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나비, 알바노조를 만나다

[미래정치센터] 사회 변화에 앞장서는 청년들

 

 

청년은 일반적으로 '스펙 쌓기 바빠서 사회적인 관심은 두지 않는' 것처럼 비친다. 이를 반영하듯 20대 총선을 통해 당선된 청년 국회의원은 세 명뿐이다. 우리 사회가, 그리고 정치권이 청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 지 여실히 드러난다.


 

하지만 한일 위안부 합의에 반대하고, '최저임금 1만 원을 요구'하는 주체는 다름 아닌 청년이다. 지난해 12월 일본 대사관 앞에서 야외 농성을 시작한 이들도, 그리고 올해 6월 국회 앞 단식 농성에 나선 이들도 모두 '청년 활동가'. 기성세대의 비판과 달리, 사회 변화에 앞장서고 있는 평화나비 네트워크 전국대표 김샘 씨와 알바노조 우람 씨를 만났다.

 



"국제 분쟁 반대, 위안부 여성의 인권 지켜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가 열린 지난 720일 일본 대사관 앞에서 평화나비 네트워크 활동가 김샘 씨(25)를 만났다. 그는 2014년부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생 프로젝트 동아리 평화나비 네트워크'의 전국대표로 활동 중이다.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820일 수요집회에는 약 200여 명의 시민이 모였다. 평화나비 네트워크 김샘 대표는 거의 활동을 시작한 이래로 매주 수요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세동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에 대해 그는 "충격적이었던 경험이 계기가 됐다"며 운을 띄었다.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기 전인 2012년에 친구를 따라 '수요집회'에 처음 참여했다. 광복절 즈음이라 준비를 꽤 한 집회였는데, 비가 내리는 바람에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할머니들은 1시간 동안 비를 맞으며 자리를 지켰다. 뭔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속상했다."


 

김샘 대표는 지난 해 1228일 한일 위안부 합의 이틀 뒤부터 이번 해 31일까지 일본 대사관 앞에서 농성했다. 그는 "얼어 죽는 줄 알았다"면서 기억을 떠올렸다.


 

"한파 주의보일 때는 몇 명만 남고 나머지는 숙소에 들어갔다. 농성이 이슈가 된 후에는 시민들이 보온용품을 많이 가져다 줘서 그나마 따뜻하게 지낼 수 있었다. 오히려 진짜 힘들었던 건 농성 직전이었다.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의 갑작스런 합의 소식에 바로 농성을 준비했다. 그리고 하루 전날, 이용수 할머니를 만나 저녁식사를 하는데 표정이 생각보다 어둡지 않았다. 할머니는 그동안 너무 많은 것을 겪어 이 정도는 신경 쓰이지 않는다며 우리는 하던 싸움 계속 하면 된다고 말씀하셨다. 우리보다 훨씬 더 멀리를 내다보며 의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울었다."

 


야외농성 당시 평화나비 회원들과 찍은 사진. 김샘 대표는 농성 중 국회의원과 연예인 등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서울 종로가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은 농성장에 발전기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평화나비 네트워크 페이스북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묻자, 그는 "국제분쟁과 여성학 공부를 더 하고 싶다" 밝혔다.


 

"평화나비 네트워크는 단순한 일본의 사과를 넘어서 국제적인 분쟁을 반대하고 그 사이에서 여성의 인권을 지키는 것, 이 두 가지가 목표다. 이것을 이뤄야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진정으로 해결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갈 길이 아직 너무 멀었다. 그래서 공부를 더 해 내용을 확장하고 싶다."


 

이어 그는 "앞으로 '평화나비 네트워크'가 전반적인 전시 상태에서의 인권과 평화에 대해서 재기발랄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단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노동자도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

 

지난 617일 국회 앞에 '알바들의 국회 앞 단식투쟁 1일 차'라는 입간판이 세워졌다. 알바노조 소속 청년 활동가들이 2017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 '최저임금 1만원'을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이들의 단식은 22일 동안 진행됐고, 318명의 알바 노동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동참했다. 단식에 참여했던 청년 활동가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알바노조 우람 씨는 21일간 단식 후 11일 동안 병원 생활을 했다. 개인적으로 연이 있는 사람이 보기에도 전보다 핼쑥해진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런데도 그는 7킬로그램()이 빠졌다며 단식농성을 다이어트로 권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세동


 

대학생 우람 씨(24)는 알바노조에서 4년째 활동 중이다. 그는 알바노조를 "알바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과 노동권을 대변하는 단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알바 노동자들의 가장 큰 문제는 저임금 문제이고, 그건 최저임금을 받고 있기 때문인데, 그렇다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시키는 운동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며 최저임금 1만 원 운동의 계기를 설명했다. 최저임금 1만원 운동에 대해 많은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는 "과거엔 현실성에 대한 부분에 많은 우려들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처음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최저임금 1만 원에 동의하고 있다. 이건 최저임금 1만 원이 현실성이 없지 않다고 시민들이 직접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알바노조 박정훈 위원장은 지난 616일부터, 우람 활동가와 이가현 활동가는 617일부터 국회 앞에서 '최저임금 1만 원 인상'을 요구하며 단식했다. 알바노조 홈페이지


 

최저임금 1만원 운동이 사회적으로 어떤 의의를 던지고 있다고 생각할까. 이 질문에 그는 한 마디로 정의했다.


 

"최저임금 노동자도 자기의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최저임금으로도 사실은 먹고 살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삶을 바라지 않는다. 취미활동도 하고, 자유시간도 갖고, 친구도 만나고. 이런 생활을 원한다는 메시지이고, 누구나 이런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21일 간의 단식농성은 어떤 성과를 이뤘을까. 그는 정치권에서 많은 관심을 보였고, 알바노조가 주장했던 '최저임금을 국회에서 정하는 법안'이 발의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회에 요구하는 것 그 이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된다"고 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묻자, 우람 씨는 "최저임금 활동은 언젠가 마무리 되는 시점이 오게 될 것"이라면서도 "알바 노동자의 노동권은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 아직 많다. 개인적으로는 배달 노동 문제나 근로감독관 법 준수 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임금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끈 뒤에 노동 환경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축된 청년 활동, 시대정신이 없기 때문"

 

두 사람을 만나면서 최근 청년 활동이 과거에 비해 많이 위축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대하여 정의당 청년미래본부 본부장인 배준호 부대표는 "시대정신의 부재"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문제의 원인은 사회가 발전될 것이라는 기대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금의 청년 활동가들은 과거의 운동과 다르게 시대정신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활동가들이 공유하는 정신이 다양하다. 그러다 보니 활동가로써의 정체성이나 시대의 변화를 만들어 가는 사람의 일부라는 소속감이 취약하고, 가시적으로 쉽게 성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쉽게 지치고 실망해서 활동을 관두는 경우가 많다."


 

청년 활동가들도 관성처럼 하던 운동에서 벗어나 시대에 맞는 새로운 담론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그는 "'안녕들하십니까' 운동처럼 사람들에게 공감을 일으키며 참여의 불을 지를 수 있어야 한다""이젠 청년 활동가 스스로 새로운 운동의 비전과 방법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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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의당 부설 정책연구소 미래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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