부를 더 이상 믿지 않을 것이다. 부디 정부가 전두환씨의 모든 재산을 찾아 추징함으로써 이 땅에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달라.”

 

최승호 앵커의 예언처럼 뉴스타파가 거의 대부분을 밝힌, 전재국씨의 블루아도니스 계좌로 흘러들어간 정체불명의 돈을 검찰이 수사했다는 후속 기사는 나오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말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다. “도대체 이 정권은 뭘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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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의연구소 ]1.통계론 본 박근혜 2년 보고서_재벌에겐 축복, 비정규직에겐 재앙.pdf

 

[진보정의연구소] 2. 별첨자료-박근혜 정부와 전경련의 밀월 현황(2013.3-2015.2).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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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번째 : 북한 핵실험은 용납할 수 없어

 


 



 

국사회에서 진보정당이 받고 있는 혐의 중 하나는 ‘종북 좌빨’이다. 이런 혐의는 과거 민주노동당시절 북한 핵에 대한 모호한 태도와 세칭 ‘일심회’와 같은 일부 당활동가들의 편향된 친북행위가 폭로되면서 더더욱 굳어졌다. 한국전쟁의 상흔과 분단체제가 엄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보정당은 남북 대결을 종식시키고 평화 통일의 길을 열어나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으나 이러한 내부의 취약성 때문에 ‘종북’이라는 한마디로 그 노력이 폄하되어왔다. 남한 사회에서 진보정당은 북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하지 않고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무신불립(無信不立),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서는 뜻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진보정의당은 대한민국 헌정의 일부를 담당하는 공당이다. 북한 핵문제와 3대 세습 문제 등에 대해 평화정당, 민주정당으로서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고자 했다.


2013년 초부터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었다. 2012년 12월 북한이 광명성3호 2호기를 실은 장거리 로켓 은하 3호 발사에 성공하자 유엔 안보리는 이를 장거리 로켓으로 규정하고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에 북한 외무성은 비핵화 폐기를 선언하고 3차 핵실험으로 맞섰다.


북한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를 미국 중심의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으로부터 체제를 지키기 위한 자위적 무력이라고 설명해왔다. 그러나 미국 코 밑에 있는 쿠바의 경우 핵무기 없이도 체제를 유지해온 걸 보더라도 그렇고, 중국이라는 강대국과의 혈맹관계가 유지되고 있어 미국이 일방적으로 북한체제를 위협할 수도 없다. 따라서 북한 핵무장은 남북한 비핵지대화 합의와 무관하게 북한이 선택한 위험한 수단이며, 북한 핵실험이 동북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역할만 해 온 터라 우리 국민으로서는 용인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러한 정신에 따라 북한의 3차 핵실험이 단행된 2013년 2월 12일 진보정의당 이정미 대변인은 북한 핵실험 반대 입장을 뚜렷이 밝혔다.


“북한의 핵실험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용납될 수 없다. 또한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추가 핵실험을 포함한 어떤 추가적 행동도 벌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북한의 평화보장과 한반도의 평화공존을 더 이상 벼랑 끝에서 찾아서는 안 될 것이다. 북핵 실험으로 인한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은 북한의 고립을 더욱더 가중시킬 뿐이라는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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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강. 


40강. 정치 양극화, 무엇이 왜 문제고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1) 40번째 시간이다. 오늘은 애초 4부 강의의 마지막 시간에 다룰 예정이었으나 그렇지 못했던 주제를 다룬다. 그것은 흔히 ‘정치 양극화(political polarization)’라고 불리는 현상에 대한 것이다. 사실 정치 양극화가 정치학적 개념인지는 조금 애매한 점이 있다. 아직까지는 언론 공론장에서 주로 관심을 갖는 정치 현상이라고 볼 수 있기도 하다. 언론에서 말하는 정치 양극화란, 정당정치가 내용 없이 싸움을 위한 싸움이 되어 버린 것 혹은 여야 간 혹은 계파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적대와 증오를 동반한 정치적 언어나 행태’의 문제를 가리킨다. 일단 여기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해보자. 그러면서 이러한 정치현상을 그간 우리가 살펴본 정당이론의 관점에서 어떻게 이해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해보기로 하자.


2) 정치 양극화에 대한 일반적인 대응 논리는 “싸우는 정치,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를 ‘싸우는 정치’와 ‘싸우지 않는 정치’로 단순화하는 것은 사태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는 물론 개선하는 데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러 번 강조했지만, 정치에서 싸움과 갈등을 없앨 수는 없다. 갈등을 없앨 수는 없으나 줄일 수는 있다. 이 점이 중요하다. 해결이 불가능해 보이는 갈등조차도 다루기에 따라서는 조정 가능한 의제로 만들 수 있다. 이게 민주주의다. 그런 의미에서 갈등에 대한 민주주의자의 접근은 ‘갈등 극복론’이 아니라 ‘갈등 절약론’이 되어야 한다. 극복할 수 없는 것을 극복해서 없애겠다고 하는 접근이 갈등 상황을 개선하기보다 심화시킬 때가 많다는 점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사실 근대 이전의 정치철학은 갈등극복론을 지향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점에서 마키아벨리 등으로 대표되는 현실주의 갈등이론과 데이비드 흄으로 대표되는 자유주의 갈등이론이 가져다 준 기여는 컸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갈등의 존재를 인정하고 갈등이 가져다주는 유해함을 줄이는 한편 갈등의 긍정적 측면을 부각하는 동시에 “갈등을 통해 갈등을 완화”할 수 있는 접근을 열었다는 점에서 근대 이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갈등론을 전개했다고 할 수 있다.


3) 모든 갈등이 공적 의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정치에서 갈등은 전략적으로 선택된다. 정치 전략의 핵심은 갈등을 선별적으로 선택하고 선별적으로 동원하는 데 있다고 바꿔 말할 수도 있겠다. 갈등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갈등 사안이 될 때도 많다. 갈등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관점으로 정당정치를 접근한 대표적인 이론가는 [절반의 인민주권] 저자인 샤츠슈나이더라고 할 수 있다. 그에 따르면, 가장 파괴적인 정치 전략은 강한 갈등을 불러들여 기존 갈등을 대체해버리는 것이다. 예컨대 야당의 지도부가 여당과 조정 가능한 갈등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고 해보자. 그 상황에서 야당 내 어느 한 세력이 여야를 적대적인 관계로 만들 강한 갈등을 동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해보자. 그 결과 타협적인 지도부가 무너지게 된다면 이것이야 말로 자신들의 영향력을 최대화하는 갈등 동원 전략이 아닐 수 없다. ‘민주 대 독재’라는 갈등을 동원해 여야를 양극화시키는 것이 제3의 목소리 내지 제3당의 성장을 봉쇄하는 효과를 낳는 것도 유사한 예라 할 수 있다. 또한 그렇게 하는 것이 사회경제적 갈등을 중심 의제로 삼고자 하는 정치 세력의 영향력을 배제하는 효과를 가질 수도 있다. 정당정치가 이런 식이 되면, 여야 간 혹은 개별 정당 내부에서 공격적인 언어만 남발될 뿐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정책적 성과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4) 복잡해 보이지만 이상의 논의를 통해 말하려는 것은, 갈등과 싸움 그 자체가 아니라 싸움의 방법 내지 갈등을 선택하는 방법이 중요한데, 그런 방법 가운데 정치 양극화는 정치도, 사회도, 시민도 사납게 만들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해결할 수 없게 만들고, 합의 쟁점으로 다뤄질 문제도 많은 데 모든 정치 쟁점을 갈등 쟁점이 되게 함으로써 사회를 분열시키기만 하는 유해한 싸움의 방법이라는 사실이다.


5) 정치체제로서 민주주의는 확실한 단점이 있다. 그것은 민주주의가 평등한 정치적 발언권을 갖게 된 보통사람들의 ‘의견 위에 서 있는 체제’라는 사실에서 기인한다. 이를 날카롭게 문제 삼은 사람을 꼽으라면 플라톤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스승인 소크라테스의 죽음에서 그가 본 것은, 민주주의란 언제든 잘못된 억지 의견(doxa)에 휘둘릴 위험이 있는 정치체제라는 사실이다. 르네상스 시대 인문주의자들 가운데도, 민중의 의견 위에 서 있는 공화정을 진흙 위에 집을 세운 것에 비유한 사람도 있었다. 마키아벨리를 읽은 사람이라면 이 주제가 익숙할 것이다. 아무튼 의견에 기초를 둔 민주주의의 문제점을 인정한다고 해서, 확실한 진리에 기초를 둔 이상적 정치체제를 추구한 플라톤의 비전에 동의할 수는 없을 것이다. 즉 참된 지식을 바탕으로 공익을 정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철인 왕(philosopher king)의 통치 하에서 시민들 각자가 가진 재능을 잘 발휘하게 해 갈등보다는 조화가 실현되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그의 유기체주의적 정치관은 확실히 민주주의에 반하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의 약점에 대한 그의 지적은 핵심을 때렸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민주주의자라면 ‘의견의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나름의 좋은 대답이 있어야 할 것이다.


6) 벤저민 디즈레일리가 “정당이란 조직된 의견”이라고 정의한 이래로, 정당으로 조직된 사회적 의견이 두 개면 양당제, 그 이상이면 다당제라고 보게 되었다. 그 뒤 크게 두 개의 의견이 경합하는 (영국식) “웨스트민스터 민주주의 모델”이 우월한가 아니면 (대륙식) 다당제 민주주의 모델이 우월한가를 둘러싼 논쟁이 있었고, 양당제와 다당제의 이분법이 단순하다며 민주정치의 유형을 좀 더 다양하고 역동적으로 나눠볼 것을 요청하는 다양한 주장도 있었다. 정당론 분야에서 이 문제를 가장 잘 다룬 사람은 이탈리아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Giovanni Sartori)라 할 수 있다. 다른 누구보다도 그는 양극화(polarization)를 기준 변수로 삼아, 양당제냐 다당제냐 하는 단순한 기준을 넘어, 나라별 정당정치의 특징을 좀 더 풍부하게 분석했기 때문이다. 이제 그의 정당이론을 중심으로 정치 양극화의 문제를 좀 더 깊이 있게 생각해보자.


7) 사르토리에 따르면 민주정치는 의견의 차이와 의견 간의 갈등을 ‘공존 가능한 이견’으로 다루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렇지 않고 갈등이 공존 불가능한 차이나 적대로 양극화되면 어느 정치 공동체도 통합성을 유지할 수 없다. 과도한 양극화로 인해 민주정치가 통합력을 발휘할 수 없었던 대표적인 사례는 나치즘으로 귀결된 독일의 바이마르 체제와, 베를루스코니의 집권으로 귀결된 전후 이탈리아의 정치가 있다.


양극화된 정치의 가장 큰 특징은, 차이와 갈등이 공존 불가능하게 정의됨으로써 정당정치를 통해 사회적 합의와 신뢰를 제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데 있다. 따라서 사르토리 이론을 기준으로 말한다면, 어떻게든 양극화된 다당체계를 온건한 다당체계로 전환하는 일이 중요하다. 과도한 정치 양극화 체계에서는 공적 관심을 이끄는 논쟁이 있기 어렵다. 그런데 사회적으로 유익한 공적 논쟁이 없다면 민주주의는 그 가치를 실현할 수 없다. 정치적 양극화란 공적 논쟁이 사라진 정치 혹은 과도한 파당적 경쟁만이 지배하는 정치를 가리킨다. 정치가 해당 공동체가 공유하는 가치에 기반을 둔 경쟁 혹은 그런 가치를 실현하는 방법을 둘러싼 다툼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적나라한 공격성을 드러내는 것으로 일관된다면 민주적 제도나 절차, 규범은 그 사회 구성원 모두가 향유하는 공통의 자산이 될 수 없을 것이다.


8) 정치적 양극화가 시민 삶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경쟁하는 정당들 사이에서만이 아니라 시민들 사이에도 정치 쟁점을 둘러싸고 합리적인 대화가 불가능한 상황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합리적 논쟁의 당사자가 되어야 할 상대를 정형화하고 상호 비난을 반복적으로 재생산하는 일이 정치를 지배하게 되면, 남는 것은 목소리 큰 ‘다수의 횡포’뿐이다. 이럴 경우 다수결 민주주의는 사회를 더 깊이 분열시킨다. 건설적인 대안을 찾고자 하는 경쟁이 아니라, 목소리를 더 크게 하기 위해 상대를 더 고통스럽게 만들 비난의 소재를 찾는 일로 서로가 갖고 있는 열정의 대부분을 쏟아 붓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자연히 그 결과는, 정책적 쟁점보다 도덕주의적 문제나 사생활에 있어서의 인간적 하자가 논란의 소재가 되는 일이 잦아지는 것이다. 그게 아니더라도 모두가 강하고 센 표현과 드라마틱한 표현을 만들고자 하는 욕구만 자극하기도 한다.


정치 논쟁에 있어서 “상호성의 원칙”을 공유하는 문제에 관련해 진전이 없으면, 갈등과 분열은 해결 불가능한 상태로 깊어지게 된다. 내가 상대방으로부터 대접받기를 원치 않는 방식으로 상대방을 대접하지 않아야 한다는, 이 단순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정당들 사이의 조정과 타협, 협력은 기대하기 어렵다. 상황이 그렇게 되면 서로 진영을 나눠 상호 도덕성 시비를 번갈아 반복하는 것이 정치의 일상사가 되어 버리고 만다.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달라질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현실의 정치가 아무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해도, 민주주의에서 정치는 민중의 의지가 대표되고 실천되는 가장 중요한 세계이다. 따라서 자신이 동의하지 않는 정당이나 정치가에 대한 과도한 경멸로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나 정치가의 위세가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이야말로 큰 오산이다.


정치를 좋게 만들고 싶다면 상대를 모욕하는 것에 과도한 열정을 쏟기보다는 바람직한 정치 변화의 목표와 내용을 구체화하는 일에 힘쓰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박정희 현상을 극복하고 싶다면, 친일파와 독재자의 딸을 소리 높여 외치는 것에 그칠 일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방법으로도 경제를 더 잘 다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신자유주의를 넘어서고자 하다면, “반신자유주의”를 내세우는 것으로 자신의 일을 다 했다고 끝내지 말고 신자유주의의 효과를 제어할 수 있는 대안을 구체화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비록 일을 그렇게 하는 것이 상대를 비난하는 것보다 훨씬 힘이 들고 어려운 일이라 해도 그 차원에서 성과가 있을 때 정치적 양극화의 악순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고 그 때 비로소 민주주의가 가져오는 사회적 유익함이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다.


9)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유사 정치 전쟁으로서 정치 양극화가 단순히 행태나 스타일의 문제로 이해된다면 그것은 잘못이다. 미국에서 정치적 양극화는 1960년대를 기점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 출발은 ‘보수적 반작용’이라 부를 수 있는 것에서 왔다. 1930년대 뉴딜과 1950년대 민권운동, 1960년대 린든 존슨 대통령 시기의 ‘위대한 사회’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노동문제와 인종문제 그리고 사회복지 문제는 미국 정치의 중심 문제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공화당이 무기력했다는 보수파들의 불만과 위기의식이 팽배하게 되었다. 이는 공화당 내에서 강경 보수주의를 앞세운 세력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고 당 밖에서는 종교와 문화, 애국주의 등을 이슈로 내건 ‘사회적 보수주의 운동’으로 표출되었다. 이러한 흐름은 1970년대 닉슨과 1980년대의 로널드 레이건, 1990년대의 부시 정부로 이어지면서 극단적이 되었다. 한국의 정치 양극화 역시 김대중, 노무현 정부로 이어지는 야당의 집권에 대한 반작용으로 시작되었다. 두 정부 모두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을 지속하는 등 정책적인 측면에서 기존 여당과 크게 다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보수파의 공격은 격렬했다. 사회적 보수주의 운동의 한국판이라고 할 만한 뉴라이트 운동과 보수 교단들의 대규모 대중동원이 등장한 것도 이때다.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경멸, 이념적 비난, 비이성적 야유가 정치를 지배했고, 보수적 시민운동과 진보적 시민운동 사이의 대결 역시 심화되었다.


10) 그러나 정치적 양극화를 보수적 반작용으로만 설명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미국의 경우 뉴딜연합이라고 불리는 민주당의 지지 기반이 잘 유지되었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1960년대 후반의 시점에서 볼 때, 자유주의 진보파는 전통적인 노동운동과 대립했고 인종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여전히 지속되었으며 남부는 공화당 지지기반으로 급변하고 있었지만, 과거의 지지기반을 재결합하거나 새로운 지지연합을 창출하기에 민주당 내부의 통합력은 너무 약했다. 한국의 정치적 양극화 역시 이명박 정부로 대표되는 보수파의 재집권에 무기력하게 무너진 야당의 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기 동안 불평등이 심화됨에 따라 민주당에 대한 사회 중하층의 지지는 크게 약화되었다. 교육받은 도시 중산층 가운데 진보적 성향을 가진 유권자들의 불만도 늘었다. 노동운동 등 민중부문과의 갈등도 심화되었다. 그런데도 야당은 이 복잡한 문제를 다룰 조직적 능력을 키우기는커녕 당직과 공직후보 선출 방법을 두고 내부적으로 끊임없이 분열했고, 결과적으로 당의 조직 자원을 모두 탕진해버렸다. 그 때문에 선거에서 무기력하게 패배해 야당이 된 민주당이 이명박 정부에 대해 보여준 대응은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기 보수파의 대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경멸과 야유는 반복되었고 공적 논쟁보다는 적대적 상호 대립이 더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다. 합리적 정책 논쟁보다는 말과 태도를 문제 삼는 정치 양극화 현상은 이렇게 해서 야당 내부적으로도 심화되었다. 요컨대 야당의 실패라는 요인을 빼고 한국의 정치 양극화를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야당이 정당 내부적으로 조직적 능력이나 리더십 등 여러 차원에서 무너지지 않았더라면, 훨씬 유연하고 유능하게 정당정치를 이끌 수 있었겠지만, 그럴 조건이 아니었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라는 말이다. 이 문제는 중요한지라, 다른 방법으로 좀 더 살펴보자.


11) 많은 사람들이 정치 양극화를 여야 사이 혹은 여야의 지지사들 사이의 당파적 다툼의 문제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나 그렇게만 보기는 어렵다. 무엇보다도 여당과 야당 내부에서 정치 양극화에 반대하는 세력이 적지 않다. 시민 여론에서도 정치 양극화에 대한 비판은 강하다. 따라서 단순히 여야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그보다는 개별 정당 내부 혹은 시민사회 안에서 정치 양극화를 이끄는 “강한 선호를 가진 열정적 소수(passionate minorities)”에 의해 한국정치가 포획된 결과로 보는 것이 훨씬 더 사실에 가깝지 않을까 한다. 분명 민주주의는 1인1표의 평등한 참여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참여의 열정은 시민 개개인의 차이가 크다. 따라서 의견의 크기 문제와는 별도의 차원에서 “강도(intensity)의 문제” 때문에 민주주의는 늘 고통 받는다. 합리적 선택이론의 관점에서 정당론을 펼쳤던 앤서니 다운스가 강조했듯이, 민주주의를 “다수 지배”라고 할 때 그때의 다수는 “관점(view)"에 의견을 같이 하는 다수만이 아니라 "강도(intensity)"에 대한 태도를 같이 하는 다수여야 하는데, 현실에서 이 두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기는 늘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정치 양극화 역시 정당과 지지자 일반의 문제라기보다는 그 가운데 선호의 강도가 강한 소수의 의견이 공적 의견의 세계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만들어진 면이 크다.


흥미로운 것은 시민 여론에서 양극화된 의견을 이끄는 이 열정적 소수가 대개는 정당에 속해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미국 정치를 양극화로 이끄는 티파티 세력과 유사하게 한국의 뉴라이트 역시 정당 밖에서 동원된 현상이었다. 또한 그에 짝을 이루는 야권 진영의 반정부적 열정 역시 인터넷과 SNS 그리고 간헐적으로 광장에서 동원된다는 특징을 갖는다. 이들 열정적 소수들은 인터넷의 익명 세계 속에서 자신과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들과 싸운다. 공정한 논의, 책임 있는 자세는 당연히 있기 어렵다. 언론도 기사마다 붙는 이들의 반응 때문에 영향을 받고, 정치인들처럼 여론의 반응에 민감한 직업 집단은 더욱 그렇다. 언론사와 정치인 모두 이들 열정적 소수파 시민들이 주도하는 SNS와 인터넷 상의 피드백 시장에 포획되어 있다. 이들 익명의 열정적 소수파들이야말로 이미 선호나 의견이 분명한 사람들이고, 다른 사람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낮은 시민집단인데도 그들의 눈치를 과도하게 보는 우스꽝스러움이 정치의 일상을 지배하는 것이다. 아마도 여야 정당들이 나름의 독자적 판단을 갖고, 이들 ‘당 밖의 양극화 세력’에 의해 휘둘리지 않는다면 상황은 크게 개선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의 열정을 정당 내부의 계파 경쟁이나 정당 간 경쟁에 불러들이는 세력이 존재하고, 이 때문에 정치 양극화가 만들어지고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는 “조직으로서의 정당”이 응집적으로 구조화되어 있지 않은 현실의 다른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정당이 정당답게 유기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언제든, 정치 양극화의 효과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세력이나 계파들이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다시 강조하건대, 정치 양극화는 여야 모두 서로 적대적인 정치를 지향하는 동질적 존재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여당 지지자와 야당 지지자가 서로 적대적인 의견으로 동질화되어 있기 때문도 아니다. 정당 내부를 보나 시민 여론을 보나 지금과 같은 정치 양극화에 반대하는 의견이 훨씬 더 많다. 그럼에도 강한 선호를 가진 소수의 열정적 시민 집단을 당내 권력 투쟁에 동원하고자 하는 당내 열정적 소수파가 존재하고, 이들이 정치 양극화를 통해 혜택을 추구하고자 한다는 것을 말하지 않고는, 다수가 반대하는 정치 양극화가 왜 지속되는지를 이해할 수는 없다.


12) 또 다른 오해 중의 하나는, 정치 양극화를 여당과 야당 사이의 이념적 거리가 커지고 그 결과 진영 논리에 지배된 것의 결과로 보는 것이다. 우선 이는 사실이 아니다. 정당론에서 말하는 이념적 거리(ideological distance)란 정당의 이념적 위치가 서로에게는 가까워질 수는 있어도 그 위치를 지나서 움직일 수는 없다는 전제 위에 서 있는 분석 개념이다. 달리 말하면 진보적인 정당은 보수적인 정당에 이념적으로 가까일 갈 수는 있어도 그 정당보다 더 보수적일 수는 없다는 것이고 반대로 보수적인 정당 역시 같은 제약이 있다. 안 그러면 유권자들은 기존의 투표 선택을 바꿔 과거 지지했던 정당을 응징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한국의 정당체계가 갖는 특징은 이념적 거리가 매우 좁다는 데 있다. 그렇기에 과거 운동권 출신 엘리트들은 여야 어디로든 갈 수 있을 정도로 별 이념적 제약을 받지 않았다. 여야 내부를 봐도, 상대방 정당으로 옮겨 가도 사실 하등 이상할 것이 없는 의원들은 많다. 보수적 집권당이 당의 상징 색을 붉은 색으로 정해도 상관없고, 경제민주화와 분배를 약속하고 또 철회해도 유권자로부터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은 정당체계의 이념적 거리가 거의 없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현상이다. 정치 양극화의 문제는 이념적 거리가 커져서가 아니라 “무이념의 무조건적인 반대”를 불러일으키려는 욕구 때문에 만들어진다. 이념과 신념에 헌신하려는 정치가들이 많았다면 아마 진영 대립 내지 진영 논리 때문이라는 설명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그랬다면 무엇보다도 진영 내부에서 단결과 통합은 훨씬 강해졌을 것이고, 그게 정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유사 이념 대립”처럼 보이고 “유사 진영 갈등”처럼 보이는 현상이 커지면 역설적이게도 각 진영 내부는 더 분열되었다. 정치 양극화는 진영 간 대립과 갈등의 문제가 아니라 여야 진영 내부에서의 갈등 때문에 만들어진 측면이 더 컸다는 말이다.


정치 양극화가 이념적 차이가 커져서가 아니라 역으로 이념적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은, 이념성을 구체화하는 정책의 차원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상호 적대적이고 배타적인 언어와 공격성을 드러내는 유사 이념전쟁 같은 외양 이면에서 여야가 만들어내는 실제 정책의 차이를 보면 그야말로 무슨 차이가 있는지를 알 수 없다.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둘러싸고 야당 내부에서 극단적인 갈등이 있었지만, 그게 진짜 갈등이었다면 최종 타결된 특별법은 유가족과 야당 입장을 더 많이 반영했어야 했다. 최소한 기존 타결안보다 더 후퇴해버린 특별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야당 안에서 갑자기 사라지는 일은 없어야 했다. 이런 사례는 아주 많은 데, 중요한 것은 진짜 차이가 크고 심각해서가 아니라, “그들과는 너무 달라서 도저히 관용할 수 없다”는 외양과 알리바이를 필요로 하고 그런 방법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 내지 세력이 있다는 사실 그것이다.



13) 아마 혹자는 그래도 야당이 점차 진보적이 되었고, 이제 한국정치도 진보-보수의 양당 체계가 된 것 아니냐고 응수할지 모르겠다. 그리고 정치 양극화를 그런 진보-보수 간의 이념적 갈등과 대립 때문에 생긴 문제로 보면 간단한 것을 뭘 그렇게 복잡하게 만드는가를 따져 물을 수도 있다. 이쯤에서 ‘진보’라는 용어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 우선 진보가 ‘좌’나 ‘왼쪽 편’의 이념을 뜻하는 정치 용어로 본격 사용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그간 민중, 변혁, 노동, 사회 등의 용어를 앞세운 정당의 실험이 하나 둘 실패하면서 보수나 우파가 아닌 나머지를 뜻하는 일종의 ‘잔여 개념’ 내지 ‘대체 개념’으로 진보라는 용어가 자주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것이 사실에 가깝다.


유럽이든, 남미든 일반적으로 영어의 progressive나 독일어의 Fortschritt 등 진보를 뜻하는 용어가 정당의 이념성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사용될 때 대개는 보수적인 의미를 갖는다. 당명에 진보라는 용어가 들어있다면 보수정당으로 간주해도 좋을 정도다. 아마도 도시중산층의 개혁 성향을 상징했던 과거 미국의 진보당(progressive party) 정도가 우리가 생각하는 진보에 약간 가까울까 대부분의 나라에서 진보의 이념적 의미는 우리와 많이 다르다. 따라서 좌파나 사회주의와 관련된 정치 언어가 금압된 한국 정치에서 진보나 보수라는 말이 일반화되었다고 해서 그것이 이념적 정체성의 구체화에 기여했다고는 보기 어렵다. 물론 진보라는 말을 사용하지 말자는 뜻은 아니다. 아무리 보편적인 정치 언어로서는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현실에서는 나름의 의미가 있고 일단 형성된 다음에는 그 역할을 다할 때까지 소진되지도 않을 것이다. 단지 본 강사가 말하고 싶은 것은 진보라는 개념이 자주 사용되고 있다는 것만으로 이념적 분화가 넓어졌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뿐이다.


14) 이상과 같은 의미에서 본 강사는 한국의 정치 양극화는 이념적 폐쇄성이 내용적으로 더 심화된 것과 상관성이 더 높은 현상이라고 본다. 본 강사는 민주화이후 한국정치의 역설이랄까 비극은, 1997년 야당이 처음으로 집권했을 때 ‘하지 않을 수 없었던 제약’이 IMF 이행조건(IMF Conditionality)이었다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야당이 그 전인 1992년에 집권했더라면, 그때 역시 혼란과 갈등이 있었겠지만 적어도 한국정치의 이념적 기반이 지금처럼 혼란스럽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랬다면 권위주의에 반대했고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을 표방했던 민주당이 현대 보수주의의 핵심인 신자유주의와의 불편한 결합 때문에 고통 받는 일은 훨씬 덜했을 것이고, 이후 한국정치의 이념적 분화 역시 어느 정도 보편적 내용을 갖게 되었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불행하게도 현실은 그런 방향으로 전개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념적 정체성 내지 정책적 차이를 정의하는 문제가 복잡하고 모호해질수록, 정치 언어와 행태에서의 적대성은 이상하게도 커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본 강사는 이명박정부 시기 야권과 반정부 진영에서 만들어진 정치 언어를 매우 당황스럽게 여긴 기억이 있다. 분명 사태의 핵심은 야당의 실패에 있었는데, 그럴수록 사태의 원인을 대통령 개인에게로 외부화하려는 열정이 공격적 언어를 동반하며 정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든 그 이후 우리의 정치 양극화는 이념적 차이나 진영 대립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매우 협애한 이념적 대표체제 안에서 그저 세게 싸우고 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여기는 사람이나 세력들에 의해 작위적으로 만들어진 증오나 적대의 동원이라고 말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한다.


15) 스페인 출신 정치학자 후앙 린츠(Juna Linz)는 권위주의 체제론을 발전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그 이전에는 비민주주의 체제론은 오로지 전체주의 이론만 있었다. 후앙 린츠는 전체주의와의 비교를 통해 권위주의가 매우 독특한 현상임을 밝혀냈다. 즉, 전체주의가 ① 공산주의나 나치즘처럼 매우 분명한 이데올로기를 앞세우고, ② 시민들을 정치에 전면적으로 동원시키고, ③ 이를 바탕으로 하나의 정당만이 허용했던 반면, 권위주의는 ① 분명한 이데올로기가 없이 막연한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의미하는 멘털리티(mentality)에 의존하고, ② 시민들을 정치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반정치주의(anti-politicism)를 동원하고, ③ 야당을 인정하지만 집권의 범위 밖에서 늘 야당으로만 존재하게 하는 제한된 다원주의(limited pluralism)를 특징으로 한다는 것이다.


후앙 린츠의 기준으로 지금 한국 정치가 얼마나 권위주의 체제로부터 달라졌느냐를 말하라면, 참으로 답하기 어렵다. 분명한 이념성으로 여야가 구분되는 것도 아니고 큰 차이도 없는데 막연히 적대하는 정서만을 불러일으키고 정치에 대한 혐오는 끊임없이 동원되고 사실상 제한된 범위 안에서 폐쇄적 경쟁만이 허용되는 지금의 정당체계를 얼마나 민주적인 것으로 볼 수 있을까? 주기적 선거나 자유로운 의사표현 등의 기준으로 보면 한국정치가 민주주의가 아닌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그런데 그런 형식 안에서 재생산되고 있는 실제 내용은 달라진 바가 크지 않다.


그런 면에서 정치 양극화는 외양으로만 뭔가 엄청난 변화를 두고 싸우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 시끄러운 소란과 먼지가 가라않고 보면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는 정치, 혹은 결과적으로 변화의 가능성만 더 축소되고 마는 정치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또 그런 점에서 정치 양극화는 야당을 끊임없이 약화, 분열시킴으로써 집권당과 보수 우위의 구체제가 큰 도전 없이 재생산되는 것을 돕는 ‘현상 유지(status quo) 프로젝트’라고 규정해야 할지 모른다.


16) 그렇다면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 민주적 규범의 차원에서 언어와 행태의 문제에 대해선 이미 앞서 충분히 말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으로 정치 양극화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애초부터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을 것이다. 야당의 집권 가능성에 대한 보수의 반작용은 아마도 상수에 가까운 문제일 것이다. 달라져야 하는 것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야당의 실패라고 할 수 있다. 당 안팎에서 양극화 정치를 주도하는 열정적 소수에 의해 포획되는 것으로부터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는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과제일 것이다. 그래야 여야 관계에서만이 아니라 개별 정당 내부적으로도 다양한 사회적 요구를 좀 더 넓게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정치 양극화가 심화될수록 정치로부터 멀어지는 비판적 무당파들의 관심과 참여를 다시 불러올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그것만으로 큰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게 본 강사의 생각이다. 앞서 다양한 방식으로 말했듯이, 정치 양극화의 다른 짝은, 권위주의시기에 만들어진 낡은 정당체계의 구조가 큰 변화 없이 지속되고 있다는 데 있다. 정당들로 대표되는 이념적 범위는 여전히 협애하다. 여야 거대 양당의 독과점 구조는 강화되었다. 제3당의 진입이 지극히 어려울 만큼 폐쇄성도 심화되었다. 이런 협애하고 독과점이고 폐쇄적인 의견의 구조 위에서 공적 논의나 정치 경쟁이 과연 얼마나 다원적이고 개방적이 될 수 있을까?


하루아침에 달라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가장 기본적인 과제에서부터 차근차근 변화를 조직해야 한다고 본다. 다양한 사회적 요구와 변화가 정치적 대표체계 안으로 자유롭게 투입되는 것을 제약하는 법·제도적 진입장벽은 많이 낮아져야 할 것이다. 자유로운 사고를 제약하는 국가보안법도 문제이지만, 거대 정당들만 경쟁할 수 있게 하는 지금과 같은 정당법과 정치자금법 나아가 공직선거법 등, 정치관계 법과 제도는 정말로 많이 바뀌어야 한다. 주기적 선거가 허용되고 그때마다 간헐적으로 시민이 투표만 할 수 있는 것으로는, 민주주의가 사회적 내용을 갖도록 발전하지는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 양극화를 개선하는 데도 기여하고, 나아가 민주화이후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것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은, 지금의 정당체계를 좀 더 풍부한 이념적, 계층적 기반 위에 올려놓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야 정치 양극화를 통해 이득을 보는 경향이나 세력이 구조적으로 제어될 수가 있다. 이는 지금까지의 강의 전체를 통해 본 강사가 끊임없이 강조하고 강조한 일이기도 하다.


비록 이런 방향의 변화가 시간이 걸리는 일일지라도, 그 방향에서 오래 갈 성취를 누적해가려는 꾸준한 노력 없이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생각을 갖는 것부터가 시작이 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정치 양극화를 부추기는 원인 가운데 하나는 과도한 정치적 조급성에도 있기 때문이다. 뭔가 특단의 방법을 찾지 말고, 하나씩 단계적으로 사태를 개선해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오늘 강의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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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칼럼2015.03.03 12:21

 

 

 

 

 

 

 

 

전승우(진보정의연구소 부소장,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

 

 

최근 대형마트가 많은 지역일수록 장바구니 물가가 저렴하다는 연구 결과를 뉴스를 통해 접했다. 한 경제연구원은 2011년에서 2014년까지 서울시 25개 구를 대상으로 생필품의 소비자 가격을 조사하여 대형마트가 가장 많이 입점한 중랑구와 강서구의 생필품 물가가 가장 저렴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소의 한 연구위원은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대형마트가 경쟁을 촉발시켜 소비자 가격을 낮추었다면서, 현재 대형마트에 대한 영업시간과 출점 규제를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필자는 이 연구 결과의 타당성을 문제 삼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대신 저렴한 제품 가격이 소비자가 추구해야 할 최선인가에 대해 묻고 싶다. 최근 우리 사회에는 같은 성능과 품질이면 싼 것을 사야한다는 것을 철칙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소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라는 신조어가 이 현상을 잘 보여준다. 물론 이것이 대한민국 사회에만 국한된 현상은 분명 아닐 것이다. 인간을 호모이코노미구스, 즉 합리성에 근거하여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으로 규정하듯이, 가성비를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일 수 있다. 필자 역시 똑 같은 제품을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라도 더 비싸게 구입하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드리지는 않는다. 고백하건데, 좀 더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고자 집앞 슈퍼를 외면하고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구매한 것에 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만약 친한 사람에게 같은 제품을 더 비싸게 구입했다면, 그 사람을 이해하기는커녕 화를 더 낼 것임이 분명하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가성비’만 추구한다면 어떻게 될까? 우선 마케터 측면에서 보면, 시장에서는 거대한 자본으로 규모의 경제를 무기로 원가를 낮출 수 있는 몇 몇 마케터들만 살아남을 것이다. 우리가 분명히 명심해야할 것은 이들이 언제까지나 저렴하게 제품을 판매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시장에 경쟁자가 모두 사라지고 소수만이 시장에 남게 되면, 이들은 더 이상 경쟁하지 않고 담합을 통해 자신의 입맛에 맞는 품목만 원하는 가격에 판매할 것이다. 이것이 자본주의 국가들이 독과점을 강력히 규제하는 이유이다.

 

소비자 측면에서 보면 물가의 하락이 임금의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자본주의 경제에서 노동자들의 임금은 생계 유지비와 깊은 관계를 가진다. 기술 혁신이 가격 하락을 주도하는데 기술 혁신이 꼭 제품 품질의 향상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음식의 경우를 보면 이것을 잘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유전자 조작으로 곡물의 수확량이 늘어 가격은 내려갔지만, 그것의 안전성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과거에는 천연균을 배양하여 빵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스트의 발명으로 빵 제작이 쉬워 졌지만, 빵의 질이 향상된 것은 아니다. 음식의 경우만 본다면, 기술 혁신으로 음식 가격이 저렴해졌지만, 노동자 임금은 이 저렴한 음식에 맞춰지게 되서 과거 보다 나쁜 품질의 음식을 소비할 수밖에 없다. 이제 서민들이 유기농 농산물이나 천연균 빵을 자유롭게 소비하기에는 가격이 만만치 않게 비싸졌다. 아니 노동자의 임금이 그 가격에 따라 갈 수 없다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일 수 있다. 

 

가성비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치를 제품이나 서비스에 담다보면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만약 한 커피 전문점이 시간제 노동자에게 시급을 최저임금 이상으로 지급한다면, 그렇지 않은 곳보다 가격을 저렴하게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 커피 전문점에서 공정무역 커피 원두만 사용한다면 이 또한 가격 향상의 요인이 된다. 비싼 가격 자체가 문제가 될 수는 없다. 그 가격이 어떤 가치를 대변하는가를 문제 삼아야 한다. “시골 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에서 이를 잘 나타내는 구절을 소개하고 글을 마치고자 한다. 

 

 “돈에는 미래를 선택하는 투표권으로서의 힘이 있다. 몇 년에 한 번 하는 선거의 한 표보다 매일 쓰는 돈이 현실을 움직이는 데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믿을 수 있는 물건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정당하게 비싼 값을 지불하는 것이다. 이윤을 남기려는 사람들이 아니라 환경을 조성하고 흙을 만드는 사람에게 돈을 쓰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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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선이 끝나자마자 두 명의 노동자가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2년 12월 21일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의 조직차장 최강서씨는 “태어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 돈 158억. 죽어라고 밀어내는 한진 악질자본. 박근혜가 대통령되고 5년을 또...못하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노조사무실에서 목을 맸다. 그 다음 날은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초대 조직부장이었던 비정규직 노동자 이운남씨가 아파트에서 몸을 던졌다.

 

진보개혁세력 대선패배의 충격은 이렇게 잔인하게 시작되었다.

 

최강서씨는 민주노조의 목줄을 죄고 있는 손해배상액 158억에 짓눌려 오면서도 대선에 실낱같은 기대를 가졌을 것이다. 그러나 진보개혁세력이 패배하고 한진중공업 조남호회장 같은 악질 자본가의 편인 박근혜 보수정권이 연장되는 걸 보자 희망의 끈을 놓아버렸다.

 

한진중공업은 2011년 정리해고를 둘러싼 갈등으로 김진숙씨가 85크레인에 올라 장장 309일간의 고공농성을 진행했고, 5차에 걸친 희망버스로 수 만 명의 노동자와 시민들을 실어 나르며 조남호 회장을 국회 청문회 자리에 불러낸 역사를 갖고 있다. 자본가 한 명을 청문회에 불러내기가 이리도 어렵다는 걸 보여준 비즈니스 프렌들리의 나라에서 정리해고자들을 1년 후 재고용하는 조건으로 가까스로 타결되었다. 그러나 1년 후 92명의 정리해고자들은 복귀하자마자 ‘강제휴업’을 당했고, 회사는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를 상대로 158억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걸었던 것이다.

 

진보정의당은 2013년 1월5일 ‘AGAIN 희망버스-다시 희망 만들기’의 발을 떼었다.

 

당 지도부와 전국 각지의 당원들이 대한문 앞 쌍용차 해고자 농성장에서 출발해 울산 현대차 철탑 농성장을 거쳐 부산 한진중공업 최강서씨 영전에 꽃을 바치며 좌절 금지를 다짐하고 당원들의 자발적 성금으로 모은 ‘희망미’ 300kg를 전달했다.

 

그러나 진보정의당 지도부의 마음은 무거웠다.

 

노조의 파업권을 손해배상과 가압류로 묶어버리는 노동 후진국에서 ‘정리해고는 파업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법원의 입장을 바꾸라는 진보정의당의 외침은 무시되었다. 영국 노동자들이 정치세력화로 나아간 계기가 파업에 손해배상을 때린 1900년 태프-베일 철도노조에 대한 판결이었다는 얘기는 그저 남의 나라 역사에 불과한 것 같았다. 파업권이 무력화되는 태프-베일 판결 이후 노동당 맥도널드 당수의 당원가입 서한에 호응해 몇 개월 만에 노동당에 가입한 조합원 수는 10만 명이 넘었고 1년 후에는 20만이 넘었고, 1903년엔 85만 당원을 거느린 거대정당으로 자라나 창당 6년 만에 29명의 의원을 당선시킨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노동기반의 대중정당을 지향하는 진보정의당에겐 그림의 떡에 불과했다.

 

노회찬, 심상정이 얼굴에 최루액을 맞으며 함께 싸우는 헌신을 보여도 노조는 그것으로 조합원들을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기업별로 파편화된 노동조합과 낮은 조직률, 그리고 진보정당에 대한 노조활동가들의 불신이 노동 스스로의 자존을 낮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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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은 이명박 정권 5년 동안 충분히 시달렸다. 아침에 눈을 뜨기가 두려웠다.

4대강 삽질, 용산참사, 언론 장악과 종편 허용, 민간인 사찰,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등

뉴스 보기가 겁이 날 정도였다.

5년 동안 스트레스 지수를 최고 수준으로 꽉 채우면서 기다렸던 18대 대선이었다.

 

심상정은 정권교체의 열망이 분출하는 2012년 18대 대선에서

진보정의당 후보로 진보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심상정은 ‘땀과 생명의 정의’가 실현되는 대한민국 만들기라는 과제를 분명히 제시했다.

그리고 진보적 정권교체가 이루어지면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조사의 첫 번째 증인이 될 것이라고 각을 세웠다.

 

이명박 정권의 대표적인 실정과 학정에 대해 심상정 후보는 다섯 가지를 들었다.

 

첫째가 4대강 사업, 그것은 22조2천억의 혈세를 빨아먹고 또 얼마나 더 쏟아 부어야 할지 알 수 없는

천문학적인 예산 낭비의 사례였다. 입찰비리와 재벌특혜로 얼룩지고, 강유역의 난개발과 대규모 환경파괴로 이어졌다.

 

둘째는 용산참사를 불러온 전국적인 뉴타운 개발극,

그것은 자기 땅에 뿌리 내리고 사는 ‘서민을 청소하는 사업’이었다.

대형건설사가 중심이 되어 조합과 행정기관 유착으로 폭리를 취하면서

소유자는 빚더미에 앉히고 세입자는 쫓아내는 공동체 파괴의 약탈극이었다.

 

셋째는 부자감세, 그것은 이명박 자신을 위한 감세였다.

 논현동 자택의 종부세는 4천5백만원에서 497만원으로 떨어졌다.

강남3구와 분당 부동산 부자에게 8천억의 맞춤형 감세를 해줬고,

재벌 대기업에게 8조5천억의 부동산감세 혜택을 주었다.

이런 가운데 지방재정은 악화되었고 보육예산은 고갈되었다.

 

넷째는 일자리 파괴와 노동 탄압, 이명박 정권은 3백만 개 일자리 창출을 공약했으나

 값싼 비정규직만 늘었으며 이에 저항하는 노조를 파괴하고 노동조건을 악화시켰다.

이른바 ‘비즈니스 프렌들리’의 이름으로.

 

다섯째는 중소기업과 골목상권 생태계의 파괴, 이명박 정권 하에서 10대 재벌의 문어발은 270개로 늘었으며

 중소기업 적합 업종을 깡그리 무시하고 골목 빵집까지 치고 들어와 골목상권을 완전히 파탄냈다.

아울러 원하청 불공정거래로 중소기업의 목줄을 조였다.

 

심상정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대한문 앞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농성장을 비롯해

피눈물을 흘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현장과 서민들의 고달픈 삶의 현장들을 돌보며

 ‘땀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이명박 정권의 실정과 학정을 넘어서는

대안을 제시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이 싸움은 여전히 외롭고 힘든 싸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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